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철학
  • ㅡ 실천은 능동적으로 물질세계를 개조하는 대상화 활동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04.09

생산활동.png

 

"유물론의 기본 전제는 외부 세계를 인정하고, 사물이 우리의 의식 밖에 존재하며, 우리의 의식에 의존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레닌,  <유물론과 경험비판론>) 마르크스주의 철학도 이 전제를 공유한다. 그러나 변증법적 유물론에게 세계의 물질성을 인정하는 것은 단지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나 전부가 아니다.

 

이 출발점에서 세계와 인간,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 활동의 능동성 사이의 관계를 유물 변증법적으로 이해해야만 과학적이고 완전한 세계관과 방법론을 수립할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의 물질관과 실천관은 통일되어 있으며, 세계의 물질적 통일성을 깊고 전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천의 본질, 지위,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ㅡ 실천 개념의 철학적 발전과정

 

사회 현상으로서의 실천은 일찍이 철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숨이 남아있는 한, 나는 결코 철학적 실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은 목적의 완성을 포함하는 활동"이라고 보았다. 유럽 철학사에서 칸트는 공식적으로 '실천' 개념을 철학에 도입하고, "이론적 이성"과 "실천적 이성"의 개념을 제시했다. 칸트에게 실천적 이성은 행동의 능력을 가지며, 인간의 의지를 규범화함으로써 도덕적 활동을 지배하고 인간이 자유에 도달하게 한다. 그러나 칸트의 '실천'은 윤리적 실천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년_기원전 322년).png.jpg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년~기원전 322년)

 

포이어바흐는 '실천'과 '생활'을 연결시켜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이론이 해결할 수 없는 의문들을 실천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생활과 실천을 이론의 근원으로 보는 유물론적 관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실천 활동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생활'을 단지 먹고 마시고 대상을 향유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마르크스가 지적했듯이, 포이어바흐는 "이론적 활동만을 진정한 인간 활동으로 보고, 실천에 대해서는 오직 그것의 천박한 유대인적 표현 형식을 통해서만 이해하고 규정했다. 따라서 그는 '혁명적', '실천-비판적' 활동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마르크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헤겔은 "실천적 이념"의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절대 이념"에 도달하는 필수 단계로 간주했다. 그는 "이론적 이념"의 임무는 주관성의 일면성을 제거하고, 존재하는 세계를 받아들여서 객관성을 사유의 내용으로 삼는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실천적 이념"은 객관 세계의 일면성을 극복하고, 주관적 내재적 본성에 따라 객관 세계를 규정하고 개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연 상태의 나무는 그냥 존재하는 객관적 세계의 일부이다. 하지만 인간은 나무를 보고 자신의 내적인 목적(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따라 나무를 잘라 가공하여 새로운 형태로 바꾼다. 이런 활동이 바로 "실천적 이념"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헤겔은 이러한 추상적 사변을 통해 인류 실천 활동의 창조적 특성을 드러냈으며, 이론과 실천의 차이를 지적하고 세계 개조와 역사 창조에서 실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헤겔의 실천은 근본적으로 추상적 이념 활동이며, 현실적 인간 활동은 이러한 추상적 이론 활동의 '양식'에 불과했다. 헤겔이 실천, 특히 '노동'이 인간 해방에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제시했어도, 본질적으로는 실천을 정신적, 관념적 활동의 범위로 제한했다. 이는 관념론이 인간의 능동적 측면을 추상적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 철학이 실천의 본질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한 이유는 관념론과 구식 유물론 각자의 주관적 원인 외에도, 객관적인 원인이 있다. 실천은 인간만의 특유한 활동으로서 모순적인 특성을 가진다. 한편으로 실천은 인간의 목적이 있는 활동으로, 주관적 요소를 포함하고 이성과 의지의 지배를 받으며 이상 세계에 대한 추구를 반영한다. 다른 한편으로 실천은 물질적 존재인 인간이 도구 등 물질적 수단을 통해 물질 세계와 물질적 교환을 하는 객관적 과정이다. 실천의 이러한 내재적 모순을 전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관념론과 구 유물론이 각각 한쪽만을 고집하게 된 인식론적 근원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물질 생산 활동이 인간의 첫 번째 역사적 활동이며, 매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기본 활동임을 발견했다. 마르크스가 물질 생산을 실천의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형식이자 근본적 내용으로 삼을 때, 그가 이해한 실천은 자연 과정과 연관되면서도 구별되는 자각적인 사회 과정이다. 물질 생산은 인간이 자신의 활동으로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 교환을 일으키고, 조정하고, 통제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사회 관계가 형성되고 활동이 교환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인간과 인간의 사회 관계를 제약하고, 인간과 인간의 사회 관계는 다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제약한다.

 

인류의 첫번째 역사적 활동은 물질생산 활동.png
인류의 첫번째 역사적 활동은 물질생산 활동

 

동시에 물질 생산 과정이 끝날 때 얻어지는 결과는 이 과정이 시작될 때 이미 생산자의 머릿속에 관념적 형태로 목적으로서 존재하며, 이 목적은 "생산자가 알고 있는 것으로, 그의 활동 방식과 방법을 결정하는 법칙으로 작용하는 것"(마르크스, <자본론>제1권)이다. 즉, 생산 실천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 교환 과정이면서 동시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활동 교환 과정이고, 또한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과 관념의 교환 과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능동성, 자주성, 창조성과 현실성, 객관성, 물질성을 통일시키는 기초를 찾아냈다.

 

단어의 의미상, 실천은 실행 또는 행동을 의미하며, 이는 사람들이 어떤 주관적 목적을 실현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에서 실천은 인간이 능동적으로 물질 세계를 개조하는 대상적 활동을 의미한다. 실천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이해와 규정은 서로 연관된 두 가지 함의를 포함한다.

 

ㅡ 마르크스주의적 실천 개념의 두 가지 함의

 

실천의 첫 번째 함의는 실천이 인간만의 특유한 대상적 활동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우선 실천 활동의 대상적 성질을 긍정한다. 즉 그것은 인간을 주체로, 객관적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현실적 활동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 인간의 목적, 이상, 지식, 능력 등 본질적 힘을 객관적 실재로 대상화하여 인간에게 속하는 대상 세계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지적했다

 

 "노동의 산물은 어떤 대상에 고정되고 대상으로 물화된 노동이며, 이것이 바로 노동의 대상화((對象化)이다."(마르크스,  <경제학-철학수고 (1844년)>)

 

동물이 소극적으로 자연에 적응하는 활동과는 달리, 인간의 실천 활동은 자주성을 가진다. 실천의 자주성은 인간이 실천을 통해 객관적 법칙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 법칙을 이용하여 사물이 인간의 방식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게 하고, 인간에 의해 장악되고 소유되는 목적에 도달하는 데에서 나타난다. 동시에 실천은 창조성도 가지고 있어서, 자연 법칙 자체로는 생산할 수 없거나 생산 확률이 거의 없는 사물을 창조해 낸다. 인간의 세계 개조는 본질적으로 창조이며, 창조 없이는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적합한 인간 세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실천의 자주성과 창조성은 함께 인간의 주체성의 특징을 반영한다. 실천은 인간이 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위한 활동이다. 그것은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사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에서 인간이 사물을 지배하는 것으로 변화시켜, 인간의 자연계에 대한 주체적 지위를 확립한다. 실천에서 인간은 사물의 운동 법칙에 따라 사물을 개조하여 인간이 소유하고 이용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 주체적 능동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은 실천 속에서 자각적으로 자신과 자연계를 구분하고, 자아의 존재를 인식하며, 주체 의식을 갖게 된다. 실천의 발전은 인간의 주체성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향상되는 과정인 동시에, 인간의 주체 의식이 끊임없이 높아지고 확장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실천의 두 번째 함의는 실천이 물질적, 객관적, 감성적 성질과 형식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 함의는 실천을 인간이 '감성적' 방식으로 객체를 파악하는 활동으로 보며, 이를 인간이 관념적 방식으로 객체를 파악하는 활동(인식, 이론 활동 등)과 구별한다. 이러한 구별에서 실천은 직접적인 현실성의 특징을 가진다. 직접적 현실성이란 실천이 인간이 자신을 물질적 힘으로 삼고, 물질적 수단을 이용하여, 물질적 대상과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성적' 활동은 감성적 대상과 마찬가지로 객관적 실재성을 가진다.

 

실천의 직접적 현실성은 자연물의 직접적 현실성과 다르다. 순수한 자연 존재물은 인간의 주관적 활동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이론과 인식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없다. 반면 실천은 인간의 주관적 활동과 연관되면서도 그 영역을 벗어나 물화((物化),  즉 감성적 객관적 실재로 외화된다. 인간은 실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익과 필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관적 목적, 소망, 의도, 계획 등이 객관적 실제와 부합하는지, 사물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정확한지를 검증한다. 오직 실천만이 이론(인식)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있으며, 이론(인식)은 자체적으로 증명되거나 반증될 수 없다.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실천이 이론보다 우월한 점을 보여준다.

 

실천.jpg
실천은 이론을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
 

ㅡ 실천의 세 가지 기본 특징

 

실천을 동물의 본능과 구별되는 활동으로 보든, 이론(인식)과 구별되는 활동으로 보든, 실천은 일정한 공통적 특징을 가진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실천은 객관적 현실성, 자각적 능동성, 사회적 역사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특징을 가진다.

 

실천은 물질적이고 객관적인 활동이다. 실천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와 전제, 즉 실천의 주체(인간), 실천의 대상(외부 세계), 실천 수단(도구 등)은 모두 감지할 수 있는 객관적 실재이다. 실천의 결과, 즉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실'도 인간의 의식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실천의 폭, 깊이, 발전 과정은 모두 객관적 조건의 제약과 객관적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실천은 객관적 활동으로서, 그 특징은 감성적 실체(인간)가 감성적 실체(물)와 관계를 맺으며, 감성적 대상과 동일한 방식으로 감성적 대상에 작용한다는 점에 있다.

 

실천은 자각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이다. 실천은 인간이 자각적으로 물질 세계를 개조하는 창조적 활동이다. 실천 활동에서 인간은 '물()'의 내용을 자신에게 반영하는 동시에, 자신의 필요를 목적의 형태로 '물'의 내용에 주입함으로써 관념적인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전환시켜, '물'이 인간의 필요에 종속되는 존재가 되게 하고, 인간과 물 사이에 새롭고 더 높은 통일적 관계를 구축한다. 이 점에서 실천 활동은 자연계에서 감성적 실체 간의 상호 작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천 활동의 목적성, 자주성, 창조성은 실천이 자각적 능동성을 가짐을 보여준다. 자각적 능동성은 실천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실천 발전 수준의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실천은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활동이다. 실천은 처음부터 사회적 실천이며, 역사적으로 발전하는 실천이다. 인간은 항상 특정한 사회관계 속에서 실천 활동을 수행한다. 비록 실천이 개인의 개별적 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인간은 항상 사회 전체의 힘을 빌려 자연과 관계를 맺고 실천 활동에 종사하며, 이러한 활동은 항상 특정 역사적 조건의 제약을 받는다. 실천의 대상, 범위, 규모, 방식은 모두 역사적 조건의 제약을 받는다.

 

ㅡ 인류 실천의 기본 형태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 실천은 생산 실천이다. 따라서 실천의 첫 번째 기본 형태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활동, 즉 물질 생산 활동이다. 인류는 먼저 생산 실천을 통해 먹고, 마시고, 거주하고, 입는 등의 물질적 생활 자료 문제를 해결해야만 정치, 과학, 예술 등 다른 활동에 종사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을 개조하는 생산 활동은 인류의 가장 초기 실천 활동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근본적이고 다른 모든 활동을 결정하는 활동이다.

 

생산 활동의 필요에 적응하여, 생산 실천과 동시에 발생하는 또 다른 기본적인 실천 형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회 관계를 다루는 활동, 즉 인류의 사회적 교류와 사회 관계의 조직, 관리, 변혁 활동이다. 생산 실천이 특정 사회 관계와 분리될 수 없고 항상 특정 사회 관계 속에서 발전하는 이상, 생산 실천과 함께 진행되면서 생산 발전에 적합한 사회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며, 생산 발전에 적합하지 않은 사회 관계를 조정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 관계를 다루는 활동도 인류의 기본적인 실천 활동이다. 계급 사회에서는 사회 관계가 주로 계급 관계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사회관계를 처리하는 활동은 주로 계급 투쟁의 실천으로 나타난다.

 

관찰, 실험을 내용으로 하는 '과학 활동'은 인류 실천의 중요한 영역이다. '과학적 인식'과 이론에 비해, 이는 인류 실천의 또 다른 기본 형태를 구성한다. 독립적인 실천 형태로서의 과학 실천은 근대 과학의 탄생과 연관되어 있다. 실험은 과학 실천의 가장 중요한 형태이다. 과학 실험은 세계를 인식하는 것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며, 세계를 성공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탐색적 활동이므로 일종의 준비적 활동이기도 하다. 과학 실험이 일반적인 실험 활동과 구별되는 점은 일정한 과학적 지식을 지침으로 삼아 높은 수준의 자각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현대 실천 활동에서 과학 실천과 생산 실천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생산 실천은 점점 더 큰 정도로 과학 실천 활동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과학 기술은 제1의 생산력이다."

 

ㅡ 실천의 목적-수단-결과 구조

 

인류의 실천 활동은 목적, 수단, 결과의 피드백 조절을 통해 자기 운동하고 자기 발전하는 과정이다. 목적성은 실천의 기본 특징 중 하나이다. 목적은 실천 운행의 초기 단계이자 내부 통제 요소로서, 전체 실천 과정과 결과에 관통하고 침투한다. 실천 목적의 제시는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에 대해 일정한 의식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객관적 사물과 그 법칙에 대해 일정한 인식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천 목적을 확립하는 과정은 실제로 사람이 객관적 사물을 실제로 개조하기 전에 사고 속에서 객관적 사물을 개조하고, 관념 속에서 활동의 결과를 미리 규정하여 이상적 존재에 관한 관념적 모델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즉, 목적은 인간의 의식이 객관적 사물에 대해 앞서서 개조를 하는 것이며, 인간이 자신의 내적 척도를 객관적 사물에 적용하여 객관적 사물의 자체 형식에 대한 비판적, 부정적 반영을 하는 것이다.

 

꿀벌.png.jpg
꿀벌은 정교한 집을 짓지만 관념 속에서 미리  결과를 그리지 않는다

 

목적은 항상 일정한 객관적 사물을 지향하며, 일정한 객관적 현실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객관적 현실은 주체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며, 사람들이 제시하는 목적은 그 성질이나 유형이 무엇이든 객관적 세계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건설하거나 실현하려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천 과정에서 목적은 하나의 단계로서 객관적 연결 속에 삽입되어 특수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실천은 객관적 사물의 자연적 진행 과정을 변화시키며, 자각적인 물질 운동 과정으로 나타나도록 한다. 목적은 주관과 객관, 이상과 현실, 실재와 당위의 모순을 뚜렷하게 체현한다.

 

목적이 아무리 인간의 내적 척도와 사물의 외적 척도의 결합을 체현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는 여전히 관념 형태의 것이며, 목적 자체에 포함된 주관과 객관의 모순은 주관적 범위 내에서는 해결될 수 없다. 주체의 이상적 의도를 외부 세계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종 수단을 빌려 실천 방안을 실시해야 한다. 실천의 과정은 곧 목적이 수단을 통해 자신을 실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노동 수단은 인간 신체 외부의 자연 물질로 구성되지만, 실천 활동에서의 기능은 인간 신체 내부 기관 기능의 연장이다. 다시 말해, 도구는 인간의 신체 외부 기관이다. 바로 이 신체 외부 기관에 의지하여 인간은 신체 내부 기관 기능의 한계를 돌파하고, 실천 활동에서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며, 자신의 본질적 힘이 무한히 발전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

 

동시에 노동 수단은 천연의 자연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과거 활동의 결과로, 사람들의 과거 활동을 응축하고 물화하며 미래의 활동을 지향한다. 다시 말해, 노동 수단은 선인(先人)의 활동과 후인(後人)의 활동, 과거 활동과 미래 활동 사이에 내재적 연결을 구축한다. 이렇게 각 세대는 수단을 사용하여 실천 활동을 할 때, 실제로는 선인의 활동과 그 성과를 자신의 수단으로 삼아 역사적으로 창조된 인류 힘의 총합을 자신에게 포함시킨다. 따라서 각 세대는 자신의 힘의 한계를 돌파하고, 사회 전체의 형태와 인류라는 자격으로 새로운 실천 활동에 종사하게 된다. 이로써 생물 진화 법칙과는 다른 인류 실천 활동 법칙과 사회 발전 법칙이 형성된다.

 

인간의 물질생산(도구).png.jpg
과거활동과 미래활동 간 내적 연결을 구축하는 노동수단  

 

실천 과정은 이중의 부정을 실현한다. 즉,  한편으로는 목적의 전제가 되는 대상의 기존 객관성을 실제로 부정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목적 자체의 단순한 주관성을 실제로 부정한다.

 

이 이중 부정에서 목적의 전제가 되는 대상은 사라지지 않지만, 원래의 자체 형식이 변화하여 목적의 요구에 부합하는 객관적 사물로 전환된다. 목적 자체도 사라지지 않지만, 원래의 관념적 형태가 변화하여 실천을 통해 형식이 변화된 객관적 사물 속에 실재화, 대상화된다. 이러한 이중 부정을 통해 실제로는 주관과 객관의 통일을 체현하는 존재가 확립된다. 이것이 바로 목적의 실현이다.

 

목적이 수단을 통해 대상화된 방식으로 객체 위에서 표현되면, 실천의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실천 결과는 인간의 의도, 의지가 객관적 사물 속에 응축되고 체현된 것으로, 실천 과정에서 각종 요소의 총체적인 융합이다. 실천 결과는 인간의 의지가 자연 사물에 개입하고 개조한 것을 체현하지만, 그것은 실재하는 것으로서 일단 생산되면 다른 객관적 사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주관적 의지에 좌우되지 않는 객관적 존재가 된다.

 

이렇게 실천은 목적, 수단을 통해 결과에 도달함으로써 인간이 물질 세계를 실제로 파악하는 것을 실현한다. 물론, 이는 순환 반복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물질 세계와 인간 자신은 모두 함께 개조되고 발전한다. 인간 자신이 바로 일종의 실천적인 존재이다. (계속)

 

[울산함성 무료구독 신청]  https://t.me/+ji13hLs-vL83ZTBl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7회] 기본모순과 주요모순

ㅡ 제3장 연관성과 발전의 법칙 (4)

2025.05.16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6회] '모순'은 사물 발전의 동력ㅡ 유물변증법의 본질과 핵심

ㅡ 제3장 연관성과 발전의 법칙 (3)

2025.05.11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5회] 사회 법칙의 객관성 및 그 특징

ㅡ 제3장 연관성과 발전의 법칙 (2)

2025.05.08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4회] 변증법은 보편적 연관성과 영원한 발전에 관한 학설

ㅡ 제3장 연관성과 발전의 법칙 (1)

2025.05.04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3회] 세계의 '통일성'은 세계의 물질성에 있다

: 제2장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실천 활동

2025.04.27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1회] '의식'은 물질세계가 인간의 뇌에 반영된 주관적 영상

: 제2장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실천 활동

2025.04.23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12회] '인류 세계'의 형성 및 '자연 세계'와의 관계

: 제2장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실천 활동

2025.04.19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 철학 10회] 인류 사회의 물질성ㅡ 생산양식이 사회생활 전반을 제약한다

: 제2장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실천 활동

2025.04.16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9회] 실천은 인간의 존재 방식이다ㅡ 실천의 주체, 객체 및 그 관계

: 제2장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실천 활동

2025.04.13

마르크스주의 철학

[마르크스주의철학 8회] 인간의 물질세계에 대한 실천적 파악

ㅡ 실천은 능동적으로 물질세계를 개조하는 대상화 활동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