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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사람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이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됐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번 법안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가 더 이상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입법을 미루지 말고 즉각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0인은 지난 9일 성별, 장애, 고용형태, 출신, 연령,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개인의 정체성과 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노총은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은 차별로부터 모든 사람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20년 차별의 잔혹사를 끝낼 골든타임”이라고 평가했다.
차별금지법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 수차례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며 20년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이미 시민사회는 개별 차별금지법만으로는 구조적 차별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해 왔다”며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는 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시민과 노동자들이 고통을 감내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병력, 고용형태 등 핵심 차별 사유는 반복적으로 공격과 배제의 대상이 되어 왔다. 민주노총은 “차별을 없애자는 법을 두고 ‘누구를 차별해도 되는가’를 흥정해 온 정치의 책임이 크다”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한 이유는 사회적 합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차별을 외면해 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 현장에서 차별금지법의 절실함을 특히 강조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내국인과 이주노동자,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사이의 차별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차별금지법은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법안에 담긴 노동자 정의 확대,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차별금지, 악의적 차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 등이 노동 현장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속노조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제 나중은 없다”며 국회의 즉각적인 입법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조선소 하청 노동자가 작업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백화점에서 식사하다 쫓겨날 뻔하고, 하청 노동자라는 이유로 임금·고용·복지·안전 전반에서 차별을 받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를 향한 혐오는 더욱 거세지고 있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채용부터 임금, 진급까지 중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같은 노동을 해도 차별받는 현실에서 노동자에게 차별금지법은 선택이 아니라 절실한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민주당 정부는 그동안 차별금지법을 늘 나중으로 미뤄 왔고,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를 후순위로 취급해 왔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시간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차별금지법은 일부 소수자를 위한 특별법이 아니라, 차별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선언”이라며 “차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분명히 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장 시민의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지 1년이 지났지만,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며 “국회는 혐오와 차별의 눈치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평등의 원칙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도 “더 낮은 곳에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며, 강령으로 내건 ‘평등 사회 건설’을 투쟁으로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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