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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10일 오전 11시 30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 원청교섭 사건에 대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을 "위법·월권 판정"으로 규정하며 중노위에 올바른 재심 판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7월 21일 현대차 원청교섭 사건에 대한 재심을 중노위에 신청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진환 금속노조 조직국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형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광수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 남현주 현대그린푸드경기지회장, 김선영 자동차판매연대지회장,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이 발언에 나섰다.
"인용 뒤에 숨은 실질적 기각"
금속노조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울산지노위가 현대차의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는 인정했지만, 정작 판매대리점 조합원 전체와 생산·구내식당·보안‧미화 부문 교섭의제 대부분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인용 결정 뒤에는 실질적 기각이 숨어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울산지노위는 원청의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스스로 상세히 인정하고도, "하청업체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도급계약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결론에서는 사용자성을 부인했다. 금속노조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사용자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법이 정한 적용 요건을 거꾸로 뒤집어 적용 배제의 근거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매대리점 노동자에 대한 판단은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속노조는 개정법이 원청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는데도, 울산지노위가 법에 없는 "직접적"이라는 요건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판매 영역에서만 131건의 증거를 제출했지만 지노위가 이를 설명 없이 전면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생산부문 5개 업무 중 도장·보전·출고·시험주행 4개 업무에 대한 판단이 통째로 누락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속노조는 이 가운데 상당수는 법원이 이미 불법파견, 즉 원청의 직접고용 의무까지 인정한 업무라고 밝혔다.
"조리흄 가득한 주방, 원청은 방치"…현장 노동자들의 증언
현장 발언에서는 구체적인 노동 실태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김광수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은 "원청 설비에서 일하고, 원청의 안전 지침을 따르며, 원청이 정한 임금 구조에 묶여 있는 노동자들에게 '하청업체가 원청과 계약을 협의하면 된다'니요? 이것은 헌법상의 노동3권을 부정하는 판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그린푸드경기지회 남현주 지회장은 조리 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증언했다. 남 지회장은 "아침에 출근하면 조리흄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주방 안은 연기로 가득하다"며 개선을 요구할 때마다 "원청이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여 년간 지급돼 온 상생협력금이 올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노동자 의견도 듣지 않고 결정하는 것은, 원청이 노동조건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판매연대지회 김선영 지회장은 15년 넘게 현대차 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대리점카마스타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것을 현대자동차가 결정한다"며 "그럼에도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가 사용자가 아니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아울러 현대차 정의선 회장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정기호 원장은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의 20년 넘는 투쟁을 계기로 탄생했다고 짚었다. 정 원장은 이 과정에서 류기혁, 박정식 열사와 100명이 넘는 해고자, 20여 명의 구속자가 발생했다며, 울산지노위의 결정이 헌법정신과 노동조합법 개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두32992)을 인용해 노동3권이 법률 없이도 헌법 규정만으로 직접 효력을 발휘하는 구체적 권리라고 설명하며, "권리와 의무, 권한과 책임, 이익과 손해가 대응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법원칙을 외면하고 현대자동차가 이익만을 누리고 책임은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위법·월권 판정 즉각 시정하라"…금속노조, 중노위·현대차에 요구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울산지노위 결정조차 무시하며 교섭요구 사실 공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이 사건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이 개정 노동조합법이 제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중노위를 향해 위법·월권으로 점철된 울산지노위 판정을 즉각 시정할 것과, 개정 노동조합법의 취지에 맞게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명확히 인정하는 판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현대차에 대해서도 노동위원회가 내린 교섭요구 사실 공고 명령을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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