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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비정규직·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이 가능해지면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대형 건설사들을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에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조승호)은 9일 서울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개 원청 건설사를 대상으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교섭 요구의 핵심으로 건설현장의 안전 확보와 노동자 권리 보장을 제시했다.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하청·특수고용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임금과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건설노조는 이를 계기로 건설현장의 구조적인 안전 문제와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원청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건설업이 산업재해 사망이 가장 많은 업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산재 사망자 287명 가운데 138명이 건설업 노동자였을 정도로 건설현장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청 건설사들은 사고 발생 시 하청업체나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안전관리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건설노조는 모든 건설 관련 법령에서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최종 책임자가 원청 건설사로 규정돼 있는 만큼, 노동조합과 함께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주요 요구는 ▲중대재해가 감소되는 안전한 건설현장 ▲공휴일에 쉴 수 있는 휴식권이 보장된 현장 ▲불법하도급·불법고용·임금체불이 없는 현장 ▲청년 건설노동자 기능훈련과 안정적 고용이 보장되는 현장 ▲부실시공 없는 고품질 주택 건설 등 크게 다섯 가지다.
조승호 건설노조 위원장은 “원청 건설사들은 그동안 건설노동자와의 교섭을 회피해 왔다”며 “최저낙찰제로 노동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부실공사와 고용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이 떠나는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100개 원청 건설사에 교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영철 건설산업연맹 위원장도 “건설노동자 투쟁의 역사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진짜 사용자를 찾는 투쟁이었다”며 “작업 공정과 인력 투입을 조정하고 안전보건을 관리하며 현장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주체는 원청 건설사”라고 강조했다.
토목·건축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한 맹종안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그동안 원청은 하도급업체와 건설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윤만 가져갔다”며 “이번 교섭은 단순한 노사 교섭이 아니라 죽지 않는 현장, 법이 지켜지는 현장, 청년이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한 박만연 건설노조 강원지역본부장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교섭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며 “원청 교섭을 통해 체불과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건설현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이번 원청 교섭이 “더 나은 건설산업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며 원청 건설사들이 교섭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법 시행일인 10일부터 교섭단위 분리 신청 등 절차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원청 교섭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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