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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노동 현장에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됐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요구 농성장에 경찰이 들이닥쳐 해고자와 연대 시민들을 집단 연행하면서 노동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일 오전 10시 30분경 경찰은 서울 중구 세종호텔 로비에 진입해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과 연대 시민들을 강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허지희 사무국장을 비롯해 해고노동자와 연대자 등 12명이 체포·연행됐으며, 이들은 중부·남대문·서대문·성동·성북경찰서 등으로 분산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약 12대가 동원됐다.
해고노동자들과 연대자들은 세종호텔 로비에서 20일째 평화적 연좌농성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 1월 14일 7차 교섭에서 사측이 “복직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자 허지희 사무국장은 “위로금 합의를 위해 4년 넘게 싸운 것이 아니다. 복직 없이는 투쟁을 끝낼 수 없다”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말벌 시민’ 등 연대 시민들도 함께 농성에 참여해왔다.
세종호텔은 2021년 코로나19 경영난을 이유로 식음료사업부를 폐지한다며 노동자 15명을 정리해고했다. 해고자 전원이 노조 조합원이었고, 노조는 이를 민주노조 파괴를 위한 표적해고라고 주장해 왔다. 이후 호텔은 외부업체 ‘미가궁’을 들여 같은 공간에서 식음료 영업을 재개했고, 3층 연회장도 정상 운영 중이다.
노조는 “사업을 계속하면서 노동자만 내쫓은 명백한 위장폐업이자 부당해고”라고 비판한다. 세종호텔은 최근 흑자로 전환했지만 복직 교섭에는 책임 있게 나서지 않고 있다. 고진수 지부장은 복직을 요구하며 336일간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연행은 해고자들과 연대자들이 3층 연회장에서 외부업체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호텔 측 신고 직후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됐고, 곧바로 연행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은 “명동역 인근을 지나가던 중 연행됐다”며 표적 단속 의혹도 제기했다. 현재 경찰은 로비 출입을 통제하고 농성 물품을 외부로 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세종호텔 앞에서는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해고노동자들이 평온하게 농성하며 대화를 요구했는데 정부가 내놓은 답은 공권력 투입이었다”며 “노동자의 생존권보다 영업 방해 여부를 앞세운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최대근 관광레저산업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선택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강제연행이었다”며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고 복직을 포함한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종교·시민사회 단체들도 “헌법이 보장한 노조 활동에 대한 국가폭력”이라며 경찰 대응을 규탄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녹색당, 한국작가회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등 각계 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연행자 석방과 경찰 사과, 세종호텔의 복직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노동존중을 말하던 정부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폭력으로 진압했다”며 “공권력 침탈로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1516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도 호텔 앞 농성을 지속했고, 저녁에는 투쟁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노조는 “복직 없는 합의는 없다”며 “해고자 전원이 일터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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