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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고등법원이 한국전력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도서전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1심과 동일하게 노동자 전원의 직접고용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한국전력이 형식상 하청업체를 내세웠을 뿐, 실제로는 노동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해온 ‘진짜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3년 1심 승소 이후 3년 만에 다시 확인된 결과다. 법원이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구조를 연속으로 인정하면서, 한국전력이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카톡 지시·직접 교육”… 법원, 불법파견 전면 인정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전력의 현장 통제는 사실상 ‘직접고용 노동자’와 다를 바 없었다.
법원은 △카카오톡을 통한 직접 업무지시 △세부 업무처리지침 제공 △직접 교육·훈련 실시 △업무평가 및 노무관리 개입 △원청 관리자 상시 통제 등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형식은 도급이었지만, 실질은 원청의 직접 지휘·명령 체계였다는 것이다. 이는 파견법상 명백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노조는 “한국전력이 ‘사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해온 모든 변명이 법원에서 무너졌다”며 “이제 남은 건 즉각적인 직접고용 이행뿐”이라고 밝혔다.
“직접고용 요구하자 전원 해고”… 판결 피해간 한전
문제는 판결 이전부터 한국전력이 보여온 태도다. 지난해 8월 14일, 하청업체 JBC(구 전우실업)는 ‘경영상 이유’를 내세워 도서전력지부 조합원 전원을 집단 해고했다.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소송을 포기하지 않고, 한전 자회사 전적을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직접고용을 요구한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보복 해고’를 단행한 셈이다. 해고 이후 노동자들은 생계와 투쟁을 동시에 이어가야 했다. 이 과정에서 울릉도사업소 조합원 고(故) 이병우 씨는 극심한 생활고와 건강 악화 끝에 세상을 떠났다.
노조는 이를 두고 “직접고용을 회피한 공공기관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았다”며,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공공기관이 ‘최악의 사용자’… 구조적 외주화가 부른 비극
도서전력 노동자들은 섬 지역 전력 설비를 유지·보수하며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 왔다. 공공성이 가장 높은 업무임에도, 이들은 수년간 하청 신분으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법률 분쟁이 아니라 공공부문 외주화 정책이 만든 구조적 참사라고 지적한다. “위험하고 필수적인 업무는 비정규직에게 떠넘기고, 책임은 하청에 전가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모범 사용자여야 할 공기업 한국전력이 오히려 민간기업보다 더 노골적으로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판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 즉각 직접고용 이행하라”
공공운수노조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도서전력 해고자 전원 즉각 복직 ▲한국전력 직접고용 즉시 이행 ▲항소·상고 등 시간끌기 중단 ▲공공부문 불법파견 전면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법원은 이미 답을 냈다. 이제 선택은 한국전력과 정부의 몫이다. 법원이 두 번이나 사용자 책임을 인정했는데도 직접고용을 미루는 것은 공공기관의 직무유기”라며 “더 이상의 지연은 또 다른 해고와 죽음을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전력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전국적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직접고용 쟁취 없이는 단 하루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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