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판(董一凡)/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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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6일 저녁,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영국을 방문했다. 이번 영국 방문은 그가 지난 7월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EU 집행위원장 폰데어라이엔과 미·EU 무역협정을 체결한 이후 다시 영국을 찾은 것으로, 두 번의 임기 중 두 번째 국빈 방문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번 방문에서 영국 측으로부터 최고의 예우를 받았으며, 영국 왕실은 그를 위해 성대한 행사를 준비했다. 영국 총리 스타머 역시 정상외교의 역할을 십분 발휘했으며, 올해 들어 트럼프와의 양자 및 다자간 교류가 빈번하게 이뤄져 영미 관계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지정학적 불안정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대서양 동맹의 흔들림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영국과 미국은 전통적 동맹이나 문화적 혈연 관계를 넘어, 각국의 이익, 특히 경제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양국 간 교류를 중시하고 있다.

 

영미 양국 모두에게 현재 시점에서의 고위급 방문은 정치적 상징성을 넘어, 각국의 내부 갈등과 압력을 교묘히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영국의 경우, 노동당 정부는 경제 공약 이행,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위기 대응, 이민 문제에 대한 국내 시위, 영국개혁당 등 극우 세력의 부상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번 트럼프의 고위급 영국 방문은 영국이 국내외 여론에서 국제적 위상을 부각시키고, 트럼프와의 대화 상대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역시 반이민 정책으로 인한 반발,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한 데 따른 논란 등으로 정치적 자산이 소모되고 국내 분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교, 특히 경제·무역 분야에서 ‘빅딜’과 ‘협력 모델’ 창출에 대한 욕구가 더욱 절실해졌다.

 

영미 양측은 외교적 노출도 확보 외에 경제·무역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영국은 EU, 일본, 한국 등 다른 동맹국들보다 더 큰 ‘특혜’를 받은 듯하다. 영국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산업 투자 요구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술 번영 협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310억 파운드(약 54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겉으로 보기엔 영국이 외교적 수단을 통해 경제·무역 분야에서 큰 성과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관련 협력은 산업 공급망 안전, 기술 주도권, 거시적 경제·무역 구도의 전면적 경쟁과 맞물려 있으며, 양측 모두 구체적 이익을 놓고 계산을 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의 현재 경제 비전을 보면, 영국은 ‘안전 경제학’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올해 ‘현대 산업 전략’과 인공지능,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구체적 진흥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전략적 신흥 산업 발전 기회를 잡아 영국의 장기적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복지와 보장 최적화까지 동시에 추구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려면 기업 투자와 프로젝트 실현이 필수적이다. 영국은 자체 재정 능력과 경제 규모로는 신흥산업에 충분한 보조금을 제공해 기업 투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영국 경제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필자와의 대화에서 “영국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영국은 청정에너지, 원자력 등 산업 발전에 자금 부족과 높은 비용 문제를 겪고 있다. 따라서 기업과 프로젝트 유치가 산업 전략 실현과 영국의 투자 환경 개선을 증명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영국 인공지능과 원자력 산업에 투자 강화를 약속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디지털 거대기업이 진출을 선언한 것은 인공지능 등 산업의 지역별 계획 실현에 마중물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프라·산업 공급망 하위 분야도 동반 성장하고, 영국의 풍부한 교육·연구 자원과 개방적 시장 등 소프트 자산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스타머 정부 입장에서 미·영 간 협력 프레임은 ‘공짜 점심’이 아니라, 미국이 전략적 구상에 따라 ‘숨은 가격표’를 붙인 것일 수 있다. 기술 및 공급망 동맹 측면에서 ‘기술 번영 협약’ 등은 관련 산업의 규제 기준·허가 절차·기술 안전 심사 등 협력 메커니즘 구축을 포함한다. 이는 영국이 프로젝트를 얻는 동시에 미국의 기술 표준과 안전 체계에 더 깊이 연결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영국이 서방 기술·경제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인 만큼, 미국 기술 진영에 더 가까워질수록 인공지능·핵심 인프라 등 분야에서 미국의 규칙 영향력과 시장 우위가 강화될 것이다.

 

미국이 관세 위협을 활용해 경제·무역 관계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영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미국은 영국을 ‘모범 프로젝트’로 삼아, 영국이 미국과 가장 먼저 양자 무역 의향 협정을 맺는 국가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은 관세 약속의 차이를 활용해 각국이 미국에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전략도 구사한다. 예를 들어, 영국이 자동차에 대해 받은 10% 관세 상한은 EU·일본·한국(각 15%)보다 낮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대미 무역흑자가 큰 경제권에 압박을 가해 향후 구체적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한편, 서방 진영과 주요 경제권 내에 ‘미국에 잘 보이기 경쟁’을 유도해 무역 일방주의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임을 보여준다.

 

영국 입장에서 영미 고위급 정상외교는 ‘체면도 얻고 실리도 챙긴’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관련 협력으로 인해 전략적 핵심 산업의 대외 협력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희생해야 할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미국이 점점 더 신뢰하기 어렵고, 자국 이익만 앞세우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노동당 정부가 관련 지정학적 경제 이익을 어떻게 균형 있게 조정할지 큰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필자: 베이징외국어대학교 국가 및 지역연구원 부연구원)

 

2025.09.19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ONcmVxnO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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