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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서 대구출입국 외국인단속반이 실시한 단속 과정에서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이주노동자 뚜안(가명) 씨가 숨졌다. 단속을 피해 숨어 있다가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가 “국가폭력이 불러온 죽음”이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이주노동자 뚜안 사망 사건 대응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정부의 무리한 강제단속이 낳은 비극”으로 규정하며, 강제단속의 전면 중단과 책임자 처벌, 인권 중심의 이주민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박순종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목사는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갈 삶을 기대했던 청년이 단속의 공포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법무부는 단속이 끝난 후의 일이라고 선을 긋지만, 이주민에게 출입국 단속은 목숨을 위협하는 공포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길 꿈꿨던 이들이 단속을 피해 숨고, 떨며, 목숨을 잃어야 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49재가 오기 전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정부의 공식 사과, 대구출입국관리소장 사퇴, 그리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체류권 보장 등을 주요 요구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단속 중단과 제도 개혁이 이루어질 때까지 릴레이 1인 시위, 항의 농성, 추모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노총 대구·경북본부 역시 오는 13일 결의대회를,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를 12일에 각각 진행한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단속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단속 종료 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단속반은 회사 관계자의 동의를 얻어 사업장 내부 단속을 진행했고, 오후 4시경 종료 후 5시 50분에 철수했다”며 “사망 추정 시각은 오후 6시 30분 이후로, 단속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정부의 이러한 입장에 반박하며, “단속 그 자체가 이주노동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이라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대구출입국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조사 기간 중 단속의 전면 중단과 제도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서공단 현장에서 희생된 뚜안 씨의 짧은 메시지 “무서워, 숨쉬기 힘들어”는 이번 사건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책위는 “APEC 개최 명분 아래 진행된 무리한 단속이 또 한 명의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이 죽음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의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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