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 사고 원인조차 모른 채 49일 맞아
등록일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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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마이 뉴스

 

지난 7월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하청 노동자 고 김승모(28세) 님이 기계 끼임 사고로 숨진 지 49일째인 8일, 유가족과 대책위원회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수사와 본사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유족은 사고 발생 50일이 다 되어가도록 노동부로부터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고인 아버지는 “내 아들이 죽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죽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고 ‘그저 조사 중’이라고만 한다”며 “나와 내 가족이 속 터져 죽길 바라는 것이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시점을 공소 제기 이후로 규정하고 있지만, 노동부는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유족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대책위는 이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ㅡ'작업중지 해제'에 유족 알권리 외면 논란


특히 지난달 28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이 사측 요청에 따라 평택공장에 대한 작업중지명령 해제를 승인한 사실이 논란을 키웠다. 유족에게는 사고 원인조차 알려주지 않은 노동부가, 사측의 작업중지 해제 신청 앞에서는 위험이 이미 해소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박다혜 법률사무소 고른 변호사는 "유족에게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는 재해 원인이, 사업주의 작업중지 해제 신청 앞에서는 이미 파악돼 쉽게 해결된 문제로 여겨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ㅡ'대기업 봐주기' 수사 의혹 제기


대책위는 노동부의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후 16일 만에 이뤄진 압수수색은 평택공장 사무실에 국한됐고, 본사와 정몽원 회장 집무실은 제외됐다. 또한 수사 사실이 사전에 고지되는 등 형식적인 수사에 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비교 사례로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대원산업에서 화재로 노동자 3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에서는 사고 발생 6일 만에 본사와 서울사무소까지 포함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관계자 4명이 입건됐다. 또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 고 김충현 님 사망 사건 당시에도 본사와 하청업체 사무실이 동시에 압수수색됐다.

 

ㅡ 정몽원 회장 책임론과 불법파견 의혹


대책위는 지난달 24일 정몽원 HL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정 회장이 HL만도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주요 인사와 예산 등 경영 현안을 최종 결정해온 만큼,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고인이 소속된 하청업체(피아로딕스)가 HL만도 정규직 직원이 희망퇴직 후 설립한 업체로, HL만도의 구체적 업무 지시를 받아 일한 점을 들어 불법파견 의혹도 제기했다. 설비 보전 업무는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아 파견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ㅡ 유가족 요구와 향후 일정


유가족과 대책위는 △HL만도 3개 공장 전체에 대한 일반근로감독 및 안전보건진단명령 △본사 압수수색 및 정몽원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 착수 △노동부 수사 내역 및 진행상황 공개 △작업중지 해제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1층 로비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HL만도 회장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일 조성현 HL만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불법파견 문제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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