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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일본 닛토덴코, 한국니토옵티칼이 사실상 ‘하나의 사업’으로 운영돼 왔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또다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예산서와 내부 업무 수첩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닛토덴코 본사의 내부 예산서에서도 한국 자회사가 독립 법인이 아닌 사업부 산하 조직으로 편입돼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금속노조는 최근 닛토덴코 편광필름 사업을 총괄하는 ‘정보재사업부문’의 내부 예산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조직 구조, 의사결정 체계, 사업 계획과 목표 등이 상세히 담겨 있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이 닛토덴코 정보재사업부의 하위 생산 거점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이 확인된다.
닛토덴코 정보재사업부문 예산서에 포함된 조직도를 보면, 정보재사업부–제조통괄본부–제1·2제조통괄부 아래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의 생산·품질보증 부서가 편제돼 있다. 한국 자회사의 핵심 생산 부서가 일본 본사 사업부의 하위 조직으로 직접 편입된 구조다. 특히 2016년 작성된 조직도에는 당시 정보재사업부 사업부장으로 현재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인 이배원 씨가 명시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사업과 관련한 어떠한 핵심 결정 권한도 갖지 못했다. 투자 계획, 자산 취득과 처분, 지식재산권 계약, 재무·회계 처리, 조직 개편, 영업양수도, 인사·조직 관리 등 주요 사안은 모두 닛토덴코 이사회나 정보재사업부문 전략회의, 사업부문장의 승인 또는 결정 사항으로 규정돼 있다.
계약 관련 의사결정 기준에는 “계약서의 기명날인자는 원칙적으로 정보재사업부문장이 한다”는 내용까지 명시돼 있어, 한국 자회사가 대외 거래의 실질적인 계약 당사자조차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제품 판매 가격 역시 일본 본사가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애플 등에 납품되는 편광필름의 가격은 닛토덴코 정보재사업부문 가격심의회를 통해 정해졌으며, 영업부장의 신청 이후 제조기획부장 등의 승인과 사업부장, 영업통괄부장의 결정으로 확정됐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은 생산만 담당하는 해외 생산 거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이러한 구조를 볼 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폐업과 이에 따른 집단 해고는 ‘사업 일부의 폐지’에 해당해 정리해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닛토덴코는 그동안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은 각각 독립된 별개의 회사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산에 따른 해고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금속노조 법률원 탁선호 변호사는 “자료를 보면 닛토덴코와 한국 자회사들의 관계는 단순한 모자회사 관계를 훨씬 넘어선다”며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사회적 활동 단위로 하나의 사업을 해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미공장 화재 이후에도 편광필름 생산 물량은 다른 닛토덴코 생산 거점으로 이전돼 대체 생산됐다”며 “이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폐업이 사업 전체의 종료가 아니라 일부 폐지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거래처 관리 역시 일본 본사가 직접 수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닛토덴코는 정보재사업부 주요 거래처인 LG디스플레이 관계자에게 약 7만 원 상당의 화장품 선물을 전달하면서, 해당 비용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청구했다. 일본 본사가 직접 고객 관리를 하면서 비용만 한국 자회사에 부담시킨 것이다.

또한 금속노조가 추가로 확보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생산관리 부서 직원의 업무 수첩에는 닛토덴코 대만 자회사 타이완니토옵티칼(TOT) 인력이 관광비자로 입국해 3개월간 지원 업무를 수행한 뒤 복귀하고, 이후 일본 닛토덴코 공장 검사원 19명이 다시 지원 업무를 하러 온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닛토덴코 정보재 사업을 위해 자회사 간 인력을 순환·배치해 온 정황이다.
같은 수첩에는 닛토덴코의 여러 자회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납품되는 차량용·모바일용·TV용 편광필름을 유기적으로 분담해 생산해 왔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금속노조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고공농성 600일을 버텼다”며 “해결을 약속한 정부는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실질적으로 닛토덴코 사업에 편입돼 있었다면, 노동자들 역시 그 사업 안에서 재배치돼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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