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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의 교섭 회피에 맞서 마침내 쟁의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12월 15일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은 행정법원 판결과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다”며 “원청은 즉각 교섭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상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 등이 참석했다.
법원 판결에도 교섭 거부하는 원청
2025년 7월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다.
이미 중앙노동위원회가 같은 취지의 판정을 내린 바 있었고, 법원이 이를 최종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두 기업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최종 확정판결 결과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상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고용노동부가 2018년부터 현대제철의 불법파견 사실을 알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과 탄압 속에 내몰려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도, 판결도 무시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스스로의 판정 지켜야 한다”
이김춘택 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한화오션은 중앙노동위와 법원 판정을 모두 무시하며 여전히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재벌 대기업의 오만함이자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위원회법상 중앙노동위의 판정은 행정소송 중에도 효력이 유지된다”며 “중앙노동위는 자신이 내린 판정에 따라 쟁의조정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무장은 또한 “조선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고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이 1조 원이 넘는데도, 하청업체들은 빚으로 버티고 노동자는 임금 삭감에 시달린다”며 “이 구조를 바꾸려면 원청과의 직접 교섭과 파업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법 개정, 현장에서 실질화돼야”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쟁의조정이 “노동 3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중 하나라도 막히면 나머지 권리도 무용지물”이라며 “원청이 교섭을 회피하는 한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노조법 2조·3조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퇴색돼서는 안 된다”며 “원청 교섭을 통한 쟁의권 확보로 법의 실효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법보다 앞선 투쟁으로 길을 연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현대제철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교섭을 실현하기 위해 쟁의조정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원청 교섭이 무산될 경우 쟁의행위를 포함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불법파견과 사용자성 부정, 교섭거부 등에 대해 정부가 침묵한다면, 개정 노조법도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싸움은 모든 하청노동자의 등불이자 권리 회복의 출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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