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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공동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는 16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이주노조, 사람이왔다.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과 함께 ‘금속노조 이주노동자 투쟁 승리! 2차 전국공동행동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집회 이후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하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와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대회는 이재명 정부의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발표가 연기된 가운데, 고용허가제 시행 22주년을 앞두고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과 전북지부 일강지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전국적인 연대로 확대해 오는 9월 13일 민주노총 전국이주노동자대회까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재계약 권한을 무기로 임금 삭감 계약 강요”
김형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이 해방된 지 80년이 지난 지금 다른 국가에서 이주해 노동하는 타국 국민을 착취하는 국가가 됐다”며 “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의 밥값을 공제하고 재계약 권한을 무기로 기본급을 삭감하는 근로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착취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 제도 개선과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확보를 위해 싸우고, 국적과 피부색,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투쟁도 이날 대회의 주요 발언으로 이어졌다.
스리랑카 출신 차리타 조합원은 “우리는 특별하거나 특이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법률과 헌법에 따라 보장된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같은 노동을 하고도 이주노동자들이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7-3 이주노동자들이 약속받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기본급 삭감까지 요구받고 있다며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오세일 지회장은 회사가 이주노동자들에게 기본급 삭감과 성과차등임금제 등이 담긴 계약서 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 지회장은 “계약하지 않으면 잔업·특근을 시키지 않거나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하면서 서명을 강요했다”며 “이주노동자들의 나쁜 계약 철회와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따른 성과금 소급 적용을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은 투쟁 과정에서 회사가 그동안 공제했던 식대의 소급 환급을 이끌어냈지만, 기본급 삭감과 성과차등임금제 등 핵심 요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강 이주노동자 “노조 가입 이유로 재계약 거부”
전북 김제 일강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노동자 투쟁도 소개됐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 방글라데시 출신 알리 조합원은 “최근 사측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연장과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 조합원은 사측이 재계약 거부의 근거가 된 평가 결과를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생계가 달린 평가 결과가 왜 보안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도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을 할 권리가 있다”며 “비자와 재계약을 이용한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평가 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일강지회 이주노동자들은 지난 11일 오전 5시부터 김제공장 사무동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주노조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하고 노동허가제로 전환해야”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고용허가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조건과 사업주의 괴롭힘, 부당한 대우를 겪으면서도 사업장을 그만둘 권리가 없다”며 “사업주에게 이주노동자의 고용과 체류에 대한 권한이 집중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에게 극단적으로 종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가 강제노동에서 벗어나고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 기능인력 등 잘못된 이주노동 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꾸고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정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도 “국적과 인종을 넘어 한국의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함께 싸워야 한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어 차별받고 탄압받는 노동자들이 하나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현대중공업과 일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총자본에 맞선 총노동전선”으로 규정하며 “반드시 승리해야 할 중요한 투쟁”이라고 밝혔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재고용·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나쁜 근로계약 철회 ▲재고용 보장 ▲노조할 권리 보장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특히 조선소에 집중된 E-7-3 이주노동자들이 1년 이내의 단기계약과 반복되는 재계약 불안에 놓여 있다며 안정적인 체류와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과 일강에서 벌어지는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는 동시에 정부를 상대로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나쁜 계약을 철회하라”, “재고용을 보장하라”, “이주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치며 보신각을 출발해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9월 13일 민주노총 전국이주노동자대회까지 전국의 이주노동자 투쟁을 연결하고 연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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