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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동자 임금 착취를 막기 위한 이른바 ‘중간착취 방지법’과 노동감독 행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노동계는 이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원청 책임 규정과 적용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안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소관 노동관계 법률안 3건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안 △근로기준법 개정안(중간착취 방지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안은 근로감독관의 명칭을 ‘노동감독관’으로 변경하고 직무·권한·의무 및 업무 절차를 명확히 규정해 노동감독 행정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앙노동감독관(고용노동부 소속)과 지방노동감독관(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구분하고, 노동관계법령 위반 수사는 중앙노동감독관이 담당하도록 했다. 또한 일부 사업장 감독 권한을 17개 광역지자체에 위임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하청 구조에서 발생하는 임금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도급계약을 체결할 경우 발주자가 하청업체에 비용을 지급할 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업비와 구분해 매월 지급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하청업체가 인건비를 관리비나 수수료 명목으로 빼돌리는 ‘중간착취’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임금체불 처벌도 강화돼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은 모두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며, 민간 영역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다단계 하청 구조가 만연한 건설업과 조선업 등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은 사업주가 재해예방 활동을 인정받아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은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그동안 감면받은 보험료를 재산정해 다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을 경우 작업중지를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산재 노동자에게 국선 대리인을 지원하는 근거를 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13일 성명을 내고 “중간착취 방지법 통과는 원청 책임 강화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법은 원청이 지급한 인건비가 중간에서 새지 않고 노동자에게 전달되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진전”이라면서도 “다단계 하도급 구조 자체를 규제하지 못하고 원청의 직접 책임 규정도 빠져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비 자체를 낮게 책정하거나 관리비·수수료 항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착취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청의 임금 직접지급 제도 도입, 임금 체불 시 원청 연대책임 강화 등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법을 출발점으로 간접고용 구조 개선과 원청 사용자 책임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의 요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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