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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6일,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둘러싼 두 개의 결정이 같은 날 엇갈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한화오션과 현대제철 하청노조의 쟁의조정 사건에서 ‘조정중지’를 결정해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개정 노조법의 해석지침을 발표하며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 하청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사실상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노위, “하청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사용자” 첫 판단
중노위는 이날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이 성과급·노동안전 등 일부 교섭의제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으므로 사용자로 볼 수 있다”며 양사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번 결정으로 원청을 대상으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는 중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조정절차를 종료한 첫 사례로, 내년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둔 상징적 사건이 됐다.
그러나 원청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은 조정회의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고 “우리는 하청노조의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는 “행정관청이 원청의 교섭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노동부에 통보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원청의 회피 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 ‘해석지침’, 교섭권 좁히는 역행 논란
같은 날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발표한 노조법 해석지침에서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구조적 통제’의 유무로 설정하며,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침은 원청이 하청의 노동시간, 업무강도, 작업일정 등을 사실상 결정해야만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못박아, 불법파견 판단보다 더 높은 문턱을 세웠다.
금속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어 “원청의 지휘·명령 수준까지 입증해야만 사용자로 본다는 것은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제약하는 것”이라며 “노조법 2조 개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정지침”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제적 종속 관계나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조차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쪽은 길을 열고, 다른 쪽은 닫는다”
노동계는 중노위의 결정이 하청노동자의 교섭권 확장의 문을 연 반면, 노동부의 해석지침은 그 문을 다시 닫으려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금속노조는 “정부가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행정문서로 제한하려 한다면, 현장에서 투쟁으로 실현할 수밖에 없다”며 원청 교섭 쟁취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조만간 쟁의찬반투표를 실시해 원청을 상대로 한 파업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또한 “성과급 기준과 지급대상에 대해 원청과 직접 교섭하겠다”며 추가 교섭을 요청했다.
금속노조 허원 부위원장(금속노조 사무처장 당선인)은 “금속노조는 정부의 판단이 아닌 노동자의 판단으로 투쟁을 벌여왔다. 이번 중노위 결정은 노동자의 판단과 투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금속노조는 늘 그랬듯 투쟁으로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을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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