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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고등학생의 학원 교습 가능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조례안을 추진하자, 청소년과 시민사회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찬성 의원들이 잇따라 철회하면서, 조례안은 발의 직후부터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한성여중 1학년 장0주 학생은 “자유 시간이나 취미생활을 할 시간도 전혀 없고, 숨쉬기조차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며 “정말 이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정상인가”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장0승 군도 “자정까지 학원 다니는 친구들 때문에 뒤처질까 두렵다”며 “야근에도 근로시간이 있는데 왜 청소년만 예외인가. 청소년도 똑같이 사람이고, 쉴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정지웅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은 고등학생 교습 가능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늘리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러나 조례안의 취지가 “학습권 보장과 교육 형평성 제고”라 한들, 시민사회는 “학생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침해하는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6일부터 시작된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에는 교육의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등 119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피케팅을 이어가며 “과도한 경쟁교육에 시달리는 청소년에게 자정까지 공부하라 말하는 조례는 잔혹하다”고 외쳤다. 이어 “서울시가 교육 형평성을 말하고 싶다면, 오히려 심야 교습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흔들리고 있다. 애초 조례에 찬성했던 국민의힘 김영철 의원(강동구5)은 7일, 학원시간 연장 반대 시민들의 피케팅 현장을 지나던 중 기자에게 직접 ‘찬성 철회 통지문’을 보여주며 입장을 번복했다.
김 의원은 “품앗이 식으로 서명했지만, 이야기를 듣고 잘못된 일임을 깨달았다”며 “청소년 휴식권 측면에서 이 조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춘선 의원(강동구3)도 “처음부터 찬성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찬성 의원은 21명에서 18명으로 줄었고, 시의회 홈페이지 표기 역시 수정됐다.
10일 오전, ‘범시민행동’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미 대한민국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라며 “수면 부족과 우울증, 자살률 증가가 심각한데 자정까지 학습노동을 늘리겠다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착취”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문은 이렇게 강조했다. “청소년의 삶이 입시경쟁에 짓눌린 현실에서 서울시의원들이 내놓은 답이 ‘공부시간 연장’이라면, 그것은 정치의 실패다.” 시민들은 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고등학생도 잠 좀 자게 해달라”, “시의원님들 먼저 그 시간까지 근무해보라”며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정지웅 의원이 조례를 계속 밀어붙일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학원 운영 시간이 아닌, 한국 사회가 청소년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소년들은 어른들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그 물음에 침묵하는 사회는 더 이상 교육의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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