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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노동자 5만여 명이 이틀간 공동파업에 나서며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납품단가 인하 중단과 원청교섭,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일부터 21일까지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전국 약 50개 사업장, 조합원 약 5만 명이 참여했다.
21일에는 현대자동차지부 3만8천여 명 전 조합원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자동차지부도 확대간부 파업을 진행했다. 앞서 20일에는 부품업체가 밀집한 경주·충남·대전충북지부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일부 생산공장과 울산 글로비스 부품·물류 사업장 등이 파업에 참여했다. 금속노조는 20일 하루 파업 규모가 약 1만2천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단하고 원청이 책임져야”
금속노조가 이번 공동파업에서 내건 핵심 요구는 ▲부품사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단 ▲원청교섭 쟁취 ▲현대차그룹 정년 연장이다.
노조는 현대차그룹이 부품업체를 상대로 원가 절감을 요구하면서 비용 부담을 공급망 하위로 전가하고 있으며,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요구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 대회에는 조합원 약 3천 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부품사와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및 노동조건 문제를 중심으로 발언이 이어졌다. 김필수 금속노조 전북지부 부지부장은 일강의 이주노동자 조합원 표적 해고를 규탄했으며, 이청수 충남지부 현대모비스아산지회장은 일방적인 부품사 구조개편 중단을 요구했다. 권미경 구미지부 모베이스오토지회장은 납품단가 인하 강요가 부품업체에 미치는 피해를 지적했다.
이종철 현대차지부장과 강성호 기아차지부장은 임금·단체협약 투쟁에 대한 결의를 밝히면서 원청교섭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김기호 울산지부장은 납품단가 인하와 부품사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김일식 경남지부장은 원청교섭 쟁취를 강조했다. 정진홍 경주지부장은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통한 공동의 승리를 호소했다.
박상만 위원장 “자동차산업의 뿌리와 노동의 존엄 지키는 파업”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파업을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뿌리를 지키고 노동의 존엄성을 세우기 위한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박 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의 실적과 사내유보금 증가를 언급하며 “화려한 성과의 이면에는 수많은 중소 부품사와 하청업체에 가해진 가혹한 납품단가 후려치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무자비한 비용 전가로 고사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뿌리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며 납품단가 인하 중단을 촉구했다.
원청교섭과 관련해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작업장 내 안전과 노동조건을 스스로 개선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원청이 교섭과 책임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해서도 “퇴직 시점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 사이에 놓인 소득 공백”과 인공지능·로봇에 따른 산업 전환을 거론하며 고용 안정과 정년 연장이 세대 간 일자리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26일 총파업으로 투쟁 확대”
금속노조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과 생계 부담도 언급했다. 파업 기간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노동자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노조는 이를 감내하면서까지 투쟁에 나선 것은 후배 노동자와 다음 세대에게 착취와 고용 불안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박상만 위원장은 이날 대회에서 오는 26일 금속노조 총파업을 예고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평등한 공급망을 부수고, 무책임한 원청의 구조를 완전히 도려내어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우리의 손으로 쟁취하자”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발언을 마친 뒤 완성차 노동자와 부품사·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자동차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상징의식을 진행하며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금속노조의 이번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은 완성차와 부품·하청 노동자들이 공급망 전반의 노동조건과 고용 문제를 공동의 의제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향후 자동차산업 노사관계와 원청교섭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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