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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불법파견 사건을 둘러싸고 노동계가 대법원의 책임 있는 본안 심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25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이 아닌 본안 심리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현대제철 불법파견 사건은 단순한 개별 노동 분쟁이 아니라 10년 넘게 이어진 장기 소송으로, 수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생존과 존엄을 걸고 싸워온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법원의 판단은 제조업 전반의 사내하청 구조와 원청 사용자 책임 범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국가기관의 판단이 반복적으로 내려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동일 노동에 대한 차별 시정을 권고했고, 고용노동부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소송으로 대응해 왔다.
법원의 판단은 1심과 2심에서 엇갈렸다. 1심은 협력업체와의 계약이 형식상 도급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보고, 현대제철의 직접고용 의무를 폭넓게 인정했다. 반면 2심은 공정별로 판단을 세분화해 일부 공정에 대해서만 파견성을 인정하고, 나머지 공정은 적법 도급으로 판단했다.
노동계는 이러한 판단 차이가 오히려 대법원 심리의 필요성을 더욱 키운다고 보고 있다. 동일 사업장 내에서 공정별로 불법파견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지, 원청의 지휘·명령과 협력업체의 독립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자들은 “심리 없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심리불속행 제도를 이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사법부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법원이 본안 심리를 통해 현장의 실질과 법리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고, 향후 유사 사건에 적용될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노조법 개정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원청이 실질적인 지배력과 결정권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법부의 판단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속노조는 “사법부가 이 사건을 외면한다면 제조업 하청 노동자들이 권리를 확인받을 통로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반대로 책임 있는 심리를 통해 기준을 세운다면 노동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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