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팡, 천지민/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1.10
밴스 미국 부통령은 8일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png.jpg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하는 밴스 미국 부통령.

 

그린란드 섬의 운명이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제가 되고 있다. 1월 5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만약 미국이 또 다른 나토(NATO) 국가를 상대로 군사 공격을 감행한다면, 모든 것이 중단될 것이다. 이는 나토 자체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안전 질서를 포함한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덴마크가 이처럼 경계 태세를 갖추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섬을 미국에 편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은 그린란드 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이후 관련 발언을 다시 한번 꺼냈다.

 

사실, 덴마크와 EU는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그린란드와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내부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최근 워싱턴의 관련 움직임은 더욱 빈번해졌다. 2025년 12월, 트럼프는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를 미국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하면서, 그린란드가 미국 국가 안보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2026년 1월 3일, 즉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급습한 같은 날, 백악관 비서실 부국장 스티븐 밀러의 아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그린란드섬 위에 미국 국기가 덮인 사진을 게시하며 ‘곧’(Very Soon)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10분 만에 조회수 800만 건을 넘기며, 덴마크 주미 대사의 긴급 대응을 촉발했다.

 

둘째,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섬은 워싱턴의 관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두 지역 모두 매우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그린란드섬의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은 약 3,000만 톤에 달하며, 희토류는 첨단 기술 산업과 녹색 에너지 전환의 핵심 자원이다. 이 외에도 그린란드섬과 주변 지역에는 풍부한 석유, 천연가스, 아연 광산이 존재한다. 또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그린란드섬을 통제하면 북극 항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셋째,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섬에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 언론은 “미국인이 그린란드섬에서 비밀스러운 침투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폭로했으며, 이는 덴마크와 EU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ㅡ 덴마크와 EU의 대응

 

워싱턴의 움직임에 대해 덴마크와 EU는 이미 준비를 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정보국은 2025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잠재적인 안보 위협으로 지정하며, 이는 덴마크 국가 안보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EU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편으로는 외교적 자리에서 덴마크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그린란드섬의 지위 변화는 반드시 그린란드 주민과 덴마크 민중이 공동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 지원을 늘려 그린란드섬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린란드섬 문제는 미국이 현재 유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유럽에 대한 전략적 인식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얼마 전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유럽의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강하게 비판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의 미국 대유럽 정책을 근본적으로 조정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현재 미-유럽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시험대에 놓여 있다.

 

첫째, 미국은 유럽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 도전은 주로 내부에서 비롯된다고 명확히 제시했다. 보고서는 유럽이 경제 침체, 군사비 지출 부족뿐만 아니라 문명의 쇠퇴를 겪고 있다고 평가하며, 후자가 유럽에 더욱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명의 쇠퇴”라는 심각한 현실적 전망과 비교하면 경제 침체는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럽은 전면적인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둘째, 유럽의 전략적 지위를 재평가했다. 워싱턴은 유럽이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지위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글로벌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며, 유럽에서의 안정 달성을 통해 서반구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안정적인 유럽 안보 구조를 재구축하려 하며, 이 과정에서 유럽의 안정은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셋째, 미국은 유럽 내정에 대한 개입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과거 미국과 유럽은 공동의 가치관과 대체로 유사한 종교적 전통을 공유했지만, 오늘날 미·유럽 간 가치 동맹은 이미 균열되었다. 보고서는 미국이 유럽 동맹국의 ‘민주정치’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럽 각국 내에서 현재 유럽의 발전 궤적에 반대하는 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 극우 민족주의 정당과 운동에 대한 워싱턴의 공개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 간의 주요 갈등이 단순히 국가 간의 문제가 아니라, 대서양을 넘어선 ‘자유주의자’와 ‘비자유주의자’ 간의 갈등임을 드러내고 있다.

 

ㅡ 미·유럽 동맹관계의 세 가지 기둥이 흔들리다

 

위와 같은 이유로, 미·유럽 관계는 재구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현재 워싱턴은 미·유럽 동맹관계를 지탱하던 세 가지 기둥—안보 의존, 경제·무역 연결, 공동 가치관을 흔들고 있다. 유럽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와 워싱턴의 실제 행동은 미국과의 관계 변화를 직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대서양 관계의 미래는 다음 세 가지 가능성 중 하나로 나아갈 것이다:

 

첫째, 격렬한 충돌 후, 더욱 현실적인 이해관계와 명확한 책임 분담에 기반한 ‘실용적 파트너십’ 형성이다. 둘째, 가치관과 이익의 분열이 심화되어 ‘전략적 거리두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셋째, 미국 정책이 미래 정권 교체로 다시 조정되지만, 이미 생긴 균열은 완전히 복구되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든, 유럽은 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안보는 더 이상 미국의 자원 투입에 의존할 수 없으며, 유럽 자체의 억지력과 투자, 지역 안정적 정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전략적 자율성은 유럽 생존에 있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전략적 자율성을 실현하는 길은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유럽이 위기 속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대국 경쟁에서 새로운 공간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유럽이 내부 분열과 전략적 혼란에 빠진다면, 기존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더욱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럽은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갈지는 유럽인들이 직접 행동으로 답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는 중앙당교(국가행정학원) 국제전략연구원 미국 및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강사; 연구소장)

 

출처: 환구시보,  2026년 1월 7일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PqwlMoJW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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