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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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기업인 중처스다이신차이(中车时代新材) 풍력 발전 블레이드 상차 작업 모습 (사진=바이두)

 

시장경제 체제 아래서도 중국 정부의 정책 의지는 국유기업이라는 강력한 실행 엔진을 통해 현실로 구현된다. 올해는 바로 그 엔진에 새 연료가 투입되는 해다.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이하 국자위)가 《중앙기업 '제15차 5개년(十五五)' 발전 규획 강요(纲要)》 편제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중앙기업이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추진체로 기능할 청사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ㅡ 왜 지금, 왜 국유기업인가?

 

중국 경제 구조에서 국유기업, 특히 국자위 산하 중앙기업은 단순한 시장 참여자가 아니다. 에너지·통신·방산·첨단 제조 등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지분을 쥔 이들은 정부 정책이 시장에 '착지'하는 통로이자, 민간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국가 의지를 대행하는 존재다.

 

'15·5 계획'이 시작되는 2026년, 국자위는 이 역할을 한층 더 명확히 했다. 지난 5월 12일 국자위 당위원회는 전문 회의를 열어 규획 강요 초안을 심의하면서, 중앙기업 규획과 국가 규획의 "심층 연계 및 협조 이행"을 핵심 원칙으로 못 박았다.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 실현이라는 장기 목표를 향해, 향후 5년의 중앙기업 행보가 국가 계획과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선언이다.

 

ㅡ 5대 핵심 과제 집중 공략: 중앙기업이 치를 다섯 개의 전선

 

국자위가 이번 규획의 핵심으로 제시한 것은 '5대 핵심 과제 집중 공략(攻堅戰)', 즉 다섯 개의 난관 돌파전이다. 각각은 독립된 과제이면서도 서로 맞물려 중앙기업의 질적 도약을 이끌도록 설계되어 있다.

 

첫째, 가치 제고전이다. '5대 가치'를 중심으로 지표 체계를 더욱 완비하고, 기업들이 올바른 성과관을 수립·실천하도록 이끈다. 산업 사슬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에너지·자원 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산업 포석을 위한 상징적 프로젝트들을 단계적으로 배치해 고품질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육성한다.

 

둘째, 혁신 선도전이다. 원천 혁신과 자주 혁신을 강화하여 국가 전략 수요에 밀착한 독창적·파괴적·선도적 과학기술 성과를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의 심층 융합을 위해 중간 시험 검증 플랫폼을 고품질로 구축·활용하고, 혁신 연합체의 수준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

 

셋째, 산업 고도화전이다. 핵심 기능 강화와 핵심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중앙기업 산업 체계의 전반적 도약을 추진한다. 전통 산업의 전환·고도화와 신흥 주력 산업 육성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한편, 국제화 경영 계획을 완비해 중앙기업이 글로벌 산업 사슬·가치 사슬 재편의 기회를 선점하도록 이끈다.

 

넷째, 개혁 역량 강화전이다. 국유자산·국유기업 개혁의 심화와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하며, 투명한 감독·관리를 강화한다. 대형 중앙기업의 '슬림화·체질 강화'를 적극 추진하여 기업 운영의 품질과 효율을 실질적으로 높인다.

 

다섯째, 당 건설 질적 향상전이다. 정치 감독의 구체화·정밀화·상시화를 추진하고, 당 건설을 기업 지배구조 및 생산 경영과 깊이 융합시킨다. 국유자산·중앙기업의 전면적인 종엄치당(从严治党: 엄격한 당정 쇄신, 엄격한 당 관리) 체계를 건전하게 완비하여 맑고 바른 정치 생태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간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대목은 '산업 고도화 핵심 과제 집중 공략'이다. 국자위는 핵심 기능 강화와 핵심 경쟁력 제고를 통해 중앙기업 산업 체계의 "전반적 도약"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전통 산업의 전환·고도화와 신흥 주력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중앙기업이 글로벌 산업 사슬·가치 사슬 재편의 기회를 선점하도록 이끈다는 구상이다.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중앙기업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전략적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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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전기장비그룹의 1000kV 교류 초고압 수통 GIL 공사 지원 현장 (사진=바이두)


ㅡ 혁신과 국제화: 두 개의 중점 과제 규획

 

이번 강요에는 본 규획 외에 과학기술 혁신과 국제화 경영 두 가지 중점 과제 규획이 별도로 편제된다. 국자위는 이 두 규획이 총칙·경로·조치·이행의 네 가지 측면에서 '15·5' 시기 발전 목표를 구체화하며, 편제 품질이 높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혁신 규획은 단순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넘어 "독창적·파괴적·선도적 과학기술 성과"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혁신 연합체의 업그레이드와 중간시험 검증 플랫폼의 고품질 구축을 통해, 연구실의 성과가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체계화하겠다는 것이다.

 

국제화 경영 규획은 중앙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더욱 전략적으로 설계한다. 글로벌 산업 사슬·가치 사슬이 재편되는 시기를 기회로 삼아, 중앙기업이 단순한 해외 투자자가 아닌 글로벌 가치 사슬의 설계자로 도약하는 것을 지향한다.

 

ㅡ 계획에서 성과로: 실행 메커니즘의 강화

 

국자위는 규획 편제 자체보다 실행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회의는 "규획 편제 성과를 중앙기업 고품질 발전의 실질적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 가지 실행 장치를 제시했다.

 

첫째, 연도 업무와 5개년 규획의 연계 강화이다. 매년의 사업 계획이 5개년 목표와 정합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장기 목표가 단기 실행으로 분절되지 않도록 한다.

 

둘째, 통합 조정 및 업무 연동이다. 국유자산·중앙기업 각 업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일체적으로 추진한다.

 

셋째, 심사·검토 강화이다. 중앙기업 규획에 대한 감독 기능을 높여 계획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한다.

 

■ 결론: 시장경제 속 국유기업의 역설적 위치

 

이번 국자위의 행보는 중국 경제 운영 방식의 본질을 다시금 보여준다.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도, 국가 전략의 실행은 시장에만 맡기지 않는다. 중앙기업은 그 간극을 메우는 존재다. 민간 기업이 수익성 논리에 따라 기피하는 장기·고위험 전략 투자를 중앙기업이 담당하고, 정부의 정책 신호를 산업 현장에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채널이 된다.

 

'15·5 계획'의 첫해인 2026년, 중앙기업은 단순한 국유기업이 아닌 국가 전략의 실행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선명히 하고 있다. 5대 핵심 과제 집중 공략의 성패는 곧 중국이 2035년 현대화 목표를 향해 얼마나 착실히 나아가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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