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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에 속한 하청 노동자들이 대규모 원청교섭 요구에 나섰다. 금속노조 산하 24개 하청 지회·분회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13개 원청사를 상대로 교섭을 공식 요구했으며, 교섭 요구에 참여한 조합원 수는 최소 7,040명에 달한다.
이번 원청교섭 요구는 지난 13일 열린 금속노조 제2차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는 1월 23일까지 준비가 완료된 하청 조직을 중심으로 원청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으며, 이후에도 추가로 교섭을 준비 중인 하청 단위가 있어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곳은 경기지부 현대자동차남양비정규직지회, 전북지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충남지부 현대자동차아산사내하청지회,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울산) 등 4개 지회다. 이들 지회의 조합원 수는 878명이며, 소속 하청업체는 44곳이다.
한화오션을 상대로는 경남지부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교섭을 요구했다. 조합원은 750명, 하청업체는 22곳이다.
현대제철을 대상으로는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충남지부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등 3개 지회가 교섭을 요구했으며, 조합원 수는 2,536명, 하청업체는 19곳이다.
현대모비스 원청교섭에는 울산지부 울산현대모비스지회와 충남지부 현대모비스아산지회·천안지회·서산지회·아산물류지회 등 5개 지회가 참여했다. 조합원은 2,113명이며, 하청업체는 2곳이다.
이 외에도 한온시스템, SECO서진산업, SHB, 한국지엠, 비엠아이,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기아자동차 등을 상대로 한 원청교섭 요구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30개 하청업체가 참여했으며, 기아자동차 동희오토분회는 12개 하청업체 소속 조합원들이 교섭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원청교섭을 요구한 24개 지회 조합원이 속한 하청업체 수는 최소 143곳이다.
금속노조는 “각 지회는 단일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속해 있어, 교섭이 성사될 경우 원청은 개별 하청이 아니라 금속노조와 교섭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가 올해 1월부터 원청교섭을 본격적으로 요구하는 배경에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례 법리가 확립된 점 △개정 노조법 시행령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 적용이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현실 등이 있다.
금속노조는 “원청교섭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개정 노조법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본 판례를 입법화한 것”이라며 “금속산업 노사는 매년 1월 교섭을 개시해 온 관행과 질서가 있다. 원청교섭도 예외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청교섭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시행령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시행령에 근거한 원청교섭을 금속노조는 거부한다. 시행령은 폐기돼야 하며, 교섭은 노사 자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원청교섭 요구의 핵심 의제는 산업안전보건과 작업환경 개선이다. 금속노조는 “요구 내용은 사용자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항”이라며 “제조업에서 하청 노동자의 중대재해율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계약 유지를 이유로 산재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숨은 산재’ 문제 역시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실제 산업재해 지표를 보더라도 상황은 심각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경우 원청 노동자 재해율은 2021년 0.52%, 2022년 0.58%, 2023년 0.7%, 2024년 0.65%인 반면, 하청 노동자 재해율은 같은 기간 각각 0.65%, 0.9%, 0.8%, 0.6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개선은 미미하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망한 노동자 23명 중 16명이 하청 노동자였으며, 2024년 조선소 산재 사망자 24명 가운데 최소 19명이 하청 노동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도 포함돼 있다.
금속노조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최우선 가치”라며 “가짜 사장 뒤에 숨은 원청사를 상대로 하청 노동자의 빼앗긴 노동3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부터 원청교섭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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