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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54회 어버이날이다. <노인복지법> 제6조(노인의 날 등) ➁항은 “부모에 대한 효사상을 앙양하기 위하여 매년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고로 동법 ➀항은 10월 2일을 ‘노인의 날’, 10월을 ‘경로의 달’, ➃항은 6월 15일을 ‘노인학대예방의 날’로 정하고 있다. 법으로는 부모에 효도하고 노인을 공경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은 자식들이 부모에 대해 효를 다하며 살 수 없는 세상이다. 경제발전으로 물질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가난했던 시절의 효자, 효녀는 더더욱 기대할 수 없다. 전통적인 공동체를 이루었던 농경사회에서는 부모자식이 한 울타리에서 살면서 서로 의지하고 돌보며 살았다. 요즘으로 치면 대부분의 자식이 효도를 한 셈이다. 그렇지 못하면 불효자가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부모와 자식이 같이 살 수 없는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일상적인 효도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효도는 점점 많은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핵가족’과 ‘개인주의‘가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부모님 돌봄보다는 자식 돌봄과 교육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예전에는 60세가 되면 장수했다는 표시로 친인척과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 환갑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육순은커녕 칠순 잔치도 남을 초대하는 일 없이 가족끼리면 조촐하게 치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1960년 52.4세, 2000년 75.9세로 40년 새 23.5세나 늘어났다. 2026년 기대수명은 83~84세로 전망하고 있다.
1960년대 초반 중학교 진학률은 40~50%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초등학교 졸업 후 농사 등 가업을 물려받거나 도시나 공장으로 나가 취업해 돈 벌어 집으로 송금했다. 그 자체가 효도였다. 그리고 당시의 수명으로 볼 때 그마저도 부모에게 효도할 기간이 짧았다. 부모님 돌아가신 후 3년 상이나 제사상을 후하게 차리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 이어져 온 풍습이다.
그러나 지금 50~60대 자식들은 80대 부모에 효도하기는커녕 자기 자식들 대학교육, 취업, 결혼시키는 데 시간과 돈을 투여해야 한다. 지금 20~30대 MZ세들이 인류역사상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늙으신 부모님에게 효도할 겨를이 없다. 경제적 지원은커녕 전화라도 자주하면 효를 다하는 세상이 되었다.
한국은 65세 노인이 전체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화사회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유엔(UN)과 세계보건기구(WHO), 60세 또는 65세를 노인연령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2015년에 유엔은 새로운 연령기준으로 청년 18~65세, 중년 66~79세, 노년 80~99세로 정하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과학,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수명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의 노인빈곤률(중위소득 50% 이하)은 약 40%로 OECD가맹국가 중 1위이며, 평균의 3배에 달한다. 노인자살률 세계 1위로 노년이 재앙이 되고 있다. 2026년 1인당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 69만 6천원, 1인당 기초연금은 평균 수급액 24만 5천원으로 두 개 연금 합쳐 94만원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노인취업률이 40%, 440만명에 달해 OECD가맹국가 중 1위이며 평균의 3배이다. 그냥 일중독(workaholic)에 빠지는 게 아니다. 생계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돈 벌러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65세 이상은 고용보험(실업급여)에 가입할 수 없다. 고용보험이 시행된 1995년 당시 평균수명은 74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84세이고 400만명 넘는 노인이 일하고 있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상병수당(傷病手當) 역시 65세 이상은 제외된다. 어느 나라에도 없는 노인차별이다. 빈곤한 노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책이다.
오늘 이재명 대통령은 “가장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이 땅의 모든 부모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치매 안심 재산관리 서비스, 최대 115만개 노인일자리, 불합리한 연금제도 개선 등 노후보장제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국민연금의 경우 노무현 정권 당시 소득대체율 60%에서 40%로 개악했다. 그래서 소수를 제외하고는 국민연금만으로 살아간다는 게 불가능하다. 취약한 국민연금을 보전한다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기초연금도 수급대상 70%를 40%로 줄이려 시도하고 있다. 어떤 연금제도를, 어떻게 개선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노인복지를 늘리면 청년들 세금 부담 늘어난다는 논리만 퍼뜨리고 있다. 지금의 노인들은 청,장년 기간의 경제성장 중 기여분만큼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는 게 바빠서 자신들의 노후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되는 청장년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노인복지제도 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돈을 저축하는 것만이 미래가 아니다. 제대로 된 노인복지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중요한 노후저축이다. 노인복지는 세대간 ‘갈등’ 구조가 아니라 ‘연대’다. 퇴직자지부나 노인단체들이 노인복지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지금의 노인들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정부는 부자재벌, 금융투기자본에 대한 감세 중단하고 획기적인 노인복지정책 실시하라!
2026.5.8.금
전국공공운수노조 퇴직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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