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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업체 대상 원가절감 요구를 "부품사를 고사시키는 갑질"로 규정하며 정부의 직권조사와 부품사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21일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현대차그룹 부당한 원가절감 강요 직권조사 촉구 및 부품사 노동자 보호 노사정 협의체 구성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의 원가절감 정책이 자동차산업 공급망과 부품사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1차 협력사들에게 2027년까지 최대 20% 수준의 원가절감 방안 제출을 요구하고, 목표 달성률에 따라 물량 배정과 입찰 자격에 차등을 두는 평가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를 사실상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규정했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한 중소 부품사에 20% 원가절감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폐업을 명령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그 부담은 결국 노동자의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위험의 외주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황영선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대차는 오랫동안 부품사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와 원가절감 압박을 지속해 왔다"며 "완성차 기업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동안 부품사 노동자들의 일터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는 쥐어짜고 생산물량은 해외로 이전하는 이중 압박 속에서 경기와 울산, 경주 등 지역 부품사 노동자들은 공장 문이 언제 닫힐지 모르는 불안 속에 버티고 있다"며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체의 존립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의 원가절감 정책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으로 발생한 비용 부담을 국내 부품업체에 전가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원가절감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대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를 압박하고 있는데도 이를 감독해야 할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즉각 합동 직권조사에 착수해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납품대금 연동제 개선도 요구했다. 현재 원자재 가격 중심인 연동 대상을 전기료와 가스비, 운반비 등 주요 경비와 최저임금 인상분까지 확대하고,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속노조는 또 자동차산업 공급망과 부품사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원청,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현대차그룹의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와 자동차산업 공급망 보호 대책 마련 등을 담은 대정부 요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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