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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요양보호사 조직화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7월 1일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돌봄의 사회화’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17년이 지난 현재 현장에서는 민간 중심 운영 구조로 인한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요양보호사 309만여 명 가운데 실제 활동 인력은 약 69만 명으로 22.6%에 그친다. 평균 연령은 60대 초반, 평균 임금은 100만 원대 수준이다. 공공 요양기관은 전체의 1%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비용 절감 중심의 운영이 확산되며 돌봄의 질 저하와 노동조건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식사 제공 축소, 운영 비용의 노동자 전가, 임금 지급 지연 등 다양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에서 입사 초기 임금을 일정 기간 지급하지 않고 적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임금 지급을 늦추는 관행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구조는 노동자의 이동을 제약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요양보호사들의 노동 강도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돌봄 업무를 넘어 시설 관리, 물품 운반, 송영 운전 등 다양한 업무가 동시에 요구되면서 인력 부족 상황과 맞물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단기간 내 현장을 떠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스스로를 갈아 넣어야 하는 극한의 직업이 되었다. 과도한 노동과 저임금,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 범위 속에서 활동 인력이 전체의 22.6%에 불과한 이유는 구조적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대부분 65세 전후의 고령 노동자들이다. 65세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하는 노인 44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요양보호사로 유입되고 있다. 오랜 살림 경험에서 비롯된 빠른 업무 적응력은 현장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이 이들을 이 자리에 머물게 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국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구조, 그것이 지난 17년간 한국 노인장기요양제도를 떠받쳐온 민낯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양보호사 당사자 조직인 ‘전국 요양보호사협회’가 조직 확대와 제도 개선 요구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2017년 서울요양보호사협회를 기반으로 출발해 2023년 전국 조직으로 확대됐으며, 현재 전국 각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협회는 ▲공공요양기관 확대 ▲요양보호사 적정임금 기준 마련 ▲최소 노동시간 보장 ▲장기근속장려금 개선 ▲인력 기준 강화 ▲보수교육 개선 ▲건강권 보장 ▲요양보호사 대표의 제도 참여 보장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요양보험 재정은 공공이 부담하면서 운영은 민간에 맡겨진 현재 구조가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비용 절감 경쟁이 불가피하게 돌봄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요양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다. 그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과 공공성 강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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