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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멈추면 정의도 멈춘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일본 자본 니토덴코의 ‘먹튀’와 노동자 탄압에 맞서, 그들의 싸움은 이제 APEC 정상들이 모이는 경주로 향한다.
21일, 구미시청 앞. ‘APEC 투쟁단’은 거센 구호와 함께 출발을 알렸다.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구미에서 대구·경산을 거쳐 경주까지. 이 행진은 단순한 도보가 아니다. 600일 고공농성과 4년에 걸친 투쟁 끝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결심의 발걸음이다.
첫 경유지인 대구에서 노동자들은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행진하며 “외투 자본의 무책임한 철수,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앞 결의대회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약속을 어겼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은 “고용승계와 먹튀 방지법을 약속하고도 두 달째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정부와 여당이 외투 자본의 방패막이가 될 셈이냐”고 강하게 규탄했다.
엄상진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비정규직 대량 해고, 누더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노조 무력화. 민주당이 ‘노동존중’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일갈하며, “금속노조는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민주당이 아니라 노동자 투쟁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선언했다.
남춘미 대구여성노동자회 대표는 “고공농성 600일, 온라인으로 함께 그 시간을 버텼다”며 “글로벌 자본의 탐욕에 맞서는 옵티칼 노동자들은 이 시대의 자랑이다. 그날까지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석준 대구경북자주통일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먹튀자본에게 특혜를 주고도 정부는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편이 아닌 자본의 대변인으로 남을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은 “우리가 땅으로 돌아온 것은 정부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약속은 아직도 공허하다. 옵티칼 노동자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투쟁단은 22일 경산, 23일 경주로 행진을 이어간다. 28일에는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 토론회를, 29일에는 연대기도회를 통해 국내외 노동자 연대를 넓힐 예정이다.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옵티칼 사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묵인 아래 외국자본이 세금과 혜택만 챙기고 노동자를 버리는 구조적 문제다. 니토덴코는 화재보상금 647억 원을 수령하고도 공장을 폐쇄했고, 일부 인력을 일본 본사로 전출시키며 책임을 회피했다.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태원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의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발언은 분노에 불을 지폈다. 정부와 여당이 약속한 ‘먹튀방지법’은 여전히 공회전 중이다.
하늘 위에서 600일을 버텼던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땅으로 내려온 것은 정부가 “해결하겠다”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옵티칼 노동자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행진은 APEC을 향하고, 그들의 외침은 한국 사회의 책임을 향한다.
자본이 아닌 사람, 기업이 아닌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그날을 위해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은 오늘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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