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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정서와 사상의 등가물이란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시는 쓰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순수 서정시가 되기도 하고
현실 참여시가 되기도 한다
시를 써본 사람은 안다
순수 서정시와 현실 참여시를
하나로 버무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 가를
그래서 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노답이 답이다
쓰는 사람 마음대로 쓰고
읽는 사람 마음대로 읽으면 된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잃은 것은 감성이요
얻은 것은 사상이다
눈물을 흘릴 시간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가
구호가 되고 함성이 되고
노래가 되었다
망치가 되고 죽창이 되고
무기가 되었다
시를 쓰면서
내 나라 내 민족 내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시는 쓰는 사람의
정서와 사상이 하나로 버무려질 때
멋진 시 하나가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