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현대제국주의, '규칙'에서 다시 '무력'으로
가오원용/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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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강제로 통제한 사건은 의심의 여지 없이 보여주고 있다. 즉 미국은 더 이상 스스로 자처하는 것처럼 평화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그들의 글로벌 자세는 더 이상 외교와 국제법에 기반을 두지 않고,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준비가 된 상태 위에 세워져 있다. 오늘날, 미국 패권의 유지는 더 이상 그들이 한때 주창했던 다자간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노골적인 무력 투사에 의존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리더십은 미묘한 균형 위에 세워졌다. 한편으로는 워싱턴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체제를 강조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밀 작전, 경제적 지렛대, 비대칭적 동맹을 통해 해외에서 정치적 지형을 형성했다. 이제 이러한 균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 미국 정부는 냉전 및 냉전 이후 시기에 특유했던 그러한 미묘한 영향력 도구들을 버리고, 대신 직접적인 협박, 공개적인 군사 개입, 역외 구금, 그리고 외국 영토 점령에 의존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침공과 며칠 전 베네수엘라에 대한 행동은 더 이상 위장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으며, "집단 안보"라는 구실로 완화하지도 않는 패턴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려면, 미국 힘의 구조적 기반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1945년 이래, 미국의 패권은 해상 통로, 기술 체계, 특히 에너지 통로에 대한 비교할 수 없는 통제력에 의존해 왔다. 이 구조는 하나의 전략적 가정 위에 세워졌다: 다른 어떤 국가도 그 군사력에 필적할 수 없을 때만 세계가 미국에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경제와 국방 부문, 군수 산업, 그리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방대한 감시 및 물류 네트워크가 깊이 얽혀 있으며, 이들은 함께 세계 주요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를 지탱하고 있다. 미국 외교 정책의 비군사화를 실현하려면 그 경제 및 기술 체계를 재구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달러의 패권적 지위는 이러한 군사적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달러는 단순한 통화가 아니라 권력 도구이다. 글로벌 준비 통화로서의 지위는 미국이 제재를 실시하고, 상대를 제약하며, 국제무역을 유지하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1971년 달러가 금과 연결을 끊고 석유에 고정된 이래, 이 체제는 항상 간단한 논리를 따랐다: 주요 산유국들은 달러로 석유 가격을 책정하여 판매하고, 세계 각국은 에너지를 구매하기 위해 달러를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달러의 안정성은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체계 지배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세계 최대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글로벌 지정학에서 핵심적인 노드(결절점)가 되었다. 멕시코만, 카리브해, 파나마 운하에 인접한 지리적 위치로, 베네수엘라는 서반구에서 가장 민감한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카라카스가 석유 무역에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를 사용함으로써 "석유 달러" 체제에 도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이 달러 의존에서 벗어나는 실험을 시작할 때, 그것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 체계의 핵심을 직접 타격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워싱턴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례 없는 군사 개입과 "미국 법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을 강제로 통제하기로 한 일방적 결정은 고립된 사건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패권국이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외교 및 다자간 메커니즘을 대체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무력을 사용한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에게 미국의 이번 조치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다. 즉 지역 주권에는 경계(한계)가 있으며, 그 경계를 정하는 것은 국제법이 아니라 미국 힘의 실제 투사 범위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는 국제체제의 심오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글로벌 경쟁을 "민주주의 대 전제주의"의 대립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 서사는 더 깊은 현실을 가리고 있다. 실제로 형성되고 있는 분열은 "무장한 일방주의"와 진정한 다자주의 사이의 차이이다. 전자는 "충성스러운 동맹국"에 의해 지지되고, 후자는 점점 더 글로벌 남방 국가들에 의해 해석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군사화는 국제 안정에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다.

 

주권 평등과 집단 의사결정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구축하는 것은 이미 시급한 일이 되었다. 세계는 더 이상 법률, 외교, 그리고 기본적인 공존 원칙보다 일방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체제에 인질로 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다자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면, 그것은 결코 강압적 수단으로 권력을 장악한 국가들로부터 오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세계 각국의 주권적 목소리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그중 많은 부분은 글로벌 남방 국가들로부터 올 것이다. 이들 국가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패권이 아닌 평화에 봉사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자는 브라질 플루미넨세 연방대학 국제법 교수이자 베이징언어대학 오동(梧桐)강좌 교수임]

 

출처: 환구시보 ,  2026-01/08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PrjWDVBO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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