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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역 인근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라이더·자영업자 1천여 명이 모여 ‘배민 로드러너 도입저지 공동투쟁 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배민이 추진 중인 새 배차·물류시스템 ‘로드러너’가 “라이더와 상점주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제도”라며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연간 천억 원이 넘는 이용료를 내면서 왜 낭떠러지로 몰아가는 시스템을 써야 하느냐”며 “등급제 경쟁이 결국 과속과 무리한 노동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배달료 산정이 불투명하고 업데이트마다 삭감된다”며 플랫폼이 데이터 뒤에 숨어 노동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김준형 의장은 “효율과 혁신을 내세운 착취는 진짜 혁신이 아니다”라며 “로드러너는 업주에게 책임 전가, 라이더에게 속도 압박, 소비자에게 서비스 저하를 가져오는 비용 떠넘기기 구조”라고 규정했다.
참가자들은 “배민의 독주가 쿠팡이츠 등 경쟁사의 더 강한 착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정부의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로드러너 폐기하라”, “라이더 안전운임 보장하라”는 구호 아래 배민 본사에서 루터회관, 쿠팡 본사, 롯데월드타워를 거쳐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전국적으로 ‘콜 흘리기’(주문 거절) 행동도 병행하며 사측에 압박을 높였다.
하루 전인 24일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같은 장소에서 ‘로드러너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도로 위 노동자를 경쟁으로 내모는 시스템을 즉각 철회하라”며 “로드러너는 노동시간 결정권을 빼앗고 등급제 경쟁을 강화하며, 시스템 이용료를 해외 본사로 송금하는 국부유출 구조”라고 비판했다.
배달의민족의 로드러너는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자체 개발한 배달 라이더 전용 애플리케이션이자 배차 시스템이다. 기존의 자유롭게 배차 요청을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었던 방식과 달리, 라이더가 근무 시간을 사전에 예약하고 그 시간 동안 자동 배차 시스템에 의해 배달이 배정된다.
라이더는 배달 스케줄과 배차에 대한 자율성을 크게 제한받으며, AI 시스템이 거리와 등급 등을 바탕으로 배차하는 구조이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배민은 교섭요구에도 도입을 전제로 한 태도만 고수하고 있다”며 “로드러너 사용료는 사실상 해외 본사에 돈을 보내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가 2년간 1조 원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회수했다”며 “정부가 국부유출을 막고 불공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 라이더들은 테스트 지역에서 이미 등급·스케줄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배달 건수를 늘리기 위해 신호위반, 과속을 유발하는 구조가 발생하고, 배차 오류와 배달료 왜곡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배달플랫폼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시간 결정권 박탈, 경쟁과 통제 강화, 해외 송금 구조는 모두 착취의 제도적 장치”라며 “로드러너를 강행할 시 파업권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대해 “플랫폼기업의 책임 회피를 방지할 법제화가 시급하다”며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제정, 4대보험 및 퇴직금 지급의무화, 산업안전보호법 적용을 요구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김창년 진보당 노동자당 대표 등도 함께 참석해 “플랫폼 노동 통제 강화를 막는 투쟁은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싸움”이라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라이더·자영업자들은 “효율을 앞세운 통제는 죽음을 부른다. 로드러너를 멈추고, 함께 사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오늘도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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