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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와 노동계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파견 요청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해야 한다며 반대 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과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전쟁을 뒷받침하는 군사적 동원”이라며 “청해부대를 포함한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곧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선박 운항 정상화는 군사력 증강이 아니라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국가가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내 해협의 안전을 지키게 될 것이라며 한국,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공식 요청이 오면 관련 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병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한민국 헌법은 침략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국민 또한 침략전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정부라면 국민의 뜻을 받아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여 년 전 이라크 파병 당시에도 국민적 반대가 있었지만 파병이 강행됐고, 이후 추가 파병으로 이어지며 오랜 기간 전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도 “세계 경제와 유가 불안정 역시 미국의 침략전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가 군함을 파견할 경우 사실상 미국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중동 지역에 있는 한국 국민과 기업이 보복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과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등 자주통일평화연대 공동대표들도 “미국은 투자 압박과 군사 파병 요구로 한국을 종속적 하수인처럼 다루려 한다”며 “정부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손솔 진보당 국회의원 역시 기자회견에서 “헌법은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다”며 “타국의 침략전쟁에 참여할 권한도 책임도 의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이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 대사관 앞에서 파병 반대 1인 시위를 이어갔고, 손솔 의원도 별도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같은 날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도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군사 요청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평화는 결코 무력으로 이룰 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파견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천명한 침략전쟁 부인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미국의 군사 파견 요구에 대해 검토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행동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이 전쟁 당사자가 되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전투 파병, 해군 함정 파견, 후방지원 등 어떤 형식의 동참도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파병이 아니라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사회와 노동·종교·진보정당 등은 오는 1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란 침공 중단과 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19일 저녁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제3차 평화행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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