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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물질과 운동의 불가분성
물질 개념은 모든 실재의 일반적인 본질에 대한 규정이다. 그러나 이 본질은 직접적인 형식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와 성질을 지닌 구체적 존재 속에 내재해 있다. 물질 형태는 무수히 다양하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는 물질이 운동 속에서 존재하며, 운동을 그 존재 방식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엥겔스가 지적했듯이 운동은 물질의 존재 방식이며, 물체의 속성은 오직 운동 속에서만 드러난다. 따라서 물질의 운동 형식을 인식한다면 물질 자체도 인식하게 된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물질관은 운동관, 시공간 관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질에 적용된 운동은 일반적인 변화이다. 물질과 마찬가지로 운동은 최고 수준으로 추상화된 철학 범주로서 자연계, 인류 사회 및 인간 사유의 변화를 포함한 모든 변화와 과정의 일반적인 본질을 포괄한다. 세계에는 물질 없는 운동도, 운동 없는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다. 둘은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물질은 운동의 담지체이자 모든 운동과 발전의 실재적인 기초이다. 운동은 물질의 본질적 속성이며 모든 물질 형태의 존재 방식이다. 이는 운동의 기초와 원인이 물질 자체, 즉 물질 내부의 모순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현실적 물질 형태는 상반된 성분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재적 모순이 사물이 영원히 운동 상태에 있는 근원이다. 사물 간의, 그리고 사물 내부 요소 간의 상호작용이 전체 물질세계의 운동을 구성한다. "운동은 물질 자체와 마찬가지로 창조될 수도, 소멸될 수도 없다."(엥겔스, <자연변증법>)
물질은 항상 운동하며, 운동하지 않는 물질은 없다. 이는 운동이 보편적이고 영원하며 무조건적이어서, 절대적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변증법적 유물론은 물질이 일정한 정지 상태와 안정적 형식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다만 이러한 정지와 안정은 절대적이 아니라, 일시적이고 조건적이므로 상대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지는 운동의 특수한 상태이다. 운동의 절대성과 정지의 상대성은 물질 운동의 두 속성으로, 운동의 절대성을 전제로 하면서 상대적 정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역할을 충분히 강조해야 한다. 상대적 정지를 무시한 운동 논의는 모든 것을 파악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상대주의와 궤변론으로 이어질 것이다.
ㅡ 시공간: 물질 운동의 객관적 존재 형식
운동하는 물질은 시간과 공간을 자신의 존재 형식으로 삼는다. ‘과거’, ‘현재’, ‘미래’, ‘오래됨’, ‘짧음’ 등의 표현은 시간의 형식이나 관계를 나타낸다. 시간의 특징은 일차원성 또는 비가역성(非可逆成)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향하는 단일 방향만 존재하며 되돌릴 수 없다. 이 비가역성은 물체의 운동 속도가 광속보다 작다는 조건에 의해 제약된다. 즉 운동 속도가 광속보다 작다는 조건에서, 물체가 광속을 초과하여 운동하면 시간이 역류할 수 있다. 그러나 광속은 우주의 극한 속도로 어떤 물체도 초과할 수 없다.

‘위치’, ‘장소’, ‘거리’, ‘체적’, ‘각도’ 등은 공간의 형식이나 관계를 표현한다. ‘사건’, ‘과정’ 등이 주로 시간적 특성에서 대상을 나타낸다면, ‘물체’, ‘사물’ 등은 주로 공간적 특성에서 대상을 표현한다. 공간의 특징은 3차원성으로 모든 물체는 길이, 너비, 높이의 세 방향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여 4차원 시공간이라 부른다.
시간과 공간은 물질 운동과 분리될 수 없다. 시간은 공간에서의 물질 운동을 통해 측정되고 인식된다. 물질 운동이 없다면 시간은 측정 불가능한 신비로운 것이 된다. 시간과 공간의 특성은 물질 운동에 의해서 결정되며, 서로 다른 영역의 물질 운동의 특성이 해당 시공간 특성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저속 영역에서는 뉴턴 역학이, 광속에 근접한 영역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시공간 특성을 설명한다. 사회 영역에서는 "시간은 인류 발전의 공간"이다. 물질 운동이 시간과 공간의 본질이며,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물체의 상호작용이 시공간의 본질임을 보여준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공간과 시간에 관한 학설은 더 이상 물리학의 나머지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 물체의 기하학적 성질과 시계의 운동은 모두 중력장과 관련이 있으며, 중력장 자체는 물질에 의해 생성된다."(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의 기초>)
물질 운동도 시간과 공간을 떠날 수는 없다. 감지할 수 있는 객관적 실체로서의 물질은 항상 공간적, 시간적 특성을 갖는다. 운동은 공간과 시간을 통해 표현된다. 거시적 영역이든 미시적 영역이든 물질 운동은 모두 공간적, 시간적 특성을 가지며, 측정 단위만 다를 뿐이다. "모든 존재의 기본 형식은 공간과 시간이며, 시간 외의 존재는 공간 외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는 일이다."(엥겔스, <반뒤링론>)
시간과 공간이 물질 운동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객관성을 보여준다. 이는 물질 운동의 존재 형식으로서, 물질 운동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식에 의존하지 않는 객관적 존재임을 나타낸다. 시간과 공간의 객관적 실재성은 불변하고 무조건적이므로 절대적이다. 동시에 그 구체적 형태와 특성은 가변적이고 조건적이므로 상대적이다.
ㅡ 뉴튼의 ‘절대시공간론’과 형이상학적 유물론
형이상학적 유물론은 시간과 공간을 운동하는 물질과 분리시킨다. 이들이 물질 운동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물질 형태와 운동 형식의 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절대 불변의 특성을 가진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 시간은 물질 운동과 무관한 절대적으로 균일하게 흐르는 순수한 지속성이며, 공간은 물질과 분리된 절대적으로 비어 있는 틀로서 물질이 그 안을 채울 수 있으나 그 자체는 불변하다고 간주한다.
뉴턴의 시공간 관이 바로 이러한 입장을 대표한다. 뉴턴에 따르면, "절대적이고 진정하며 수학적인 시간은 그 자체로 흐르며, 그 본성으로 인해 균일하게, 다른 어떤 외부 사물과도 무관하게 흐른다"고 하였다. 또 "절대적인 공간은 그 본성상 외부의 어떤 사물과도 무관하게 영원히 동일하고 부동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뉴턴 역학의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 개념이다.
ㅡ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변증법적 유물론의 입증
그러나 현대 과학은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및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객관적 실재성을 확증하는 동시에, 시간과 공간이 물질 운동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물질의 운동과 질량이 시간과 공간의 특성 및 변화 형식을 제약한다는 것을 심오하게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은 광속 불변을 통해 시간 개념을 재정립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어떤 사건의 시간적 선후 순서는 확정적이며 불가역적이다. 예컨대 포탄은 항상 먼저 발사된 후 땅에 떨어지며, 발사와 착지가 동시에 일어날 수 없고 더욱이 먼저 땅에 떨어진 후 발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두 사건의 ‘동시성’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동시’ 또는 ‘비동시’는 운동하는 물질 체계와 연관되어야만 확정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발생한 두 사건이 지상에서 보면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보여도, 고속으로 운동하는 관찰자에게는 동시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는 ‘동시’라는 개념이 물질 운동 상태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변하는 시간은 없으며, 절대 불변의 동시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또한 물질 객체가 공간적 확장성과 시간적 지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다른 물질 운동 체계에서 이러한 특성들도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임을 밝혀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의 길이는 서로 다른 운동 체계에서 같지 않으며, 운동 속도가 증가할수록 짧아진다. 즉, 공간의 확장성은 물질 운동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시계의 시간 간격도 서로 다른 물질 체계에서 같지 않으며, 운동 속도가 증가할수록 느려진다. 즉, 시간의 간격성도 물질 운동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 시간과 공간의 특성이 물질 운동 속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밝혔지만, 시간과 공간과 장(場)이라는 물질 형태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지는 못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이 관계를 더 발전시켜, 공간과 시간이 장(場)이라는 물질 형태와 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밝혔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장이 존재하는 시공간은 휘어져 있으며, 중력장이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약한 시공간은 평평하다. 또한 물질의 질량이 클수록, 분포가 밀집될수록, 중력장이 강할수록, 시공간도 더 많이 휘어진다. 이렇게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시공간 곡률과 중력장, 질량 밀도의 관계를 밝히고, 시간, 공간, 물질 운동이 분리될 수 없다는 중요한 철학적 결론을 제시했다.
현대 과학의 발견이 뒤집은 것은 형이상학적 시공간 관이며, 그 대신 변증법적 유물론의 시공간 관을 입증했다. 물질 구조와 운동 형식에 관한 지식의 발전이 물질의 객관적 실재성을 부정하지 않듯이, 시공간 개념의 발전도 공간과 시간의 객관적 실재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진리는 발전할 뿐 뒤집히지 않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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