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노조법 시행 앞두고 ‘원청 책임 무력화’ 시험대 오른 노동권
등록일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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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세종물류센터 120명 집단해고 해결! 한국GM 직영정비사업소 폐쇄 철회!
한국GM 특별근로감독 실시! 찢겨진 노란봉투법에 대한 답변 촉구 기자회견을  청와대 앞에서 하고 있다.
 

“20년 일했는데, 노조 만들자마자 해고됐습니다.”  

 

1월 22일 오전 청와대 앞.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한국GM 세종물류센터 해고노동자들은 작업복을 입고 섰다. 가슴에는 더 이상 효력이 없는 사원증이 달려 있었다. 이들은 그 사원증을 벗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퍼포먼스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민주노총, GM부품물류지회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20명 집단해고 철회 ▲직영정비사업소 전면 폐쇄 중단 ▲한국GM 특별근로감독 실시 ▲‘찢겨진 노란봉투’ 답변 촉구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업장 분쟁이 아니다.  노동계는 이를 “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 사용자 책임을 무력화하려는 자본의 선제적 노조 파괴”, 더 나아가  “외투자본 구조조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국가의 실패”로 규정한다.

 

사건의 본질:  “일은 그대로, 사람만 잘렸다”

세종물류센터 노동자들은 한국GM 완성차 부품을 전국 정비망에 공급하는 핵심 물류업무를 맡아왔다. 형식상 하청이지만, 설비·장비·작업지시·업무체계 모두 원청 한국GM 통제 아래 있었다.

 

노동자들은 오랜 기간 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이 승계되는 관행 속에서 일해왔다. 사실상 상시·지속 업무였다. 그러나 노조 설립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원청 한국GM은 하청업체 우진물류 계약을 해지했고, 새 업체 정수유통과 계약하면서 기존 노동자 전원을 배제했다.

 

12월 31일, 120명 전원 해고 통보.

일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류센터도 그대로다. 사라진 것은 ‘노동자’뿐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이번 해고를 “경영상 이유가 아닌 노조 탄압 목적의 표적 해고”로 보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용태 GM부품물류지회 지회장은  “우리가 원한 건 단지 노조할 권리, 인간답게 일할 권리였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건 집단해고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왜 지금인가…‘노조법 개정’ 앞둔 자본의 선제 공격

이번 사태의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곧 시행되는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은 원청 사용자 책임과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청노동자들도 실질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셈이다.

 

이는 대기업 원청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그동안 ‘하청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해온 구조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법이 시행되기 전에 노조를 없애버리겠다는 것. ‘노조 만들면 업체 폐업’이라는 공포를 심어 다른 사업장까지 위축시키려는 신호탄이다.” 실제 이런 방식은 한국 사회 간접고용 구조조정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또한  한국GM의 이번 조치를 "업체 폐업 → 계약해지 → 집단해고 → 신규업체 재고용 선별채용. 법망을 피해 ‘합법 해고’처럼 포장하지만, 실질은 노조 파괴다. " 라고 해석한다.  이번 사건이 방치될 경우, 개정 노조법 자체가 현장에서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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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세종물류센터 120명 집단해고 해결! 한국GM 직영정비사업소 폐쇄 철회!
한국GM 특별근로감독 실시! 찢겨진 노란봉투법에 대한 답변 촉구 기자회견을  청와대 앞에서 하고 있다.

 

직영정비사업소 폐쇄…‘한국 철수 시나리오’ 반복되나

문제는 물류센터만이 아니다.  한국GM은 전국 9곳 직영정비사업소도 전면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비는 완성차 기업의 핵심 기능이자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영역이다. 이를 외주화한다는 것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언제든 한국 사업을 축소·철수할 수 있도록 ‘몸집을 가볍게 만드는 구조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GM은 이미 군산공장 폐쇄, 부평2공장 폐쇄, 물류센터 매각, 부동산 자산 처분을 이어왔다.  그 사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이익 상당액은 로열티 명목으로 본사에 송금됐다.

 

금속노조는 “공장은 닫고, 자산은 팔고, 이익은 해외로 보내고, 남은 노동자까지 해고한다. 이게 ‘먹튀 구조조정’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공적자금 8,100억…그런데 정부는 어디에 있나

더 큰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한국GM은 2018년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8,100억 원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조건은 ‘한국 사업 유지’와 ‘고용 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일은 정반대다. 공장 폐쇄, 외주화, 매각, 집단해고. ..그럼에도 산업은행,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어느 곳도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다.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혈세는 지원하고, 구조조정은 방치한다. 이러면 정부가 아니라 자본의 하청기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동부는 대량해고와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명백한 상황에서도 특별근로감독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 행정 소극성이 아니라, ‘노동존중’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 신뢰 자체를 무너뜨리는 문제라는 지적이 다.

 

“우리는 매일 출근한다”…해고자들의 멈추지 않는 투쟁

해고노동자들은 지금도 매일 물류센터로 출근한다.  출근투쟁을 마치면 현장을 청소하고 설비를 점검한다.

“언제든 돌아가기 위해서”다. 이 장면은 이번 싸움의 본질을 보여준다. 이들은 ‘새 일자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일하던 자리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요구다. 20년간 이어진 고용승계 관행, 상시지속업무, 실질적 원청 통제.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정당성이 높은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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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시민 1,068명이 '찢겨진 노란봉투'에 담아 보낸 메 시지는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연대하고, 법이 제대로 작동하길 바라는 절박한 염원이 담겨있는 항의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있다.

 

시험대 오른 정부…한국GM 사태는 ‘전국의 문제’

한국GM 세종물류 사태는 한 사업장의 갈등이 아니다. 이 싸움의 결과에 따라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이 살아날지, 원청 책임이 실질화될지,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작동할지, 외투자본 구조조정을 국가가 통제할 수 있을지 모두 판가름 난다. 노동계가 “전국적 투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이유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가 침묵하면 자본은 더 잔혹해진다. 우리는 해고를 되돌리고 일터를 되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노조할 권리를 해고로 짓밟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청와대 앞에 놓인 120개의 사원증. 그것은 해고 통보장이 아니라, 이 사회 노동권의 현주소를 묻는 질문장이다. 이 질문에 정부가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남은 길은 투쟁뿐이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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