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분야·계획도 모르는 노조에 협조 요구”…노조 추천 전문가 참여와 전면 재구성 촉구
등록일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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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를 넘어선 납 성분 검출, 환기 장치 미흡 등 안전 조처 위반 사항 88건이 적발된
디엔(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이 내부 모습. (사진=금속노조 울산지부/ 2026년 4월)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가 DN오토모티브에서 진행되는 임시건강진단과 안전보건진단에 노동조합과 노조 추천 전문가의 참여가 배제됐다며 진단 중단과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고용노동부와 회사가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안전보건진단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안전보건진단을 투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DN오토모티브는 지난 4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7일 임시건강진단과 10일부터 14일까지 안전보건진단을 진행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는 진단의 구체적인 분야와 실시계획, 진단팀 구성 등에 대해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안전보건진단 계획 수립부터 참여 보장해야”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지난 4월 23일 울산지청장 면담에 이어 5월 21일 울산지청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본부에 공문을 보내 안전보건진단과 역학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노조가 요구한 사항은 △울산지청과 산업안전본부의 협의를 통한 안전보건진단 명령 계획 수립 및 확정 전 노동조합 의견 제출 보장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진단 수행 및 노동조합 추천 전문가 참여 △한국산업보건학회·직업환경의학회·산업안전학회 등이 추천하는 전문가 풀을 통한 노사 합의 진단팀 구성 △과거 노동자들의 납 노출과 건강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 실시 등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본부는 지난 5월 28일 회신에서 “안전보건진단의 객관성·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귀 지부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안전보건공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역학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직업성 질환과 작업환경 간 인과관계 규명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며 납 노출과 직업성 납 중독의 인과관계가 이미 의학적으로 확립돼 있다는 취지로 거절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객관성과 공정성의 중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실제 진단팀 구성 과정에서는 노조의 의견과 전문가 추천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노조 추천 전문가 배제한 이유 무엇인가”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7조에 따라 근로자대표가 요구할 경우 안전보건진단에 근로자대표를 참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당시 노조 추천으로 안전보건진단에 참여했던 인물이 현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인 류현철 본부장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에는 노조 추천 전문가의 참여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왜 배제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울산지부는 “기존 사업장 안전보건진단에서 노조 추천 전문가가 참여한 사례가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하게 노조 추천 전문가를 배제한 채 진단팀을 구성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산업안전본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진단 분야·실시계획도 모르는데 무엇을 협조하라는 것인가”

노조는 회사가 안전보건진단의 구체적인 분야와 실시계획을 이미 확정한 뒤 현장진단을 앞두고 노동조합에 협조를 요구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울산지부에 따르면 안전보건진단은 일반적으로 진단 요청 및 상담, 예비조사, 계약 체결, 현장진단, 보고서 작성·제출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노조는 “회사의 입맛에 맞게 진단 실시계획과 진단 분야를 확정하고 예비조사와 현지조사까지 마친 뒤 마지막 현장진단을 앞두고 노조에 협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의 안전보건진단을 노동조합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전보건진단 시행계획과 진단 분야조차 알지 못하는 노조에 협조하라는 것은 결국 현장진단 과정에서 노조의 문제 제기를 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도 문제 제기…“회사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 입장 고려?”

울산지부는 안전보건진단을 맡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의 태도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안전보건진단팀장은 지난 6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노동안전보건국장과의 통화에서 “회사가 안전보건진단 비용을 부담하므로 회사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울산지부는 이 발언을 근거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이유로 회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노동자들이 진단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공단조차 회사의 범죄행위에 따른 행정처분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것을 ‘갑’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작업환경측정이나 안전보건진단을 수행하는 민간기관 역시 원청이나 사업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올바른 개선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임시건강진단·안전보건진단 둘러싼 쟁점은 ‘납 노출과 건강 피해’

이번 안전보건진단은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일반감독 과정에서 적발된 DN오토모티브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과 노동자들의 납 노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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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울산지부 등은 2026년 2월25일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디엔(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이 중금속에 노출된 노동자의 건강상태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한겨레)

 

울산지부는 울산지청의 일반감독을 통해 8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가 납에 노출된 노동자들에게 특수건강진단에 앞서 킬레이션 주사제를 투여해 검진 결과를 왜곡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0년간 이뤄진 킬레이션 주사 투여가 노동자 건강에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지부는 이를 두고 “노동자의 건강 피해와 과거 노출 정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재 상태의 건강진단을 넘어 과거 노동환경과 건강 피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지부 “진단팀·계획 백지화하고 노조와 다시 구성해야”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현재 진행 중인 임시건강진단과 안전보건진단의 구성과 계획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울산지부는 “이미 신뢰를 상실한 안전보건진단팀의 구성과 진단 실시계획 및 내용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의 의견을 반영해 진단 분야와 실시계획, 진단팀 구성을 전면 재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안전보건진단팀의 외부 전문가에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지부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기한 확대 간부 파업을 비롯한 전 조직적인 투쟁으로 불공정한 안전보건진단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DN오토모티브의 안전보건진단 분야와 실시계획서, 안전보건진단팀 구성을 백지화하고 노동조합과 협의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진단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며 “노조 추천 전문가의 동등한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전 조직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지부는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회사와 고용노동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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