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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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1월 10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셸 유럽이사회 의장(왼쪽),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오른쪽)

 

유럽이사회 의장 샤를 미셸( Charles Michel)이 2월 3일 EU 정상회의의 이론적 성격과 "비공식성"을 강조하면서 현재 유럽을 휩쓴 긴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언론은 이번에 희귀한 EU·NATO·영국 지도자 회동 배경을 "미국 신정부 취임 후 첫 회의, 영국 브렉시트 이후 첫 회의, EU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안보 문제에 집중한 회의"라는 중압감 넘치는 어조로 규정했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불확실한 미·EU 관계의 전망, 지켜내기 어려워진 경제 안보에 직면한 유럽은 지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만 한다.

 

미국 신정부의 업그레이드된 혼합 압박 수단에 맞서 유럽은 현재 세 가지 전망에 대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첫째, '돈으로 평화를 사는' 시나리오. 양보, 특히 이익의 이전이나 모순 전가를 통해 미·EU 간 무역전쟁 발발을 회피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위기와 NATO 군비 증액 문제 등에서 미국과 타협안을 도출함으로써, 미·EU 간 안보와 정치 분야의 갈등을 대체로 완화시키는 방안이다.

 

둘째, '혼란은 통제 가능하며 충격은 제한적'인 중간 상태. 미·EU 무역전쟁은 개시되지만 확대되지 않고 일정 선에서 마무리된다. 우크라이나 및 NATO 문제에서 유럽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지만, 군비 지출 증액과 더 큰 책임 분담을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복종해야 하는 상황이다.

 

셋째, 미·EU 관계를 파탄 직전까지 몰고가는 '완벽한 폭풍' 상태. 무역전쟁의 지속적 확대, 유럽의 우려를 무시한 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단독적으로 '거래'를 체결하며, 그린란드 문제에서 극한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유럽에 대한 지속적인 정치적 비판을 전개하는 상황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당연히 유럽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지만, 동시에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점을 유럽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가장 합리적인 예측은 '완벽한 폭풍'을 극력 회피하면서 '충격이 통제 가능한' 중간 상태를 지속적으로 조성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성적인 예측보다 훨씬 더 복잡할 전망이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당시 미·EU 관계와 비교할 때, 현재 유럽은 미국에 대한 단방향적 의존도가 더욱 커졌고, 대응 수단은 더욱 줄었으며 내부 모순은 더욱 증가했다. 당시 유럽은 크림 반도 위기, 난민 위기, 영국의 '브렉시트'를 겪은 직후였지만 경제 상황은 비교적 양호했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대 하에 프랑스-독일 협조 권력 축을 유지했고, '민스크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기본적으로 동결시킬 수 있었다.

 

비록 때때로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각종 위협 앞에서 대체로 일관된 입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럽은 관세 문제에서 미국에 대해 대등한 보복 조치를 취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군비 지출 증액 요구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었으며, '북류-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계속 추진하고 미국의 셰일 오일·가스 추가 수입을 거부할 수 있었다.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와 직접 맞대결할 용기도 보였다.

 

반면 현재 유럽은 침체된 경제 상황이 미국의 경제적 강압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질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크며, 더 많은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통해 워싱턴의 일시적인 선의와 지속적인 보호를 얻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유럽에게 새로운 구실을 제공할 위험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 전망과 NATO 군비 문제는 유럽 위에 늘어선 다모클레스의 검이다. 미·EU 간 경제·안보 분야의 거대한 모순과 유럽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전망은 유럽 내부의 정치적 분열과 대립을 더욱 자극할 것이며,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동시에 내정 문제에 봉착하고, 유럽 주요국 간 협조 메커니즘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내 정치의 극단적 보수화든 EU 차원의 분열이든, 이 모두는 유럽의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지정학적 문제부터 경제 안보, 내정 안정과 제도 안전에 이르기까지, 위험은 외부에서 내부로 침투하며 내외부가 교차되어 있어 해체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바로 유럽이 맞닥뜨릴 수 있는 진정한 '완벽한 폭풍'이다.

 

EU·NATO·영국 지도자들의 이례적인 회동은 유럽이 폭풍이 닥치기를 앉아서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첫째로는 진형을 갖추어, 적어도 미국과의 잠재적인 대결 상황에서 유럽이 양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협상, 기구 탈퇴, 섬 할양 요구 등 일련의 정책이 전개됨에 따라 미·EU 내부 갈등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며, 캐나다와 일본·한국·호주 등도 유사한 회동의 '예비 초청객'이 될 수 있다.

 

둘째로는 유연함과 강경함을 겸비한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압력을 미국 측으로 재전가하려는 것이다. 관세 문제에서는 협상을 최대한 촉진하되 보복 조치를 배경으로 삼고, 안보 문제에서는 공개적으로 미국을 반대하지는 않으면서도 입장 표명을 통해 협상력을 높여가는 전략이다. 이 모두가 유럽이 현재 전달하려는 정치적 신호이자 얻고자 하는 정책 효과이다.

 

물론 유럽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목표는, 내부 모순을 해결하여 미국 신정부를 대면할 때 자신들의 '통일전선'이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강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유럽이 추구하는 '충격 통제 가능' 상태가 감내하기 어려운 '완벽한 폭풍'으로 전락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은, 여전히 내부의 이익 분화와 사상적 차이에 있다. 3자 회담의 성과로 볼 때, 미국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거의 형성되었지만 구체적 대응 방안, 재원 조달 방법, 책임 소재 등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극우 정당이 내부에서 사기를 저하시킬 가능성 외에도,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위기 전망에 대한 불안은 서유럽·남유럽이 '공동의 적에 맞서 단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마음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힘을 집중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바로 트럼프 정부가 유럽을 계속해서 경시하는 근본적 근거이다. 만약 유럽이 "땅을 양보해 진(秦)을 섬기는 것은 장작을 안고 불을 끄는 것과 같아, 장작이 다 타기 전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以地事秦,犹抱薪救火,薪不尽,火不灭) 는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눈앞의 이 '완벽한 폭풍'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2025.02.07

원문 링크: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LNln0Ic4k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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