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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로봇 왕국'으로 불리던 일본은 1973년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WABOT을 개발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 일본 로봇의 쇠퇴는 높은 비용 대비 낮은 실용성, 경제 침체, 그리고 무엇보다 AI 기술 발전에 뒤처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본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선구자였지만 시대를 잘못 만났고, 인터넷과 AI 기술 발전에 뒤처지면서 중국과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게 되었다.[역자 주]
원제: "사라진"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
출처: 티탄 미디어 APP
2025-02-21
이번 휴머노이드 로봇 물결 속에서 우리는 일본에 관한 소식을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산업 체인의 100개 핵심 상장 기업을 정리했는데, 전체 분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이 35개, 미국과 캐나다가 35개, 아시아 태평양 기타 지역이 18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이 12개(주로 유럽 기업)를 차지한다.
한때 '로봇 왕국'을 자처했던 일본은 이 목록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며', 한국과 함께 이미 하위권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 통계 범주에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상장 기업 명단에서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콘 기업들 사이에서도 일본이라는 국가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치대로라면 일본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가장 빠져서는 안 될 국가여야 한다. 일본은 거의 가장 먼저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했고, 이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미 1973년 일본 와세다 대학은 WABOT-1을 개발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전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간주된다.
가장 먼저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 수도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 뒤지지 않는다. 'M2 미투 컨설팅'의 2024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 기업 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26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43개)과 미국(28개)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AI가 가져온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 열풍 속에서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집단적으로 침묵하고 있으며, 영향력 있는 제품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찍 출발했지만, 뒤늦게 찾아온 시장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ㅡ 반세기의 "로봇 왕국" 꿈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일본은 한때 "독보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 와세다 대학이 1973년 개발한 전신 휴머노이드 로봇 WABOT은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불린다. 이 로봇은 시각, 청각 및 기본적인 손발 협응 능력을 갖추고 있어 물체를 잡을 수 있었으며, 1세 반 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외관은 여전히 상당히 투박해 보였고, 마치 종말 폐허 속에서 남은 쓰레기로 조립된 프레임 같았다. 얼마 후 WABOT-2가 탄생하면서 비로소 더 많은 "인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WABOT-2는 전선, 광택 있는 검은 금속,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었으며, "관 모양의 다리"로 페달을 밟고 "강철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며 바흐의 'G장조 현악 모음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당시 고령의 일본 천황이 직접 참관한 후 깊이 매료되었다고 한다.
WABOT이 탄생한 같은 시기, 서방의 가장 발달된 두 국가도 산업용 로봇과 AI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독일의 KUKA는 세계 최초의 6축 산업용 로봇 FAMULUS를 출시했고, 미국 스탠포드 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지능형 바퀴 이동 로봇 Shakey를 개발했지만, 로봇의 "인간화" 측면에서는 여전히 일본과 견줄 수 없었다.
일본이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일본 정부의 "로봇 왕국" 건설에 대한 집념과 일본 국민들이 뼛속까지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애정 문화와 떼어놓을 수 없다.
20세기 60-70년대 들어, 일본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점차 심화되었다. 1965년 일본 노동성의 한 조사 보고서는 일본이 180만 명의 숙련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닛산은 심지어 계절 노동자와 농장 노동자를 활용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1973년 석유 위기로 인해 전 세계 유가가 급등하면서 생산 비용이 상승했고, 전반적인 물가와 생활비가 올라가 노동자의 임금 수준도 상승하여 노동력 비용이 더욱 증가했다.
긴장된 노동력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본은 "로봇 국가" 전략을 제시하며 로봇 기술 발전을 통해 생산 자동화를 추진하고자 했다. 동시에 일본 국민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몇몇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의 영향 덕분이었다. 1963년 데즈카 오사무의 <무적의 아톰>은 젊은 세대의 연구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도쿄 대학 학생들은 이족 보행 로봇 토론회에서 스스로를 "아톰 세대"라고 칭하며 "걷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1979년 일본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은 인간 조종사가 조종할 수 있는 가상의 인형 기동 무기를 그려내며 당시 일본 청소년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일본 국민들에게 휴머노이드 로봇은 마치 어린 시절 놀이 친구와 같았고, 인간과 기계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으며 로봇은 인간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은 거의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로봇 연구 개발에 투자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본이 강대국의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었다.
가장 먼저 앞장선 것은 일본의 자동차 선두 기업인 혼다였다. 혼다는 1980년대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 개발을 시작하여 혼다 P1, P2, P3, P4 네 가지 버전을 거쳐 발전했다. 혼다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걸음걸이가 안정되었으며, 점차 기계 팔을 갖추게 되어 결국 2000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ASIMO를 탄생시켰다.
ASIMO는 공상 과학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데, 세계 최초로 인간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자, 세계 최초로 두 다리로 걷고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받아 경사로를 오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ASIMO의 주요 역할은 노인 돌봄이나 지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과 같이 인간을 돕는 것이었다.
ASIMO는 인간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존 모델로 여겨졌으며, 다양한 전시회에서 인간들을 위해 공연하고 여러 국가 지도자들의 "접견"을 받았다. 2014년, 당시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일본 방문 중 ASIMO와 함께 축구를 했다. 이 시점에서 후에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로봇 회사 중 하나로 간주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ASIMO 이후,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떼거리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기업 외에도 연구 기관과 대학들도 잇따라 참여했다. 하지만 스타 제품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일본 국립 선진 산업 과학 기술 연구소(AIST)와 가와사키 중공업은 HRP 시리즈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여 의료, 산업, 재난 구조 등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응용을 탐색하고자 했다.
이 단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무한한 인간 유사성을 추구하는 현상이 증가했으며, 일본 도쿄 대학과 Kitano Symbiotic Systems는 공동으로 오픈소스 로봇 Pino를 개발하여 인간형 로봇 기술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일본 오사카 대학의 로봇 전문가이자 엔지니어인 이시구로 히로시로인데, 그가 제작한 1:1 인간 복제 로봇은 알고리즘을 통해 얼굴 표정을 구동하여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바로 이 로봇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효과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2014년에는 일본의 자본가 그룹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고, 소프트뱅크는 "구매" 전략을 통해 시장에 두 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하나는 Pepper로, ASIMO에 이어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두 번째 유명 제품이었다. 그러나 Pepper는 프랑스 회사 Aldebaran Robotics가 제작한 것으로,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Pepper는 개인을 위한 최초의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정의되었으며, 사용자의 표정을 인식하고 감정을 감지하며 인간과 대화할 수 있었다. 또한 인사하기, 정보 제공하기 등 일상적인 상호작용 작업도 수행할 수 있었다.
Pepper의 기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소프트뱅크는 2017년 구글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당시 Atlas 프로토타입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그것은 Pepper처럼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갖추기보다는 복잡한 환경에서 로봇의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오래 보유하지 않았고, 단 3년 만에 한국 현대자동차에 매각했다. 이로써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계에서 완전히 침묵하게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이상 반세기를 돌아보면, 일본은 계속해서 "로봇 왕국"이라는 거대한 꿈을 꾸었지만 이 꿈은 너무 화려했다.
WABOT 하나의 비용만 해도 100만 달러가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제 적용 가능한 응용 분야가 거의 없었다. 투자된 자금이 오랫동안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 된 것이다.
ㅡ 휴머노이드 로봇 꿈에서 깨어날 때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제 인간이 아니기에 생로병사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반세기를 달려온 일본은 마치 "오십 지천명(五十而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든 것 같았다.
이러한 '지천명'은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는 형태로 나타났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투자는 더 이상 이전처럼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방식이 아니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이미 달성한 성과도 단지 유지만 할 뿐 혁신은 거의 없었고, 자금 지원 측면에서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시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너무 일찍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의 투자는 적절한 수익을 얻지 못했다. 마치 너무 과도하게 힘을 쏟아부어 모든 에너지를 미리 소진한 것과 같았다.
2018년 이후, 일본의 유명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들은 잇따라 생산 중단되거나 매각되었다.
예를 들어 혼다의 ASIMO는 2018년에 완전히 생산이 중단되었다. 이 로봇의 핵심 목적은 노인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었지만, 250만 달러라는 한 대당 가격은 노인을 위해 실제 인간을 고용하는 비용보다 훨씬 높았다. ASIMO는 혼다의 모든 사업 라인 중 가장 수익성이 없는 프로젝트가 되어 혼다의 '애완동물'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자금이 풍부하고 도박을 잘하는 소프트뱅크도 2020년에 스타 로봇 Pepper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그러나 Pepper와 혼다의 ASIMO의 차이점은, ASIMO가 거의 상업적 환경에 적용되지 않은 반면 Pepper는 수요가 저조했음에도 실제 상업 환경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Pepper의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당시 Pepper 로봇 한 대는 19.8만 엔(2020년 환율로 약 1만 위안 정도, 한국돈 약 198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Pepper는 27,000대가 생산되었으며, 소프트뱅크 자체적으로도 소매점에서 많은 Pepper를 사용했다. 팬데믹 기간, 소프트뱅크는 100대의 Pepper를 "호크스 야구팀"의 응원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Pepper는 종종 성능 부진으로 "해고"되곤 했다. 예를 들어 Pepper는 장례식 중간에 갑자기 부적절하게 멈추고 '공연'을 하는 경우가 있었고, 쇼핑몰에서는 고객이 어떤 상품에 대해 물어봐도 모두 동일하게 "주류 부서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Pepper의 생산 중단과 같은 해에, 소프트뱅크는 1조 원(9억 1700만 달러)의 가격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한국 현대자동차에 매각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또 하나의 말을 포기했다.
사실,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Pepper 배후의 Aldebaran Robotics 모두 매우 우수한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 이러한 최고의 기업들도 동일한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바로 그들의 제품이 너무 비싸거나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판매 부진을 공통적으로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혼다나 소프트뱅크 모두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모두 생산 중단을 선택했다.
물론 일본의 관점에서 보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체의 상업적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외에도, 당시 일본이 직면한 실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2010년 3월, 일본 동북부 해역에서 9.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여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당시 일본의 많은 지역에 전례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일본 경제도 장기적인 침체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10-2020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이 대략 0.8% ~1.0% 범위였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낮았다.
일본 전체 경제가 타격을 받는 동시에, 당시 일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원하던 기업들의 발전도 순조롭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당시 혼다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2018년 혼다는 수익성이 없는 ASIMO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것이 혼다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하락 추세를 구하지는 못했다. 다음 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1% 감소했다.
소프트뱅크도 마찬가지로 자금 위기에 직면했다. 2019년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투자한 WeWork의 IPO 실패로 WeWork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져 파산 직전까지 갔다. 소프트뱅크는 WeWork에 총 195억 달러의 투자와 지원을 했으며, 이 IPO의 실패로 당시 소프트뱅크는 사업 논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고 상업화 정도가 낮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생산 중단과 매각을 겪은 후, 반세기 동안 활발했던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스스로를 '얼음 궁전'에 가두기 시작했고,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침묵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바로 이 시기에, 세계의 다른 국가들, 특히 중국과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졌다. 2022년, 머스크는 테슬라 AI Day에서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 Figure와 OpenAI의 결합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능화의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2024년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위슈(宇树), 즈위엔( 智元), 주지동리( 逐际动力)가 잇따라 대규모 자금 조달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적과 활발함의 대비 속에서, 일본과 세계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열풍 속에서 일본은 세계와 완벽하게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ㅡ 핵심 AI 부분에서 고리가 끊기다
2020년대를 기점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열풍은 일본에서는 사라지고 세계 다른 국가들로 흘러갔다. 2020년 이전, 일본은 전 세계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물결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중국과 미국이 두 번째 물결을 대표하게 되었다.
일반 대중이 이 두 물결 속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체 성능만 따로 보면, 그들의 능력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 휴머노이드 로봇이 할 수 있는 두 다리로 걷기, 차( 茶) 따르기 등의 동작은 당시 ASIMO도 거의 다 할 수 있었으며, 한 프로그램에서는 컵 뚜껑을 쉽게 열기도 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동일해 보이는 이 동작들의 배후에서 지원하는 것들은 이미 완전히 새로운 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 ASIMO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차 따르기와 같은 동작을 할 수 있었지만, 전통적인 제어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프로그램에서 설정된 특정 동작만 실행할 수 있었고, 환경 적응 능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오늘날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러한 동작을 수행할 때는 AI 대형 모델과 강화 학습에 더 많이 기반하며, 어느 정도 장면 일반화와 자율적 의사 결정을 실현할 수 있고, 환경에 대한 적응도 더욱 유연하다.
간단히 말해서, 이전의 로봇은 꼭두각시 인형과 같아서 지정된 동작만 수행할 수 있었지만, 현재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두뇌가 생겨 스스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물결에서 두 번째 물결로 넘어가는 가장 큰 변화는 AI 기술에 있다. 이 점이 바로 일본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놓친 핵심 원인이다.
인터넷 시대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관련 산업에서 계속해서 세계에 뒤쳐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는 AI 기술은 일본에서 더욱 논의할 수 없게 되었다. 인터넷 시대에 중국에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있었고, 미국에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메타의 전신)이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단 하나의 인터넷 거대 기업도 꼽을 수가 없다. 이는 일본이 인터넷 데이터 기반 측면에서 뒤처졌기 때문인데,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양분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이다.
AI 시대인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OpenAI로 대표되는 AI 대형 모델이 전 세계를 휩쓸었고, 이후 미국의 구글, 메타, Anthropic, 머스크의 X가 빠르게 뒤따랐다. 중국에서도 Deepseek와 같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으며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즈위엔, MiniMax 등이 잇따라 참여하여 휴머노이드 로봇, 소셜, 자동차 등 응용 분야에 활용했다.
반면 일본은 AI 분야에서 '추격자' 역할만 할 수 있었다. 국내 AI 인재가 부족했고, 최고 연구 기관인 RIKEN의 논문 절반은 외국 학자(특히 중국)에 의존했으며, 대형 모델 개발은 외국 자본에 크게 의존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는 OpenAI와 합작하여 "SB OpenAI Japan"을 설립했고, 대형 모델 훈련은 미국 칩에 의존했다.
이같은 여러 요인의 제약으로 인해, 일본의 AI는 세계의 발걸음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본은 AI 분야에서도 한때 짧게나마 "선두주자" 역할을 했었다.
1988년 일본 NEC는 인공지능 연구소인 NEC Lab을 미국 프린스턴과 실리콘밸리에 직접 설립했다. NEC Lab은 전 세계 최고의 AI 연구자들을 모았고, "AI 황푸군관학교"라 불릴 만했다.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의 선구자인 얀 르쿤(Yann LeCun)도 NEC Lab의 연구원이었으며, 위카이와 린위안칭이 차례로 NEC Lab 소장을 맡았고, NEC Lab은 중국 BAT에도 많은 인재를 공급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은 "딥러닝"을 구시대 기술로 여기고, 국가적으로 "기호주의(符号主义) " 기술 노선에 베팅하여 수억 달러를 투입해 "제5세대 컴퓨터"를 개발했다. 이는 논리 편집 기반의 전문가 시스템에 집중하여 인공적으로 지식 베이스를 입력함으로써 지능을 실현하려는 시도였다.
이 같은 잘못된 노선으로 인해 NEC Lab 내에서 딥러닝을 지지하던 인재들도 점차 이탈했다. 결국 1992년, 수억 달러가 소요된 제5세대 컴퓨터는 실패를 선언했다.
이 실패는 일본의 AI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무너뜨렸고, 이후 AI 연구는 일본 학계에서 "지나가는 쥐"처럼 취급되었으며, 신경망 분야의 연구비도 줄어들었다. 2016년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패배한 후에도, 일본은 여전히 딥러닝에 대한 편견을 유지했으며, 일부 학자들은 "보고서 제목에 '딥러닝'이 포함되면 청중이 거의 없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든 AI든 일본은 한때 세계 선두주자였지만, 그들은 시대를 잘못 만났다. 여러 원인과 결과가 겹치고, 일본의 장기적인 경제 침체와 하드웨어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전통이 더해져서 그들은 세계적 조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다.
ㅡ 맺는말
AI 대형 모델이 등장한 후,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도 몇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했다.
예를 들어 Pepper에 ChatGPT를 연결하여 감정 표현 능력을 강화하는 시도가 있었다. 2024년 말, 오사카 대학은 "파형 운동(波形运动) " 동적 표정 합성 기술을 개발하여 눈 깜빡임, 눈썹 찡그림 등의 얼굴 동작 파형을 중첩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표정을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표정 경직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치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이도록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여전히 표면적인 개선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손정의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는 WeWork 투자 실패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며, 다른 하나는 일본 기술의 낙후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심지어 이로 인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의 역사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마치 마라톤에서 처음부터 온 힘을 다해 가장 앞에서 달리던 사람이, 중간 지점에 이르렀을 때 경쟁자들이 모두 따라 붙었는데 자신은 너무 일찍 전투력을 소모해 더 이상 앞서 나갈 힘이 없는 것과 같다.
때로는 시대를 잘못 만나는 것이 하나의 유감이다. 한때 큰 기대를 받았던 로봇들이 하나씩 묻히고, 잊히고, 좌초될 때, 과거의 화려함도 결국에는 시대의 한 차례 탄식으로만 남게 된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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