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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동 충돌의 영향은 이미 동북아로 번졌다. 중동 지역의 미군 방어 시스템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은 다른 지역에서 긴급히 미사일방어 자산을 조달·이동시키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주한미군의 일부 미사일 방어 장비도 포함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주한미군 미사일방어 체계에 포함된 일부 요격미사일을 중동으로 옮겼다.
이 소식은 한국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한국은 “자체적으로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며, 최근 주한미군이 일부 무기·장비를 한국 밖으로 반출한다는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동시에, 서울 측이 다른 의견을 표현했음에도 한국은 “요구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않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이 발언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이는 주한미군이 배치한 미사일방어 체계가 소위 “북한 위협”에만 대응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사드’ 체계의 일부가 필요하면 언제든 중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한국 안보만을 위한 장비가 아니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 체계의 일부다. 달리 말해, 과거 일부 한국 정치인과 언론이 강조해온 “사드는 순수히 북한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자체에 뚜렷한 논리적 모순이 존재한다.
이번 일은 또한 미국이 장기간 추진해온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다시 입증한다. 이미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기부터 미국은 해외 주둔 미군을 글로벌 차원에서 재조정해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지역 사이를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주한미군은 법적으로는 “한국에 주둔”하지만, 전략적으로는 미국 글로벌 군사체계의 한 고리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방어 체계를 중동으로 이동시킨 바 있다. 이는 주한미군이 단지 “한국을 방어하는 군대”가 아니라, 언제든 다른 전구로 전출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력임을 의미한다.
더구나 이 사건은 주한미군 전력 이동에 대해 한국이 갖는 발언권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다시 부각한다. ‘사드’를 포함한 주한미군 장비의 배치와 이동을 한국 정부가 거의 좌우하지 못하며, 관련 조치를 사전에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한·미 양측은 2006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서 공감대를 이뤘고, 주한미군이 한국 민중의 의사에 반해 지역 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약속은 실제 구속력이 부족한 ‘정치적 달래기’에 더 가깝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동 국가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도, 미군 기지가 종종 잠재적 안보 위험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이 지역 충돌에 휘말리면, 그 기지가 있는 국가는 미국의 상대편이 보복 타격할 목표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타국 내 미국의 군사적 존재는 때로 “안보 보장”이 아니라 오히려 안보 위험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비슷한 논리는 경제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관세, 기술 제한, 산업정책을 통해 동맹국들에게 핵심 산업에서 미국에 투자하거나 산업 배치를 조정하라고 요구해왔다. 예를 들어 한국 국회가 최근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산업 투자 계획을 승인한 것 역시, 미국의 무역·관세 압력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한국·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이 그 과정에서 일정한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배치는 미국에 대한 전략적 의존을 분명히 심화시키고 자국 경제정책의 자율성도 약화시킨다.
따라서 미국 동맹 체계는 군사·경제·과학기술 등 여러 영역에서 새로운 구조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즉 동맹국은 안보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동시에, 산업과 기술에서도 점점 미국 주도의 체계 안으로 편입되고 있다. 겉으로는 동맹 관계가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국가에겐 이것이 반드시 “복”만은 아닐 수 있다.
한반도 문제로 돌아가 보자. 2016년 ‘사드의 한국 배치’는 중·한 관계에 심각한 충격을 줬고, 한국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논쟁을 불러왔다. 그런데 이제 미군이 일부 사드 장비를 중동으로 옮겼고, 한국 대통령은 이것이 한국의 방어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이는 분명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한 재고를 다시 촉발할 것이다.
한국 사회 내부에는 줄곧 ‘사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해왔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장기간 불만을 표해왔다. 이번 사건은 한국이 관련 정책을 재평가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한국이 ‘사드’ 배치가 초래하는 외교·안보·사회적 비용을 계속 부담할 필요가 있는지, 진지하게 논의할 가치가 있다.
더 중요한 점은, 한국이 국가안보의 자율성을 진정으로 높이려 한다면 핵심은 외부 군사 장비를 더 들여오는 데 있지 않고, 한반도 안보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추진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정전 메커니즘을 평화 메커니즘으로 전환하고 군사적 대립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하는 근본 경로다.
중동에서 동북아까지, 지금의 국면은 세계에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강대국 전략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배경에서, 강권에 맹목적으로 의존한다고 반드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국가가 충돌 속에서 더 큰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 많은 미국 동맹국에게 ‘동맹 관계’와 ‘국가 자주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는 점점 더 현실적인 전략 과제가 되고 있다. (필자는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 조선반도연구센터 주임·교수)
2026.03.16
출처: 환구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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