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료기(基里聊基, 블로거)/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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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묵은 앙금은 풀리지 않고, 희토류 쟁탈전이 다시 시작됐다. 태국-캄보디아 국경의 포성 뒤에는 역사적 응어리와 자원 게임의 치명적 얽힘이 있다. 돌 한 덩이가 칩과 전투기로 바뀔 수 있을 때, 평화는 그만큼 비싸진다. 

 

불과 두 달 전에, 태국과 캄보디아는 쿠알라룸푸르에서 공동 평화 선언을 체결하며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국경선에는 다시 포성이 울리고 수십만 국경 주민들이 집을 떠나 도망치고 있다. 겉보기엔 갑작스러운 충돌이지만, 실상은 백 년 묵은 앙금, 현실적 이익, 국내 정치 압력이 함께 불을 지른 결과다.

분쟁의 핵심은 결코 지도에 그려진 몇 킬로미터의 모호한 경계선만이 아니다. 아래에서 태-캄 분쟁의 네 가지 주요 원인을 분석한다.

 

첫째, 백년 앙금: 프레아 비히어 사원의 낫지 않은 상처

 

태국-캄보디아의 영토 분쟁은 캄보디아(고대 크메르) 제국과 시암 왕조의 흥망성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오늘날의 불씨는 식민시대 남겨진 경계 지도에서 비롯된다. 1907년, 프랑스 식민자들은 일방적으로 프레아 비히어 사원을 캄보디아 영토로 그려 넣었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 사원이 캄보디아 소유라고 판결했고, 2013년에는 주변 지역까지 명확히 캄보디아로 귀속시켰다. 그러나 태국은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면, 많은 태국인이 이 판결을 '국치'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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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아트 사원

 

800km가 넘는 태-캄 국경 중, 아직 4분의 1가량이 공식 경계 확정이 안 됐다. 프레아 비히어 사원 주변이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지형이 험하고, 주권이 모호해 작은 자극에도 총성이 오갈 수 있다. 냉전 시기, 양국은 각기 다른 진영에 속해 서로 의심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이런 역사적 응어리는 오늘날에도 평화협정이 넘기 힘든 장애물이다.

 

둘째, 희토류 쟁탈: ‘비취 삼각지대’의 부의 유혹

 

역사가 도화선이라면, 경제적 이익은 폭탄이다. 최근 몇 년간, 태-캄-라(태국-캄보디아-라오스) 삼국 접경의 산악지대, 소위 ‘비취 삼각지대’가 희토류 광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희토류는 친환경 자동차, 스마트폰, 미사일 유도 시스템의 핵심 소재로 전략적 가치가 엄청나다. 지질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은 희토류 매장량이 많고 품질도 우수하다.

 

문제는 이 광산이 미확정 경계 지역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누가 땅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자원 이익이 좌우된다. 경제적 압박을 받는 캄보디아에겐 희토류 개발이 도박·저급 제조업 의존에서 벗어날 중요한 도약대다. 태국에게는 지역 산업에서의 주도권이 걸려 있다. 그래서 원래 모호했던 경계선이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전장이 되어버렸다.

 

한 동남아 지정학 분석가는 “돌 한 덩이가 칩과 전투기로 바뀔 수 있을 때, 평화는 그만큼 비싸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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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광산

 

셋째, 카지노·전자사기와 관광업의 붕괴

 

희토류 외에도 또 다른 현실적 압박은 국경의 그레이존(회색지대) 경제에서 온다. 최근 몇 년간 캄보디아는 태-캄 국경에 대규모 카지노와 이른바 경제특구를 세웠는데, 실제론 국경 간 전자사기(텔레콤 스캠)의 온상이 되어왔다. KK단지 등은 악명이 높아 중국·태국 등지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이고, 피해자는 수만 명에 달한다.

 

이런 단지의 존재는 태국 북부 관광업과 국경 안전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많은 태국 관광객이 사기나 범죄에 엮일까봐 여행을 취소하고, 지역 경제는 큰 피해를 입었다. 더욱이 일부 사기 조직은 태국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해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캄보디아에 숨어 있어 태국 경찰이 손을 쓸 수 없다.

 

이번 분쟁에서 태국군은 여러 차례 공습 목표로 이 단지를 겨냥했다. 많은 태국 네티즌은 “이건 전쟁이 아니라 소탕전”이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전자사기 소탕이 태국 정부가 민심을 얻고 ‘국민을 위한 정의 실현’ 이미지를 내세우는 주요 수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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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지대

 

넷째, 정치적 셈법: '녹음 스캔들'이 강경 노선 불렀다

 

그러나 사태를 급격히 악화시킨 것은 국내 정치 폭풍이었다. 올해 6월, 당시 태국 총리 페통탄과 캄보디아 총리 훈센의 사적인 통화 녹음이 유출됐다. 녹음에서 페통탄은 유화적 태도를 보였고, 야권은 이를 캄보디아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했다. 군부 강경파와 민족주의 단체가 들고 일어나 결국 그녀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직무가 정지됐다.

 

새로 출범한 임시정부는 국경 문제에서 또다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매국노’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강경책이 유일한 선택지가 됐다. 군사 행동의 대가가 크다는 걸 알면서도, 국내 기반을 지키기 위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태도를 보여야 했다.

 

캄보디아 역시 마찬가지다. 훈마네 정부는 경제 회복 부진, 국제 제재 등 여러 압력에 직면해 있어, 주권 수호로 민심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양측 모두 국경 분쟁을 국내 갈등 전가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 평화선언은 자연히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ㅡ 전망: 휴전은 쉬워도, 화해는 어렵다

 

현재 충돌로 50만 명이 넘는 국경 주민이 집을 떠났고, 태국의 초기 경제 손실만 22억 위안(약 4,300억 원)에 달한다. 캄보디아 농산물 수출은 거의 멈췄다. 국제사회는 절제와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말레이시아는 적극 중재에 나섰으며, EU는 감시단 파견을 제안했다. 단기적으로 양측이 임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진짜 난관은 이제부터다. 프레아 비히어 사원 경계 확정, 희토류 광산 귀속, 사기 단지 정리, 국경 순찰 체제 구축—모두가 쉽지 않은 과제다. 더 큰 문제는 민족주의 정서가 이미 불붙어, 어느 쪽의 양보도 상대에게 ‘굴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26년 태국 총선이 다가오고 있어 강경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 역시 반태국 담론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해야 한다. 외부 세력의 암중 경쟁도 거세다. 미국은 태국에 무기 판매를 늘리고, 중국 장비는 양측 전장에 자주 등장하며, 일본은 공급망 안전을 명분 삼아 개입을 시도한다. 다자간 힘겨루기 속에 태-캄 국경은 장기적으로 저강도 충돌, 단기 휴전, 재충돌의 악순환이 이어질 위험이 크다.

 

ㅡ 출구는 어디에?

 

진정한 평화는 외교적 수사만으론 부족하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양국은 군사 핫라인을 복구하고, 일상적 국경 소통 메커니즘을 구축해 오판이 확산되는 걸 막아야 한다. 다음으로, 희토류 공동관리 모델을 모색할 수 있다. 노르웨이와 러시아가 북극 자원을 공동 개발한 경험을 참고해, 합작기업을 세워 공동 개발 및 배당을 추진하면, 제로섬 게임을 윈윈으로 바꿀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민간 신뢰의 재건이다. 국경 지역의 문화 교류, 학생 교환, 공동 지뢰 제거 활동이 군사 훈련보다 증오를 더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언론도 선동적 보도를 자제하고, 누가 먼저 쏘았는지에만 집착해 민중의 고통을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고대 로마 철학자 타키투스는 “그들은 황폐를 만들고, 그것을 평화라고 부른다”고 했다. 오늘날 태-캄 국경은 바로 그 위험한 경계에 서 있다. 만약 양측이 단기 정치적 이익에만 매달려 장기적 안정까지 희생한다면, 모든 평화 선언은 다음 전쟁 전의 잠깐의 침묵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불쌍한 건,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방공호 속 아이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5-12-14

(원문보기) https://baijiahao.baidu.com/s?id=1851443702978202264&wfr=spider&for=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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