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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들어가며
2026년 지방선거는 한국 사회가 역사적 기로에 선 시점에서 치러진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패권의 해체와 다극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진행 중이며, 국내적으로는 윤석열 내란 세력 청산의 미완과 사회 대개혁 과제의 지체라는 이중의 위기가 중첩되어 있다. 특히 지난해 체결된 한미 관세협정은 향후 한국 사회의 모든 개혁 시도를 근본적으로 제약할 망국적 굴레로 작용할 것이다.
현 이재명 정권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동맹 수탈 정책에 굴복하고, 대내적으로는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을 회피하는 등 민주당의 친재벌적 계급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진영은 민주당 정권의 한계를 폭로하고 근본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진정한 대안세력으로 부상하는 전략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
1. 2026 지방선거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 분석
1.1. 국제정세: 미국 패권의 해체와 다극체제로의 이행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전략은 패권국가 미 제국주의의 마지막 발악이자, 그 역사적 해체 과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20세기 말 냉전 종식 이후 '역사의 종언'을 자축하며 단극체제를 구가하던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세계를 단독으로 지배할 능력도, 정당성도 상실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과도기적으로 성립된 '이중권력' 시대, 즉 미국 중심의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를 축으로 한 비서방 진영 간의 대립 구도는 이미 그 종착역에 도달했으며, 세계는 진정한 '다극체제'로 급속히 이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공세,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일방적인 무역협정 재협상 요구는 모두 쇠퇴하는 제국이 자국의 경제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로부터 부를 수탈하려는 필사적 시도다. 이는 과거 패권국가가 제공하던 '공공재'ㅡ안보 보장, 자유무역 질서, 달러 기축통화 체제 등ㅡ의 제공 능력 상실을 의미하며,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경찰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마저 착취하는 '약탈적 패권국가'로 전락했다.
한편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경제적 영향력의 확대, BRICS의 확장과 탈달러화 시도, 그리고 제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급속한 추격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밖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견뎌내며 군사·에너지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고,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지역 강국 역시 미·중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편승하기를 거부하면서 독자적 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중심 단일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질서가 아직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틈을 타서 '제 군웅 간의 할거' 혹은 한 단계 높은 '전인류공동체'의 구축을 놓고 한동안 과도기가 진행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인류는 1990년대 이래 지구 일체화 시대로 이미 본격 진입한 상황이며, 앞으로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 AI 혁명, 우주시대 개막 등 일찍이 없었던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한 현실에 비추어 지금보다도 한 차원 높은 국제질서를 절실히 필요로 하며, 또한 마땅히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따라서 현시기 국제정세의 핵심은 단순히 '미국 패권의 쇠퇴'가 아니라, '패권 그 자체의 종언'과 '협력적 다극체제로의 이행'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들에게 있어 과거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하던 피동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제공한다.
1.2. 국내정세: 종속 심화와 개혁 좌절의 이중 위기
이 같은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은 그동안 사회 발전을 질곡해 온 종속적인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자주적 국가'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미국 패권의 쇠퇴는 한국에게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공간과, 중국·러시아·브릭스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균형 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그러나 지난해 체결된 한미 관세협정이 보여주듯, 한국 정부는 미국의 노골적인 동맹 수탈 정책에 맥없이 굴복하고 막대한 국익을 팔아넘겼다. 그뿐만 아니라 기울어 가는 패권국가 미국에 기대어 '마스가(MASCA: Make America Strong and China Alone)' 계획에 주동적으로 참여하는 등, 마치 '뜻밖의 기회'를 발견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이번 한미 관세협정의 본질은 단순한 무역 협정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한국 경제를 미국경제에 구조적으로 종속시키는 '신식민지적 굴레'다. 이 협정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한국 시장의 전면 개방, 미국 기업에 대한 특혜 제공, 그리고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 관계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매년 200억 달러씩 10년간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증 대미 투자와 한국 조선기업들의 1,500억 달러 직접 투자 약속은, 향후 한국 사회가 1998년 외환위기와 같은 제2의 환란이나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대외 정책의 실패는 국내 개혁의 부진과 맞물려서 한국 사회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민중들은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이를 가능케 한 구조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권은 윤석열 개인과 극소수 핵심 인물에 대한 처벌에만 청산 과제를 한정한 채 검찰개혁, 언론 개혁, 재벌개혁, 빈부격차 해소 등 구조적인 과제에는 사실상 눈을 감고 있다.
민주당은 집권 전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 개혁을 공약했으나, 집권 후 재벌과 보수세력과 타협하면서 사실상 공약은 사문화 되어 가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 고리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권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민주당이 노동자·서민의 정당이 아닌, 본질적으로 한국 재벌의 ‘왼쪽 날개’ 혹은 ‘관리자’로서 기능하는 정당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지금은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한국 경제의 위기가 잠시 은폐되고 있지만, 1,500원대에 접근하는 높은 환율과 ‘전세난’ '집값 폭등' 등 부동산 문제의 재발 조짐은 한국 경제의 불안정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과도한 환율은 수입 물가의 상승을 촉발시켜 서민 생활을 압박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의 재상승은 청년 세대의 절망과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켜 문재인 정권 시절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악몽을 되새기게 만든다. 특히 가계부채는 여전히 GDP 대비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지 금융위기로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듯 대내외적 요인에 의해 누적된 모순은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어, 조만간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역 권력을 놓고 다투는 선거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대외 종속 심화와 국내 개혁 좌절이라는 이중적 위기 속에서 침몰할지, 아니면 이를 극복하고 자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지 그 한복판에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 정권의 한계를 명확히 폭로하고, 근본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정치 지형 재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2. 진보진영의 선거 기조와 임무
2026년 지방선거에 진보진영은 적극 대응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망국적인 한미 관세협정으로 인한 종속 심화와 제조업 공동화의 위험이, 대내적으로는 정치개혁의 지체와 양극화 심화가 한국 사회를 중차대한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작금의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이 한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인 건강함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최근의 반도체 수출 호조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수요 급증에 기댄 일시적인 낙수효과의 측면이 크며, 조선업 호황 또한 친환경 선박 교체 주기에 따른 단기적 사이클에 가깝다. 문제는 그 너머에 있는 거대한 파도다.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은 지금 최대 경쟁상대로 변하여 반도체 굴기, 양자컴퓨팅, 휴먼노이드 로봇과 같은 신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각종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에 가려져, 대중은 여전히 이재명 정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국 사회의 위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민주당의 기만적인 본질과 한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사회개혁 강령을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진보진영은 단순한 비판자를 넘어 실질적인 대안세력으로 다가가야 한다. 만약 진보진영이 이번 선거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임한다면, 막상 정책 실패로 민심이 민주당 정권을 떠날 무렵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선 그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수구세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은 이번 2026 지방선거를 현 이재명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로 삼아야 하며, 이하 4가지 초점에 맞춰 대중적 선전전을 전개해야 한다.
1) 망국적 한미 관세협정 전면 비판: 신식민지 굴레의 폭로와 폐기 투쟁
이재명 정부 출현 후 가장 큰 실정은 단연 ‘자주외교’의 포기이다. 특히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에 굴복하여 체결한 한미 관세협정은 1876년 강화도 조약, 1905년 을사늑약에 비견될 만한 21세기판 매국 협약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이 망국적인 협정의 실체를 민중에게 폭로하고, 그 심각한 해악이 한국 사회 전반에 어떻게 암세포처럼 퍼져나갈 것인지를 낱낱이 고발하면서 그 즉각적인 폐기를 위한 범 민중적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⓵ ‘3,500억 달러 현금’과 함께 내준 경제 주권
이번 한미 관세협정의 본질은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한국의 미래를 제물로 바친 ‘조공 외교’이다. 미국은 자국의 제조업 부활과 대중국 기술 봉쇄라는 목표를 위해서 한국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강요했다. 언론에 보도된 ‘3,500억 달러’라는 수치는 한국의 노동자와 민중이 피땀 흘려 쌓아 온 부가 고스란히 미국으로 이전됨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사실상의 ‘현금 상납’에 가깝다. 우리보다 선진국인 미국은 이 막대한 현금을 받아서 자국의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동안, 한국에게는 자동차 관세 유예 연장과 같은 공허하고 일시적인 약속만을 던져주었다.
특히 미국의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한 것은 ‘한국 조선업의 토사구팽 시나리오’나 다름없다. 세계 일류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군사 전략과 산업 재편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고, 핵심 기술과 인력이 미국으로 유출되는 길을 정부가 스스로 열어준 셈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거세하는 자해행위이다. 미국엔 정규직 투자를 약속하고, 국내엔 광역 비자를 통한 저가 인력 대체를 택한 재벌과 이를 방관하며 청년의 일자리를 제물 삼는 정부를 규탄해야 한다.
⓶ 기울어가는 제국에 운명을 맡긴 어리석음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이러한 굴욕적인 협상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무능과, 미국의 압박에 저항할 의지조차 없는 사대주의적 근성에서 비롯된 변명일 뿐이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마저 트럼프의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이재명 정부의 저자세 외교가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증명한다. 주권국가로서 제대로 된 저항 한번 없이 그토록 막대한 국익을 넘겨준 처사는 두고두고 후손들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중심의 단일 패권 체제가 저물고 다극화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기이다. 이러한 때에 기울어가는 제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그 패권 전략의 돌격대로 나서는 것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고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길이다. 민주당 정권은 제2 촛불혁명의 성과를 독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국가’ 실현이라는 민족적 여망을 배신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이 더욱 촘촘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뿌리치기는커녕 한미일 군사 공조 강화에 앞장서면서 동북아에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굴종적 한미동맹이 마치 자연법칙처럼 영속적인 것이라 믿는 이재명 정부의 착각은, 결국 한국을 미·중 글로벌 경쟁의 최대 희생양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⓷ 민중의 노후 자금까지 동원하는 파렴치함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민주당 정권이 이 ‘조공 외교’의 비용을 충당하고 그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민중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까지 손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국의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여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자, 이재명 정부는 '환율 안정'을 명분으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 안정의 조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지를 씌웠지만, 이는 민중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당리당략적 목적으로 동원하려는 위험천만한 시도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연금의 주인은 민중임을 분명히 하고, 민중의 노후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2) 윤석열 쿠데타 세력 청산의 미흡: 민주당의 보수화와 불철저한 개혁
2026년은 ‘내란 세력 완전 청산의 해’가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하에서 윤석열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청산은 지지부진하며, 오히려 그 잔당들이 사회 곳곳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청산이 미흡한 원인이 단지 사법부나 보수언론과 같은 수구세력의 완강한 저항 때문만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으로는 바로 민주당 자신에게 있음을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윤석열 일당의 국정농단과 헌정 유린 사태를 오로지 당리당략의 관점에서만 접근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보다는, 내란 동조 세력인 ‘국민의힘’을 사실상 자신의 정치 파트너로 인정하고 적당한 타협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는 데만 더욱 급급하다.
이러한 민주당의 본심은 최근의 정책들을 통해 입증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특위가 제시한 ‘검찰개혁안’은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된 명백한 ‘후퇴’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일부 복원하고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해온 ‘정치검찰’을 온존시키는 이 안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다. 또한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망령인 ‘정보경찰’을 부활시킨 조치는, 민주당이 더 이상 ‘민주’라는 이름을 쓸 자격이 없는 보수 권력 집단으로 타락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추진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파시즘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미루는 것 또한 민주당의 기득권적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위성정당 창당을 가능케 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소선거구제를 고수하는 것은, 사실상 약체인 국힘(수구 보수세력)을 파트너로 현재의 양당 독점 구도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진보진영은 이러한 민주당의 기만적 행태를 폭로하고, 철저한 내란 세력 청산과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하여야 한다.
3) 노동 개혁의 배신, 용두사미를 넘어서 개악으로

이재명 정부의 보수화는 노동정책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재명 정부는 노동 존중을 외치며 집권했지만, 그 결과는 ‘용두사미’를 넘어 명백한 ‘개악’이다. 노동계의 숙원이었던 노조법 2, 3조 개정 과정은 민주당의 배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독소 조항을 삽입하여 사실상 기존보다 더욱 교묘하게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요구를 가로막고 있다. 이는 ‘진짜 사장’인 원청 재벌의 책임을 면제해주고, 위험의 외주화와 재벌의 ‘초과 착취’ 구조를 영구화하려는 시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전, 한국의 끔찍한 산업재해율을 언급하며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1,447명의 죽음 위에 세워진 울산’(http://www.ulham.net/local/40504)의 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재벌총수들은 3대째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오늘도 일터에서 죽어 나가고 있다. 피로 쌓아 올린 ‘경제 기적’의 민낯 뒤에는 솜방망이 처벌과 정부의 방관이 놓여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숙원인 ‘정년연장’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과 정년 사이에 발생하는 ‘소득 절벽’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생색을 냈지만, 정작 내놓은 안은 당장의 소득 절벽으로 고통받는 노동자의 현실은 외면한 채, 문제 해결의 속도를 극도로 늦추어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친자본적 속내를 드러낸 것에 불과했다. 심지어 공언했던 지난해 연내 입법 시한마저도 넘긴 채, 또다시 하반기 입법을 운운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 이는 정년연장으로 인한 책임을 기업이 아닌 노동자와 사회에 떠넘기려는 술수이다.
진보진영은 이러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기만적인 노동정책을 비판하고,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 없는 세상’,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4) 총체적 사회 대개혁에 대한 진보의 대안 제시
비판만으로는 대안세력이 될 수는 없다. 진보진영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와 수구보수세력 모두와 차별성을 갖는, 총체적인 사회 대개혁의 전망을 밝힘으로써 민중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야 한다.
첫째, 자주외교 실현과 한반도 평화의 구축이다. 망국적인 한미 관세협정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종속적인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적극적으로 가입하여 다자 균형 외교를 펼침으로써,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자주적 중견 국가의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 전쟁을 부르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아닌, 평화 협력의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만들어가도록 한다.
둘째, 재벌체제 해체와 경제 민주화의 실현이다. 대미 관세 협상에서 굴욕 외교를 추동한 진짜 원흉은 재벌이다. 천문학적인 이익을 독점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재벌 대기업을 국민연금을 동원하여 ‘공기업화’하고, 그 부를 전체 민중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금산분리 완화와 같은 재벌 특혜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대부자본의 폭리를 규제하여 한국 경제를 바로 세워야 한다. 중국 국유자산 관리의 성공 모델을 참고하여,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한다.
셋째, 민주주의의 근본적 확장이다. 윤석열 내란 세력의 잔당을 철저히 척결하고, 그들의 통치 수단이며 그간 사상의 자유를 억압해온 국가보안법을 즉각 철폐해야 한다. 민중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낡은 악법을 폐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도록 한다.
넷째,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건설이다. ‘진짜 사장’이 책임지는 노조법 2, 3조의 전면적 보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된 실질적인 정년연장의 법제화,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을 실현하도록 한다.
다섯째, 양당 독점의 제도적 기반인 선거법의 전면 개정이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거대 양당의 독점 구조는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 아니라 철저히 기득권에 유리하게 설계된 선거법의 산물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불공평한 제도적 장벽을 철폐하고, 다양한 민의가 정치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법의 전면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유권자의 정당 지지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는 전면적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함으로써, 진보정당이 노동자 민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당히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지금은 초국적 자본가인 일론 머스크조차 ‘공산주의’ 사회의 도래를 언급하고 있는 시대이다.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이 인류 전체의 풍요로 이어지지 못하고 소수의 부를 위해 독점되는 자본주의의 모순은 이제 그 한계에 다다랐다. 진보진영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직시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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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회주의 경제학 9회] 노동에 따른 분배를 주체로 하고, 생산요소에 따른 분배와 결합한 다양한 분배방식
: 제3장 사회주의 초급단계의 개인소득 분배와 소비(3)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