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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한복판에서 평생을 살아온 정갑득. 그는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숫자 “16.9%”를 책의 제목으로 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이는 그가 노동운동을 하며 마주한 아픈 현실의 상징이자, 자신의 삶의 화두이다.
『금형사상공 나의 삶 나의 꿈』은 1984년 울산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금형사상공(금속 틀을 연마하고 다듬는 노동자)으로서 34년간 현장에서 겪은 삶과 투쟁, 그리고 노동운동의 역사적 순간들을 기록한 회고록이자 자기고백서이다.
책은 저자의 성장 과정부터 현대자동차 입사,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조합 설립, 그리고 수많은 해고와 구속, 동지들의 죽음, 전국적인 투쟁의 현장까지 치열했던 한 노동자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신념과 실천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며, 노동운동의 의미와 과제를 독자에게 묻는다.
정갑득은 민주노총, 현대차노조, 금속노조 등 주요 노동단체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굴뚝 농성, 정리해고 반대 투쟁, 한미 FTA 반대 투쟁 등 한국 노동운동의 굵직한 사건마다 현장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구속과 해고를 겪었고, 가정의 파탄과 동지들의 죽음이라는 아픔도 경험했다.

책은 단순한 개인의 자서전이 아니라, 한국 현대 노동운동의 살아있는 역사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차별 없는 사회”를 꿈꾸며, 자신의 삶과 투쟁의 기록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보와 승리의 길을 모색한다.
ㅡ 노동자의 기억과 후회, 그리고 희망
책의 마지막 장 ‘글을 닫으며’에서 저자는 노동운동의 기록을 남기는 과정에서 겪은 기억의 한계와 아픔, 그리고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특히, 양봉수 열사의 죽음을 회상하며 글을 쓰는 것조차 힘들었음을 고백한다. 그는 "살아서 그 절박했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할까, 아니면 그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면서 담담하게 풀어내는 게 나의 소임일까"라며 깊은 고민을 전한다.
정갑득은 한국 사회의 노동자가 처한 현실, 높은 자살률과 저출산 문제, 사회 시스템의 불평등을 지적하며, 사회를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는 노동운동이 사회 변혁의 주력군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때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갖고 있다.
정갑득은 과거의 투쟁 세대와 달리, 오늘날 MZ세대가 주권자로서 당당하게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느낀다고 밝힌다. 그는 자신의 삶과 투쟁의 기록이, 더 나은 민주주의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글의 전문성을 내세우지 않는 저자의 투박한 문장에는 현장의 진실과 인간적인 따뜻함이 묻어난다. 노동자의 삶과 꿈, 그리고 그 꿈을 향한 치열한 투쟁의 여정이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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