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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말은 인도에서 면화, 대두 등 농작물의 수확기다. 하지만 올해는 광범위한 폭우로 농작물의 품질과 생산량이 크게 저하됐다. 농작물 매입 가격은 품질 하락으로 예년보다 크게 낮아졌고, 농민 소득도 크게 줄었다. 인도 언론은 작물 흉작과 장기간 높은 부채에 시달리는 인도 농민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미-인도 무역 협상이 농업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어려움에 처한 인도 농민들로 인해서 모디 정부는 미국에 농업 분야에서 더욱 양보하기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ㅡ 농작물 가격, 정부 최저매입가 한참 밑돌아
인도 농작물이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 최근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농민들은 올해 비가 충분히 내려 풍년을 기대했으나, 수확 직전 폭우로 큰 타격을 받았다. 대두, 면화, 벼, 콩류, 채소 등 여름철 파종 작물은 9월부터 성숙하지만, 올해 9월 강수량은 평균보다 15% 많았고, 일부 지역은 평년 대비 115%나 많았다.
마하라슈트라주의 농민 한가겔카는 원래 에이커당 10~12쿼탈(1쿼탈=100kg)의 대두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2~3쿼탈만 수확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연이은 폭우로 농작물이 침수됐다. 뭄바이 ‘라라증권’의 경제학자 카푸르는 농작물 감소로 이번 분기 농업 성장률이 3~3.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지난해 동기 성장률은 6.6%였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 11월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 중부 카드와리 부주르그 마을의 60세 농민 안자바이는 발목까지 오는 진흙탕에서 힘겹게 대두를 구해내려 애쓰고 있었다. 이번 시즌 안자바이의 수확은 80kg에 불과해, 예상치 500kg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대두로 씨앗값을 갚고, 앞으로 몇 달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현지 농민 조두리는 대두를 예상치의 1/4만 수확해 씨앗과 비료값도 갚지 못하고, 다음 파종 비용도 마련하지 못했다.
중앙주와 인도의 다른 농업 주들 역시 농민 부채 문제가 만연했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10월에 안자바이 지역 농민 3명이 대두 흉작으로 자살했다고 전한다. 가족들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흉작과 빚에 큰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주의 콩류 생산량은 전국의 42%를 차지한다. 최근 4년 동안 현지 농민들은 농작물 가격 하락을 계속 견뎌왔다. 인도 콩류 수입량은 안정적이나, 대두유 수입은 크게 늘었다. 동시에 사료업자들은 옥수수로 구매를 전환했다. 대두 수요 감소로 이 지역 콩류 가격은 정부가 정한 100kg당 5,328루피(100루피 약 8위안) 최저가보다 훨씬 낮다. 정부가 이 가격에 일부 콩류를 사들이긴 하지만, 드물게만 시행된다. 중앙주 대두 도매가는 올해 8월 이후 10% 하락했다. 지난달 초 중앙주 최대 도시 인도르 도매시장에서는 품질에 따라 100kg당 1500~4500루피에 거래됐다. <이코노믹 타임스>는 폭우 피해 농작물은 품질 저하로 정부 최저매입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달라시브 지역 농민 나나와레는 무너진 농작물을 아주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었고, 100kg당 3200루피에 판매했다. 나나와레는 원래 오토바이와 TV를 사고 싶었지만, 지금은 대출을 갚을 수 있을지 걱정뿐이다. 많은 농민은 씨앗과 비료 구매 자금조차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자왈레라는 농민은 어쩔 수 없이 금 장신구를 담보로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인도 무역 협상에서는 농업 분야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은 4,520억 달러 규모 인도 농산물 시장에 진입하려고 시도해 왔다. 인도르의 대두 매입업자 다카드는 수입이 너무 빠르게 늘면 매입업자와 농민 모두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ㅡ 인도 농민, 왜 빚더미에 앉았나?
인도 언론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인도 농가의 약 절반이 빚을 지고 있으며, 평균 가구당 부채는 7만 4000루피에 달한다. 대부분의 빚은 대규모 재배농에게서 빌린 것으로, 이들은 씨앗과 비료를 외상으로 공급한다. 중앙주 농민들은 대출금리가 연 30%에 달한다고 말한다. 이런 고금리로 빚이 빠르게 불어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서, 이것이 2023년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이 기록한 1만 786건 농촌 자살의 주요 원인이다.
소작농은 빚더미에 허덕인다. <한스 인디아>는 최근 안드라프라데시에서 조용한 위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작농은 땅을 빌려 농사짓지만, 매년 늘어나는 빚과 적은 수입, 정부의 무관심에 눌려 숨 쉴 틈도 없다. 전국 조사에서 92.1%의 소작농들이 어떤 정당도 자신들의 처지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57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주정부와 중앙정부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안드라주 농민협회는 코나시마군의 한 농민 사례를 들었다. 2에이커를 임차해 매년 140포대의 벼를 수확하지만, 지대 48포대를 내고 남은 벼를 팔아 14만 7000루피를 벌었다. 그러나 16만 루피의 대출과 이자를 갚고 나면 연간 3000루피밖에 남지 않는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인도 농민들이 자본 부족과 낮은 생산성, 지속적인 결혼·장례·의료·학비 등 큰 지출에 시달려 늘 적자 상태라고 전한다. 인도 정부는 농민 지원 저리 대출을 도입해 파종 전 씨앗, 농약 등 생산자재 구입에 도움을 주지만, 대출 관리가 혼란스러워 빚이 쌓이고, 농민들은 상환 압박에 시달린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첸펑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인도 농민 부채 문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한편으로 인도 농업 생산력은 낮고, 생산 기술이 뒤처져 자연조건에 크게 의존하며, 위험 대응력이 약하다. 최근 농민들은 수익이 더 높은 경제작물로 전환하고 있지만, 비료·농약·우량종자 구매에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수확이 기대에 못 미치면 빚을 갚지 못해 고금리 대출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 인도 농촌 금융이 미흡해, 공식 금융기관 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 많은 농민이 충분한 대출을 받지 못해서 고리대가 주요 빚 원천이 되고 있다. 정부가 일부 보조 정책을 내놨지만, 부채 감면 정책의 적용 범위가 좁고, 보조금 지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농민 자금 압박을 해소하기가 어렵다.
ㅡ ‘우리나라’ 농민 vs ‘너희나라’ 농민의 대결
어려움에 처한 인도 농민들이 모디와 트럼프 정부의 무역 협상에 여지를 주지 않는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인도 총리 모디에게 농민의 위태로운 처지가 큰 과제라고 지적한다. 인구 14.5억 명 중 절반 가까이가 농업에 의존하며, 대부분 농민은 불안정한 삶과 빚에 시달린다. 수백만 농민이 대두 등 작물을 재배하지만, 수입 제한 덕분에 해외 대규모 농장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미국 정부가 8월부터 대부분 인도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 주요 수출기업의 대미 수출이 급감했다. 9월 인도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관세는 인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0.5~0.6%포인트 낮출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인도 정부가 미국 요구에 굴복해 무역협정에서 수입관세를 낮추거나 GMO 대두 금지 완화 시, 현지 대두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흉작, 농산물 가격 하락, 부채 증가는 인도 농촌 불만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인도 ‘연합 농민전선’ 쿠마르 카카는 미국 농민들은 정부 보조금과 넓은 토지를 누리기 때문에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인도 국민회의당 중앙주 농업홍보 담당 시로히는, 대부분 소농들은 무역협상 뉴스를 신경 쓰지 않지만, 젊고 기술에 밝은 농민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에 따르면, 미국은 50% 관세 인하의 교환 조건으로 뉴델리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고, 대두·옥수수·밀·유제품 등 미국 농산물에 대한 무역장벽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모디 정부는 농업 분야에서 양보를 거부했다.
인도 <민트>지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줄이는 데 동의하면 미국이 관세를 16%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모디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관세와 석유 간의 거래도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방안에는 미국산 비GMO 옥수수, 대두박 수입 확대도 포함될 수 있다.
그동안 인도 정부는 소농 생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협정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모디는 8월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인도의 농민, 목축민, 어민은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대상이라고 했다. 항상 그들 편에 서서 불리한 정책에 반대하고, 그들의 권익과 생계를 지키겠다고 했다. 인도는 농민 이익 문제에서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인도 농민들이 총리가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는 미-인도 무역전을 우리나라 농민과 너희나라 농민의 대결로 묘사한다. 양국 농민 모두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집단이라는 뜻이다.
첸펑은, 인도 농촌의 표와 농민 집단의 지지는 모디 정부의 정치적 안정에 매우 중요하며, 특히 최근 3차례 연속 총선에서 인도 인민당이 집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무역협상에서 모디 정부는 농민 이익을 반드시 고려해야 지속적인 정치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농업은 인도 경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농민 문제를 잘못 다루면 전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사회 안정, 경제 건전성, 집권 기반 유지라는 측면에서 농민 문제는 모디 정부가 미-인도 무역협상에서 결코 쉽게 양보하지 않을 핵심 쟁점이다.
미국은 국내 표를 위해 트럼프 정부가 인도에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주요 농작물에 대한 제한 해제와 저관세를 요구한다. 이는 미국 농민이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인도 언론은 이 문제에서 미·인 모두 타협 여지가 많지 않다고 우려한다. 양국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농업 분야가 미·인 무역 협상 교착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2025-11-04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OzpLMq7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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