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철학
  • ㅡ 제1장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과학적 세계관과 방법론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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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는 단순히 다양한 철학 체계가 교체되는 역사가 아니라, 전환과 변혁을 포함하는 역사이다. 19세기 40년대 독일에서는 두 번의 변혁이 있었다. 하나는 포에르바하가 <철학 개혁의 필요성>과 <철학 개조에 관한 임시 강령>에서 철학의 변경, 개혁, 혁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철학에서 진정한 근본적 변혁을 실현한 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 즉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탄생이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고대의 소박한 유물론과 소박한 변증법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헤겔의 변증법과 포에르바하의 유물론을 단순히 종합한 것도 아닌, 새로운 창조이다. 특히 유물사관의 창립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인류에게 남긴 가장 위대한 공헌이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묘지 앞에서 연설에서 유물사관을 마르크스 일생의 두 가지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꼽았다.

 

유물론과 변증법의 일부 원칙들이 마르크스주의 철학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면, 역사 영역에서는 관념론이 오랫동안 지배적 위치에 있었으며, 모든 관념론자뿐만 아니라 유물론자들의 역사관도 관념론적이었다. 유물론적 자연관과 관념주의적 역사관의 결합은 이전의 모든 유물론을 반쪽짜리, 불철저한 것으로 만들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탄생은 이 모순을 해결하고, 역사 영역을 포함한 철저한 변증법적 유물론 학설을 확립했다.

 

ㅡ 혁명성과 과학성의 통일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혁명성과 과학성이 통일된 철학이다. 이것이 피억압계급에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진정으로 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모든 지식인에게 존중받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완벽한 결합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혁명성은 그 비판 정신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유물변증법으로 사물을 관찰하며, 객관 세계와 인간의 인식을 절대화하고 고정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제1권 제2판 후기에서 "현존하는 사물에 대한 긍정적 이해 속에 동시에 현존하는 사물에 대한 부정적 이해, 즉 현존하는 사물의 필연적 소멸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다. 변증법은 모든 이미 형성된 형태를 끊임없는 운동 속에서, 따라서 그것을 일시적 측면에서 이해한다. 변증법은 어떤 것도 숭배하지 않으며, 그 본질에 따르면 비판적이고 혁명적이다"라고 말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또한 엄격한 과학성을 지니고 있다. 철학은 특정 계급을 대표하는 사상가의 의견, 견해, 심지어 어떤 기지와 지혜일 수 있지만, 모두가 객관 세계에 대한 진리적 인식은 아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다르다. 그것은 사실을 근거로 하고, 법칙을 대상으로 하며 자연과학, 사회과학, 사유(思惟)의 과학의 성과를 종합하여 자연, 사회, 인류 사유 발전의 보편적 법칙을 밝혀낸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고수하며, 주관적 억측과 추가를 단호히 배제한다.

 

전체 철학사를 살펴보면, 마르크스주의 이전의 철학은 기본적으로 철학자들의 철학, 소수의 철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헤겔의 신봉자는 얼마나 있었을까? 그들의 활동 범위는 제한적이었고, 추종자도 많지 않았다. 마르크스는 구 철학의 이러한 결점을 비판했다.

 

그는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서 "철학, 특히 독일 철학은 고요한 고독을 좋아하고, 문을 닫고 스스로를 지키며 담담한 자기 직관에 몰두한다", "철학의 전체 발전에서 볼 때, 그것은 통속적이거나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것의 신비로운 자기 심화는 문외한이 보기에 현실을 벗어난 활동처럼 기이하게 보인다. 그것은 마법사처럼 여겨지며, 주문을 외우는 것 같지만, 아무도 그가 무엇을 외우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다르다. 그것은 소수의 철학이 아니며, 단순히 철학자의 철학이 아니라 대중의 철학이다. 현대 세계에서 볼 때 인류의 실천과 인식에 가장 크고, 가장 깊고,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전히 마르크스주의 철학이다. 그것은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의 지도 원칙으로서 인류의 실천 운동과 결합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과학 연구 활동과 정신적 생산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각 영역에 깊이 침투한다. 오직 마르크스주의 철학만이 진정으로 철학자들의 좁은 울타리를 깨고 진정으로 대중의 실천 영역에 들어가 이론과 실천이 통일되고, 세계 인식과 세계 개조가 통일된 철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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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세계관과 방법론의 통일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탄생이 혁명적 변혁인 이유는 또한 그것이 과학적 세계관과 방법론이 통일된 철학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유일하게 과학적인 세계관이다. 오직 마르크스주의 철학만이 인류의 실천 활동과 과학에 기초한, 물질세계에 관한 과학적 그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세계의 물질성과 세계 발전의 보편적 법칙에 관한 관점, 인간과 세계의 진정한 관계 및 세계에서 인간의 위치에 관한 관점, 사회와 자연의 상호 관계에 관한 관점은 모두 객관 세계 자체의 진실된 모습, 자연, 인간, 사회의 변증법적 관계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또한 유일하게 과학적인 방법론이다. 이 점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며,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혁명적 본질을 보여준다.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프롤레타리아 실천의 긴밀한 연계, 각종 과학과의 긴밀한 연계는 가장 두드러지고 집중적으로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그들에게 세계를 인식하고 개조하는 유일하게 과학적인 사고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창시자들은 자신들 철학의 방법론적 의미를 매우 강조했다.  엥겔스는 일찍이 <루트비히 포에르바하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에서 "마르크스의 전체 세계관은 교리가 아니라 방법이다. 그것은 완성된 교조가 아니라 더 나아간 연구의 출발점과 그러한 연구에 사용되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유물변증법은 마르크스주의 철학 창시자들의 "최고의 노동 도구이자 가장 예리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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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포에르바하(1804~1872)

 

ㅡ 유물론과 변증법의 통일

 

세계관과 방법론의 일치성은 마르크스주의 철학 전체에 관통한다. 그중 어떤 법칙, 어떤 범주도 세계관이면서 동시에 방법론이며, 세계관과 방법론의 통일체이다. 변증법을 방법으로만 여기고 그것이 세계관임을 부정하거나, 유물론을 세계관으로만 여기고 그것이 방법임을 부정하는 것은 모두 전면적이지 못하며, 따라서 오류이다.

 

유물론은 세계관으로서 세계의 본질에 유일하게 과학적인 해석을 제공하며, 바로 이러한 이유로 그것은 또한 방법론이다. 엥겔스는 <자연변증법>에서  "유물론적 자연관은 자연계의 본래 모습에 대한 솔직한 이해일 뿐, 어떤 외래적인 것도 첨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유물론적 세계관이 방법론으로서 갖는 기능을 충분히 보여준다. 세계의 본래 모습대로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과 주관주의적 사고 방법은 근본적으로 대립된다. 후에 레닌은 이 방법을 관찰의 객관성으로 규정했고, 마오쩌둥이 제시한 실제에서 출발하기와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유물론을 과학적 방법으로서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마찬가지로, 변증법은 일종의 방법으로서 사물의 모순에서, 그 운동, 변화, 발전 속에서 사물을 고찰하는 과학적 방법이지만, 동시에 세계관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객관 세계 자체가 운동하고, 발전하며, 모순을 포함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변증법이 과학적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과학적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기본 법칙들은 모두 객관 세계에 고유한 것이며, 주관적 변증법은 객관적 변증법의 반영이다. 변증법을 단지 방법으로만 여기고 주관적으로 적용한다면, 궤변론으로 이어져 변증법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왜곡하게 된다.

 

변증법적 유물론 전체뿐만 아니라 역사적 유물론 전체도 세계관과 방법론의 통일체이다. 역사적 유물론은 인류 사회 발전의 보편적 법칙을 밝혀냈으며, 동시에 사회 역사 현상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유일한 과학적 방법을 제공한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과학적 실천관을 기초로 한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의 통일, 과학성과 혁명성의 통일, 세계관과 방법론의 통일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철학 발전사에서 거대한 변혁을 완성하게 했다.

 

ㅡ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현대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19세기 중엽에 창립되어 지금까지 1세기 반이 지났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세상을 떠난 지도 1세기가 넘었다. 그러나 한 세기 동안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가장 창조적인 철학으로, 어떠한 경직성이나 교조주의와도 양립할 수 없다. 엥겔스는 자연과학 영역에서 시대를 획정하는 발견이 있을 때마다 유물론도 필연적으로 자신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엥겔스의 이 논단은 완전히 정확하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물리학 혁명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발전을 크게 촉진했다. 현대 과학기술혁명이 급속히 발전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세상을 떠난 후 100여 년 동안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현대에 이르러 일부에서는 과학기술 혁명을 "이유"로 삼아 더욱 열심히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주장을 선전하고 있다. 그들은 엥겔스의 과학 발전에 따라 유물론이 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논단을 근거로,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이미 시대에 뒤처졌다고 선전한다. 이는 엥겔스의 관점을 왜곡한 것이다. 엥겔스의 관점은 정확하며, 그것은 철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내재적 연관성을 밝혀냈고, 전체 철학사는 철학 형태의 변화가 자연과학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근거로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처졌다고 선언하려는 시도가 실제로는 구체적인 문제 분석을 추상적 추론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ㅡ 과학, 기술, 철학의 관계

 

자연과학이 철학에 미치는 가장 본질적인 관계는 촉진 작용이다. 이러한 작용은 두 가지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다. 하나는 증명이고, 다른 하나는 반증이다. 자연과학은 새로운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철학의 특정 명제를 풍부하게 하고 증명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자료를 통해 특정 철학 명제를 반박하거나 뒤집을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자연과학은 진리를 증명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현대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주장자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이용하여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뒤집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용해 진리를 부정하고 오류를 증명하려는 것으로써, 이는 과학과 철학의 본질적 관계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1960년대 이래로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했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어떤 기본 원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자료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뒤집을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 오히려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통해 과학기술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문제들, 예컨대 미시 영역에서의 필연성, 우연성, 인과성 문제 등을 새롭게 종합하고 해석할 것을 요구한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뒤집을 수 없다. 이 점을 이해하려면 과학, 기술, 철학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각각의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기술은 생산 과정, 생산력과 연관되어 있으며, 기술의 특징은 갱신이 빠르다는 것이다.

 

과학은 기술과 비교할 때 완전히 같지는 않다. 과학이 밝혀낸 결론이 진리라면, 그것은 발전할 수 있을 뿐 뒤집힐 수는 없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발견된 지 오래되었지만, 현재의 조선 산업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이 원리를 위반하면 배는 여전히 가라앉을 것이다. 엥겔스가 10만 대의 증기기관이 한 대의 증기기관보다 열역학 원리를 더 잘 증명할 수 없다고 한 말은 자연과학 원리와 기술의 각각의 특징을 매우 심오하게 설명한 것이다. 과학은 기술보다 상대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철학은 더욱 상대적 안정성을 가진다. 철학이 종합하는 자료가 많을수록, 그 포괄 범위가 넓을수록, 그리고 적용 범위가 클수록, 철학은 더욱 상대적 안정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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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 원리

 

바로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까지 유물론의 기본 원칙, 변증법의 기본 법칙에 반대할 수 있는 어떤 사실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한 세계가 물질적이고 운동한다는 것은 지금도 반박할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자연과학의 자료를 바탕으로 그것을 풍부하게 하며, 고대 그리스인들의 소박하고 직관적인 철학적 관점을 실험 과학 자료에 기초한 관점으로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을 뒤집을 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과학적 관점에서는 더 높은 단계에 있더라도, 철학적 관점에서는 더 낮은 수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엥겔스는 <자연변증법>에서 18세기의 철학적 관점을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18세기 전반의 자연과학은 지식 면에서, 심지어 자료의 정리에 있어서도 고대를 크게 능가했지만, 이러한 자료를 관념적으로 파악한다는 면에서 일반적인 자연관에서는 그리스 고대보다 훨씬 낮았다."

 

왜 그럴까? 이는 철학적 관점이 더 보편성과 상대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의 발전과 과학의 발전은 결코 단순히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대 자연과학의 발전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풍부하게 하고 촉진할 수는 있지만, 결코 그것을 뒤집을 수는 없다. 그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유물론에서 관념론으로, 변증법에서 형이상학으로, 유물사관에서 관념사관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에는 이데올로기적 필요에 의해 이를 바라는 철학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인류는 이미 얻은 성과를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철학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 기술, 철학 각각의 특징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현대 과학기술의 성과를 흡수해야 하지만, 과학기술에 의해 뒤집히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ㅡ 현대 과학기술과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발전

 

우리는 현대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이용해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주장에 반대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일찍이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서 마르크스는 철학사와 자연과학사의 경험을 종합하여 철학과 자연과학의 결합 문제를 제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연과학은 대규모 활동을 전개하고 끊임없이 증가하는 자료를 차지했다. 그러나 철학은 자연과학에 대해 항상 소원했으며, 자연과학도 철학에 대해 항상 소원했다. 과거에 그들을 일시적으로 결합시킨 것은 기이하고 불가능한 환상에 불과했다. 결합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결합할 능력이 부족했다."

 

자연과학의 새로운 성과를 종합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생겨나고 발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자연변증법>, <반듀링론> 등의 고전 저작들은 이미 이 점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직면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이 살았던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다.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급속히 진행되어 많은 영역에서 심오한 변화가 일어났다. 시스템 이론, 제어 이론, 정보 이론 외에도 소산구조론*, 협동론*, 돌변론 등이 출현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많은 철학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자연관과 인식론뿐만 아니라 역사적 유물론, 예를 들어 과학기술 진보와 사회 발전의 관계, 과학기술 혁명의 사회적 효과 등에도 관련된다. 현대 과학기술 혁명의 성과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종합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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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듀링론

 

*소산구조론(消散構造論, Dissipative Structure Theory)은 벨기에 화학자 일리야 프리고진(Ilya Prigogine)이 제창한 이론으로, 비평형 열역학을 기반으로 한 자연현상 설명 체계이다. 이 이론은 특히 복잡계와 자기조직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협동론(協同論, Synergetics)은 독일의 물리학자 헤르만 하켄(Hermann Haken)이 제창한 이론으로, 복잡계와 자기조직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학문적 접근법이다. 협동론은 개별 구성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집단적 행동 또는 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ㅡ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서구 철학의 관계

 

현대에 이르러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과학기술의 관계 외에도,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서구 철학의 관계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서구 철학의 관계를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견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19세기 40년대, 독일 고전 철학의 종결과 함께 철학은 두 가지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하나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탄생으로, 이는 독일 고전 철학의 전통과 긍정적 성과를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다른 하나는 현대 서구 철학으로, 이는 독일 고전철학, 특히 헤겔 철학의 이성주의 전통에 반대하며 비이성주의로 전환했다.

 

서구 철학은 통일된 사조가 아니라 다양한 학파를 포함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교체되며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탄생한 이후 서구 철학의 일부 학파와 일부 철학자들은 특정 철학 분야와 문제에 자신들의 기여를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차이점이 있거나 심지어 대립하기도 한다.

 

현대에 이르러 서구 철학에는 주로 두 가지 대립하는 사조가 존재한다. 즉, 과학주의와 인본주의이다. 실증주의와 논리실증주의로 대표되는 과학주의는 과학 지식을 숭상하며, 오직 자연과학만이 진정한 과학이라고 생각하고, 인문과학은 단지 가치 세계에 속하며 체험을 특징으로 하는 순수 주관적 세계라고 본다. 반면, 쇼펜하우어, 니체, 베르그송, 그리고 실존주의로 대표되는 인본주의는 과학과 이성에 반대하고 비이성주의를 제창하며, 과학기술을 현대인의 "비인간화" 근원으로 간주하여 비판한다. 따라서 현대 인본주의는 전통적 인도주의와 다르며, 그 특징은 비이성주의이며 과학기술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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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

 

과학주의와 인본주의는 서로 대립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비판한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과학주의와 추상적 인본주의 모두에 반대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세계관의 객관성과 규칙성을 강조하면서도, 인간의 주체적 지위를 충분히 고려하고 인간 자체의 발전과 요구를 중시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과학주의와 과학정신, 인본주의와 인문정신을 구분한다. 그것은 과학주의에는 반대하지만 과학정신을 중시하며, 추상적 인본주의에는 반대하지만 인문정신을 중시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과학주의와 인본주의 사조에 반대하는 동시에, 그들 중 일부 합리적이고 계발적인 요소에 주목하며, 현대 과학기술 성과의 기초 위에서 과학정신과 인문정신이 더욱 완벽한 통일에 도달하도록 노력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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