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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태광산업 아라미드 공장에서 클로로포름(트리클로로메탄) 누출로 인해 3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10일 울산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을 위해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해 온 태광산업 자본이 저지른 예고된 살인"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 6일 새벽 0시경 울산 남구 태광산업 아라미드 공장 증설 라인 배관에서 클로로포름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어실에서 근무하던 손모(37)씨는 현장 작업자로부터 배관 누출 알람이 울렸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내려가 점검 중 클로로포름에 노출됐다.
손씨는 전신 2도의 화학적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전 11시경 결국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따르면 직접 사인은 '클로로포름의 독작용'이며, 선행 사인은 '화학적 화상'으로 확인됐다.
ㅡ "40분간 방치된 채 쓰러져 있었다“
유족에 따르면, 사고 당시 손씨는 오후 11시경 현장 작업자로부터 클로로포름 누출 경보가 울렸다는 연락을 받고 점검을 위해 현장에 갔다. 11시 20분경부터 연락이 되지 않자 11시 40분경 반장이 직접 현장에 내려가 손씨를 발견했다. CCTV 확인 결과, 손씨는 쓰러진 후 약 40분간 방치된 상태였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7살 딸을 둔 가장이 차가운 공장 바닥에서 쓰러져 죽어가는 40분 동안 회사의 안전 시스템은 가동을 멈췄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한 아라미드 공장은 생산량을 4배 늘리기 위해 증설한 생산라인으로, 2026년 2월 28일 증설을 마치고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증설 라인 가동을 앞두고 업무량이 과중했으며, 원래 4조 3교대 근무(1일 8시간)였으나 1월 중순경부터 12시간 근무를 해왔다고 유족은 전했다.
또한 무전기도 없어 개인 휴대전화로 업무를 해왔으며, 온라인으로 안전교육을 받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유해물질이 누출된 위험한 상황임에도 혼자 작업을 하게 한 것도 문제"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무전기도 지급하지 않은 마당에 보호구와 보호복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ㅡ 클로로포름, 관리대상 유해물질
클로로포름(트리클로로메탄)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유해물질로, 과거 마취제로 쓰였으나 독성 때문에 의료용 사용이 중지된 물질이다. 끓는점이 섭씨 62도로 실온에서는 액체지만 휘발성이 매우 강하며, 증기 흡입 시 독성이 있고 심한 피부 화상 및 눈 손상, 마취작용 및 중추신경계 이상을 유발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관리대상 유해물질에 대해 △누출 방지 조치 △누출 시 긴급 차단 장치 설치 △작업자들에게 유해성 주지 △호흡용 보호구와 보호복 지급 등의 의무가 있다.

ㅡ "태광산업, 산재 은폐 전력 있어... 대표이사 구속 수사해야"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태광산업의 산재 은폐 전력을 지적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2012년에는 화재 사고 후 경찰과 소방 당국의 조사를 방해해 임직원들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바 있으며, 2021년에는 하청노동자 추락 사고를 119에 신고하지 않고 회사 차량으로 병원에 후송하는 등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2건이나 은폐한 사실이 노동부에 적발된 바 있다.
운동본부는 "태광산업 유태호 대표이사를 구속하지 않으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에 검찰은 즉시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인이 명확함에도 부검을 시도하는 것은 재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부검 시도 중단을 요구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태광산업 대표의 유족 앞 사죄 △노동부의 태광산업 아라미드 사업장 작업중지 및 특별감독 실시 △수사당국의 안전 의무 방기한 경영책임자 구속처벌 등을 요구했다.
한편, 사고 직후 노동부는 관할 노동지청을 통해 현장조사 및 해당 공정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손씨는 17년 경력의 태광산업 정규직 노동자로, 유족으로는 부인과 7세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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