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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격이 무너지고, 생명이 꺼졌습니다. 잘못된 제도와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면 한 송이 헌화가 무슨 소용입니까.”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김미경 지부장의 목소리가 13일 충북교육청 앞에 울려 퍼졌다.
충북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던 특수교육실무사가 부당한 업무지시와 차별, 보호조치 미흡 속에서 고통을 겪다 지난 8월 8일 사망했다. 노조는 이번 죽음을 개인의 비극이 아닌 특수교육 현장의 위계와 차별, 교육청의 노동자 보호 부실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이날 ‘충북 특수교육실무사 사망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교육청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올해 3월 기간제 특수교사 A씨가 부임한 이후 청소와 분리수거, 시간표 관리, 행정서류 수령, 개인적인 심부름 등 업무를 지속적으로 지시받았다. 업무 과중과 갈등을 호소하며 A씨와의 분리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후 고인은 수면장애 등 정신적·신체적 이상을 겪으며 병가에 들어갔고, 산재 신청 의사를 밝혔지만 학교의 지원과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노조는 밝혔다. 고인은 7월 1일 퇴직 처리됐으며 한 달여 뒤 세상을 떠났다.
이영주 특수교육실무사분과장은 “이번 일을 한 개인의 선택으로 돌리지 말라”며 “고인이 왜 힘들어했는지, 학교와 교육청은 무엇을 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특수교육실무사가 교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현행 제도가 현장의 위계를 강화하고 부당한 업무지시와 차별을 반복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남용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본부장은 “눈앞의 일만 수습하려는 충북교육청의 안일한 행정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책임자 조사 및 처벌 ▲특수교육지원인력 노동실태 전수조사 ▲노동강도 완화 ▲산재 대응 과정 조사 ▲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노조는 교육청의 면담 회피에 항의하며 교육감실과 담당 부서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고, 이후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노조는 “진상조사 없는 재발방지대책은 또 다른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라며 충북교육청의 책임 있는 답변과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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