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 "기업이 아들을 죽였다"…노동계 "안전보다 이윤 앞세운 구조가 낳은 비극"
등록일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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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경기 평택 안중장례문화센터에서 
'HL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故 김승모 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사진=금속노조 만도지부)

 

31일 오후 경기 평택 안중장례문화센터에서 열린 'HL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노동자 추모문화제'는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를 넘어, 산업재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유가족과 노동조합,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며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주최 측은 "HL만도는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과 유가족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휴가를 이유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생산라인 재가동만 서두르고 있다"며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제 아들도 스물여섯 살 청년 노동자"라며 "김승모 노동자의 얼굴을 보니 아들 생각이 많이 났다. 무너진 현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끝까지 고민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울림은 유가족의 증언이었다.

 

고 김승모 노동자의 아버지는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그 좁은 기계 안에서 아들이 피할 틈이 없었다는 것을 보고서야 현실을 깨달았다"며 "천재지변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사고였다. 지금도 기업이 내 아들을 죽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울먹였다.


이어 "비정규직이지만 큰 회사에서 일하니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다"며 "우리 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환경에서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청년들을 어른들이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어머니는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조금만 안전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며 "이익 때문에 불법을 묵인하고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긴 사람들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위험한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끝까지 HL만도의 책임을 묻고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2021년 평택항 산재로 숨진 고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제훈 씨도 추도사에서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터에 간 것이지 목숨을 버리러 간 것이 아니다"라며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고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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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경기 평택 안중장례문화센터에서 
'HL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故 김승모 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사진=금속노조 만도지부)

 

노동·시민사회는 이번 사고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안전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송성영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한 사람의 죽음은 숫자가 아니라 한 가족의 삶"이라며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모든 노동자의 생명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가동 중인 설비에 인터락(안전연동장치)이 없었고, 두 하청업체의 작업을 조율할 안전관리자도 없었다"며 "사과도,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도 없이 작업 재개만 서두르는 HL만도의 태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와 같은 현장에서 싸워온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지회장은 "사고조사 내용을 보면서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사고와 너무도 닮아 분노했다"며 "유가족들이 싸우는 어느 현장이든 함께하겠다"고 연대를 약속했다.

 

정상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올해만 해도 수많은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사고가 날 때마다 노동부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의 목소리보다 기업의 의견을 먼저 듣는다. 죽음의 행렬을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금속노조 만도지부 지부장은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났지만 회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유가족의 요구와 노동조합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으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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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경기 평택 안중장례문화센터에서 
'HL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故 김승모 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사진=금속노조 만도지부)

 

이날 추모문화제는 추모공연과 헌화 속에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고 김승모 노동자의 이름을 기억하며, 그의 죽음이 또 다른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원청 책임, 작업환경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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