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철학
  • ㅡ 제3장 연관성과 발전의 법칙 (4)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05.16
갈등과 전환.png
갈등과 전환.

 

ㅡ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는 모순 문제의 정수

 

대립과 통일 법칙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마오쩌둥은 <모순론>에서 “이 보편성과 특수성, 절대와 상대의 이치는 사물 모순 문제의 정수로,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변증법을 포기한 것과 같다” 고 지적했다.

 

모순의 보편성은 모순이 모든 사물 속에 존재하며, 모든 사물의 발전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는 흔히 말하는 ‘모순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언제나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모순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은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이미 증명됐다. 물질의 기본 입자에서 전체 우주까지, 인류 사회에서 사유 영역까지, 모순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 문제는 각 사물에 항상 모순이 있는지, 또는 모순이 없는 순간이 존재하는지다. 이를 이해하려면 ‘차이’, ‘대립’, ‘대항’, ‘전환’과 같은 개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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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보편성ㅡ 우주와 원자

 

ㅡ 모순의 존재와 발전:  '차이'에서 '전환'까지

 

사물의 발전과정에서 모순이 없는 상태는 존재하지 않지만, 모순에도 점차 전개되는 과정이 있다. 차이, 대립, 대항, 전환은 모순의 서로 다른 발전 정도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이 중에서 '차이'와 '전환'이 모순과 맺는 관계가 특히 이해하기 어렵다. '차이'는 일반적으로 모순의 잠재 상태나 맹아 상태를 가리킨다. 이때 모순 관계는 아직 성숙하지 않아 모순 체계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차이’ 역시 모순이 이미 존재함을 의미하며, 모순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대립'과 '대항'은 모순이 잠재에서 현실로 나아가는 과정이고, ‘전환’은 모순 대항이 일정 한계에 도달했을 때 한 과정에서 다른 과정으로, 한 모순 체계에서 다른 모순 체계로 도약하는 것이다. ‘전환’은 모순의 동일성을 체현할 뿐 아니라, 동일성을 파괴하는 투쟁성도 포함한다. 이 과정에서 동일성의 상대성과 투쟁의 절대성이  집중적으로 드러난다.

 

사물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항상 모순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한 회사에서 신입사원과 고참 직원이 함께 일한다고 생각해보자. 첫째, 차이(잠재적 모순 단계)다. 처음에는 신입사원과  고참 직원 사이에 생각이나 일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하고, 고참 직원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이때는 아직 크게 부딪히지 않고, 서로 그냥 다르다고 느끼는 정도다. 이것이 바로 ‘차이’ 단계다. 아직 모순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미 모순이 존재하는 상태다.

 

둘째, 대립(모순이 겉으로 드러남)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입이 계속 새로운 방식을 주장하고, 오래된 직원이 그걸 반대하면서 본격적으로 의견 충돌이 생긴다. 이제는 서로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이렇게 해야 한다”, “아니다, 저렇게 해야 한다” 하면서 대립하게 된다.

 

셋째, 대항(모순이 심화됨) 단계다. 대립이 점점 심해지면, 둘 사이에 갈등이 커져서 서로 양보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상황이 된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팀 분위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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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전환(새로운 단계로의 변화)이다. 이렇게 갈등이 극에 달하면 결국 둘 중 하나가 양보하거나, 아니면 둘 다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예를 들어, 팀장이 중재해서 신입과 오래된 직원의 아이디어를 합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거나, 아예 새로운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전환’이다.

 

이렇게 보면 처음에는 단순한 ‘차이’로 시작해서, 점점 ‘대립’과 ‘대항’으로 심해지고, 결국 ‘전환’을 통해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과정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차이’만 있어도 이미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전환’은 단순히 같은 상태가 반복되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상태로 뛰어넘는 변화라는 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모순의 본질(동일성)도 나타나지만, 동시에 그 본질이 깨지는(투쟁성) 모습도 함께 나타난다.

 

모순은 보편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보편성은 구체적인 모순을 통해서만 표현된다. 모순의 특수성은 모순의 보편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수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순의 보편성은 모순의 특수성을 관통하며, 특수성을 포괄한다. 모순의 특수성은 모순의 성질, 위치, 그리고 모순을 해결하는 구체적 형식이 각각 특징을 가진다는 의미다.

 

ㅡ 기본모순과 비(非)기본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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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해혁명

 

우리가 직면하는 사물들은 모두 여러 모순으로 이루어진 집합체다. 각각의 사물, 각각의 운동 형식은 자신만의 특수한 모순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물이나 운동 형식과 구별되는 본질을 갖게 된다. 기계적,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사회적 운동의 상호 구별은 각자의 특수한 모순에 의해 규정된다. 각 사물과 그 발전과정에는 기본적인 모순이 있으며, 동시에 비(非)기본적 모순도 존재한다. 기본모순은 사물 발전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며, 사물의 본질을 규정한다. 기본모순은 과정이 끝날 때까지 소멸하지 않지만, “기본모순은 긴 과정의 각 발전단계에서 점차 격화되는 형태를 취한다. 그리고 기본모순에 의해 규정되거나 영향을 받는 크고 작은 많은 모순 중에서 일부는 격화되고, 일부는 일시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해결되거나 완화되며, 또 일부는 새롭게 발생한다. 따라서 과정은 단계성을 가진다.”  (마오쩌둥, <모순론>) 이러한 단계들은 모두 각자의 특수한 모순을 포함한다.

 

중국 근현대사에서 신해혁명(1911년)부터 신민주주의혁명(1949년)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 첫째, 기본모순과 비기본모순:
19세기 말~20세기 초 중국은 서구 열강(제국주의)에게 침략당하고, 나라가 약해졌다. 이때 중국 사회의 기본모순은 ‘제국주의 세력과 중국 민족의 모순’이다. 이 모순은 중국 사회의 발전과 변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이다. 이 기본모순 외에도, 중국 내부에는 군벌들 사이의 싸움, 농민과 지주 간의 갈등, 신흥 자본가와 전통 봉건 세력 간의 갈등 등 여러 비기본모순들이 존재했다.

 

▶ 둘째, 발전과정과 단계성:
• 신해혁명(1911년) ㅡ 청나라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세워졌지만, 군벌들이 각지에서 권력을 잡으면서 기본모순(제국주의와 민족의 모순)은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의 비기본모순(군벌 간의 싸움)이 격화됐다.


• 5.4 운동(1919년) ㅡ 일본의 침략이 심해지면서 다시 기본모순이 두드러졌고, 민족 해방 운동이 확산됐다.


• 국공합작과 분열 ㅡ 국민당과 공산당이 손을 잡았다가(합작), 다시 싸우는(분열) 과정에서 농민과 지주, 자본가와 노동자 등 다양한 비기본모순이 나타났다 해결되거나 격화됐다.


• 신민주주의 혁명 승리(1949년) ㅡ 결국 기본모순(제국주의와 민족의 모순)이 해결되면서, 중국은 새로운 사회로 나아갔다. 이 과정에서 여러 비기본모순(계급 갈등, 지역 갈등 등)도 단계마다 달리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완화됐다.

 

이처럼 기본모순은 한 사회나 사물의 발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모순이다. 이것이 해결될 때까지 사물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이에 비해 비기본모순은 그때그때 나타나서 격화되거나, 완화되거나, 새롭게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모순들의 변화와 해결 과정이 바로 ‘단계성’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역사는 기본모순과 여러 비기본모순들이 함께 얽히고, 단계마다 어떤 모순이 더 두드러지는지에 따라 변화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ㅡ 주요모순과 부차적 모순, 모순의 주요 측면과 부차적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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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 수뇌부

 

복잡한 사물의 모순 체계에서는, 어떤 모순의 존재와 발전이 다른 모순의 존재와 발전을 규정하고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배적 위치에 있으면서 사물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모순이 바로 주요모순이다. 이에 비해 종속적 위치에 있으면서 사물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는 모순은 부차적 모순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주요모순과 비주요모순의 관계를 국제적 차원에서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이다.

 

▶주요모순: 파시즘 세력과 반파시즘 세력 간의 대립
1930~40년대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주요모순은 파시즘 세력(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반파시즘 세력(연합국: 미국, 영국, 소련 등) 간의 대립이었다. 파시즘 세력의 침략과 전쟁은 전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기에, 이를 저지하고 물리치는 것이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 때문에 반파시즘 세력은 이 주요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연합을 형성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과 영국, 사회주의국가인 소련은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뒤로하고 협력하여 파시즘 세력에 맞섰다.

 

▶비주요모순: 연합국 내부의 이념적 갈등
반파시즘 연합을 이루던 국가들 간에는 이념적, 체제적 갈등이 존재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진영(미국, 영국)과 사회주의진영(소련) 간에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 갈등은 파시즘이라는 주요모순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차적 모순으로 간주되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러한 내부 갈등은 억제되었으며, 주요모순 해결을 위해 협력이 우선시되었다.

 

▶관계의 전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파시즘 세력이 패배하자 연합국 내부의 비주요모순(미국과 소련 간의 이념적 갈등)이 새로운 주요모순으로 부각되었다. 이는 냉전체제로 이어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대립이 국제질서를 지배하는 핵심(주요) 모순이 되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주요모순과 비주요모순의 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변화한다. 주요모순은 사물이나 사회의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문제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모순들도 해결될 수 없다. 여기서 비주요모순은 주요모순의 영향을 받으며, 주요모순이 해결된 후에야 비로소 중심적인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역사적 사건뿐만 아니라 현재의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주요모순이든 부차적 모순이든, 모순 내부에서 양측(대립물)의 힘은 불균형하다. 한쪽은 반드시 지배적 위치에 있고 주도적 역할을 하며, 다른 한쪽은 피지배적 위치에 있다. 전자는 모순의 주요 측면이고, 후자는 모순의 부차적 측면이다. 사물의 성질은 주요모순의 주요 측면에 의해 결정된다. 주요모순과 부차적 모순, 모순의 주요 측면과 부차적 측면의 관계는 변증법적이며, 모순 양측은 상호 작용한다. 일정한 조건에서 모순 양측의 위치가 전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은 서로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 자본가계급은 생산수단(공장, 자본, 기술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노동자계급을 고용하여 이윤을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계급은 지배적 위치에 있으며, 모순의 주요 측면에 해당한다. 노동자계급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채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이들은 피지배적 위치에 있으며, 모순의 부차적 측면으로 작용한다.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png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하지만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간의 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특정 조건에서는 위치가 상호 전환될 수 있다.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여 조직적인 투쟁(예: 파업,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자본가계급에 저항할 경우, 노동자계급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계급은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며, 모순의 부차적 측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역사적으로 1917년 러시아 혁명처럼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여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수립하는 혁명에 성공할 경우, 노동자계급은 기존의 피지배적 위치에서 지배적 위치로 전환된다. 

 

이처럼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간의 관계는 고정적이지 않으며, 특정 조건에 따라 모순의 주요 측면과 부차적 측면은 상호 전환될 수 있다.

 

ㅡ 모순의 해결 형식

 

모순의 성질, 위치, 조건의 복잡성 때문에 모순 해결의 형식 또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a) 모순의 한쪽이 다른 쪽을 극복하는 것, (b) 모순 양측이 모두 소멸하는 것, (c) 모순 양측이 융합해 새로운 사물이 되는 것, 이상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a) 모순의 한쪽이 다른 쪽을 극복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에서 자본주의 체제 아래 사회주의 운동이 억압받거나, 반대로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가 전복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러시아 혁명은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극복한 대표적인 예이다.

 

러시아혁명-모순의 해결방식.png.jpg
모순의 해결 형식과  러시아 혁명

 

(b) 모순 양측이 모두 소멸하는 경우이다. 봉건제 내에서 봉건영주와 농노 간의 대립이 그 예로, 이 둘 간의 모순은 결국 산업혁명과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모두 소멸하고 새로운 사회 체제가 등장했다. 봉건영주의 지배와 농노의 예속 관계는 점차 붕괴되었으며, 농노들은 자유로운 노동자로 전환되거나 도시로 이동하여 자본주의적 생산 체제에 편입되었다. 

 

(c) 모순 양측이 융합해 새로운 사물이 되는 경우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충돌이 있었지만, 오늘날 지구화 과정에서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고 있다. 퓨전 음식이나 K-POP과 같은 현상은 이러한 문화적 융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모순의 해결 방식은 그 성질과 조건에 따라서 달리 나타날 수 있다. 현실에서 모순 해결의 구체적 형식은 더욱 복잡한데, 이는 실제 생활이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이다. 

 

ㅡ 모순의 분석 방법: ‘두 가지 관점론’과 ‘중점론’

 

모순의 관점,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를 사고의 방법과 실천의 방법에 적용하면, ‘두 가지 관점론’과 ‘중점론’을 결합한 방법이 형성된다. 두 가지 관점론은 모순 분석 방법을 통속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방법은 어떤 사물이나 모순을 분석할 때, 모순 양측의 대립뿐만 아니라 통일도 보아야 하며, 모순 체계 내에 기본모순, 주요모순, 모순의 주요 측면이 있음을 보는 것뿐 아니라, 비기본모순, 부차적 모순, 모순의 부차적 측면도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모순 관계의 대립 속에서 그들의 통일, 침투, 전환을 파악할 뿐 아니라, 복잡한 모순 집합 속에서 그들의 차이, 배척, 심지어 대립까지도 파악해 모순의 복잡한 관계를 전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여기서 변증법의 ‘두 가지 관점론’은 균형론적 관점이 아니라, '중점'이 명확한 관점이다. 기본모순, 주요모순, 모순의 주요 측면을 먼저 파악한 후, 이를 다른 모순을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다시 중국 혁명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 혁명 과정에서 모순의 분석은 마오쩌둥의 사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오쩌둥은 《모순론》에서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바탕으로 혁명 전략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두 가지 관점론’과 ‘중점론’을 결합한 방법을 사용하여 중국 혁명의 복잡한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을 제시했다.

 

(1) 두 가지 관점론: 모순의 ‘대립과 통일’을 모두 고려
중국 혁명 당시, 중국 사회는 다양한 모순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오쩌둥은 모순을 분석할 때, 단순히 모순의 대립 측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순 속에서의 통일과 상호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립 측면:  당시 중국 사회에는 제국주의와 중국 민족 간의 대립, 지주와 농민 간의 대립,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대립 등 여러 모순이 존재했다. 이 중에서 제국주의와 중국 민족 간의 대립은 가장 근본적이고 주요한 모순이었다.


▶통일 측면: 동시에 마오쩌둥은 이러한 대립 속에서도 일부 계급이 특정 조건에서 연합할 가능성을 보았다. 예를 들어, 반제국주의 투쟁에서는 농민, 노동자, 소자산 계급, 심지어 민족 자본가 계급까지도 통일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항일전쟁 시기 연설하는 마오쩌동.png.jpg
항일전쟁 시기  대중연설을 하는 마오쩌동

 

(2) 중점론: 주요모순과 부차적 모순의 구분
마오쩌둥은 복잡한 모순 속에서 주요모순과 부차적 모순을 구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주요모순: 중국 혁명 초기에 제국주의와 민족 간의 대립이 주요모순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 맞서 중국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이루는 것이 가장 시급했기 때문이다.


▶부차적 모순: 이에 비해 지주와 농민 간의 대립,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대립 등은 부차적 모순으로 간주되었다. 이는 주요모순이 해결된 후에 본격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로 보았다.

 

이러한 분석은 혁명 전략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항일 전쟁 시기에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해 모든 계급이 연합하는 것이 우선시되었고, 계급 간의 내부 모순은 일시적으로 뒤로 미뤄졌다.

 

(3) 모순의 전환과 복잡한 관계
마오쩌둥은 모순의 관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전환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항일 전쟁이 끝난 후, 일본 제국주의라는 외부의 주요모순이 사라지자, 중국 내부의 계급 모순(지주 대 농민, 자본가 대 노동자)이 다시 주요모순으로 부각되었다.


따라서 혁명의 초점도 외세에 맞선 투쟁에서 국내 계급투쟁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모순의 관계가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국 혁명의 사례는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를 인식과 실천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두 가지 관점론'을 통해 모순의 대립과 통일을 동시에 파악하고, 중점론을 통해 주요 모순과 부차적 모순을 구분하며, 상황에 따라 모순의 전환과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혁명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방법론이다.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는 모순 문제의 핵심이다. “구체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는 말 역시, 실제로는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관계를 분석한다는 의미다. 이 변증법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구체적인 모순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출발점일 뿐만 아니라,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방법론적 기초가 된다. 보편성과 특수성, 즉 일반과 개별의 관계에서 인간의 인식 과정은 개별에서 일반으로 나아가고, 다시 이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물을 연구하게 된다.

 

사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공통적이고 본질적인 인식은 보충되고, 풍부해지며, 발전한다. 과학적 인식은 바로 이러한 개별-일반-개별의 순환과 반복, 그리고 끊임없는 심화의 과정이다. (계속)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과학자.png.jpg
구체적인 문제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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