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허영구(전민주노총 부위원장)
등록일 : 2025.02.13

 

여주_영릉과_영릉_세종_영릉_전경(항공).jpg
세종대왕  왕릉인 영릉 .  사진 출처 :  위키백과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에 있는 세종, 효종왕릉을 찾았다. 먼저 세종대왕역사관에 들러 세종의 한글창제 등 업적에 대해 살펴보고 바로 옆에 전시되어 있는 효종의 삶에 대해 둘러봤다. 세종실록 “나라는 백성으로 근본을 삼고,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 효종실록 “나라는 백성에게 의지하고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國依於民, 民以食爲天, 無食無民)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 바깥으로 나와 세종대왕릉을 향해 걷는다. 소나무들이 구불구불 하늘 향해 뻗어 있다. 한 참 걸으니 왕릉이 보인다. 바로 올라갈 수 없고 왼쪽 통행로를 따라 올라가 왕릉을 볼 수 있다. 세종은 피비린내 나는 왕자의 난을 통해 권력을 잡은 조선조 3대 왕이었던 태종(이방원)과 원경왕후 사이에 셋째아들로 태어나 왕위를 계승 받은 뒤 훈민정음 창제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1450년 죽음 후 지금의 서울 서초구 태종과 원경이 묻힌 헌릉에 묻혔다가 1469년 예종 때 여주 영릉으로 이장했다. 

 

손자 단종은 유배되어 할아버지가 묻힌 여주 남한강변을 따라 영월 청령포로 귀양갔고 그의 차남 세조(수양대군)는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되었다. 세종왕릉(英陵)과 효종왕릉(寧陵)까지 약 700m 거리를 ‘왕의숲길’이라 부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688년 숙종, 1730년 영조, 1779년 정조임금이 직접 행차하여 영릉(寧陵)을 먼저 참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속 호젓한 흙길을 걷는 운치가 있다. 

 

조선조 17대 효종(봉림대군)은 인조의 차남으로 1637년 병자호란 때 형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다. 1645년 5월 귀국 후 1개월 만에 형이 죽자 세자가 되었고 1649년에 왕위에 올랐다. 효종 즉위 후 친청(나라)파는 탄핵을 받았다고 한다. 효종은 북벌을 꿈꿨으나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치며 무너진 군사체계를 복원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1659년 3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꿈을 실현하지 못했다. 장지는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健元陵, 구리시 동구릉)이었으나 세종왕릉 이장 204년 후인 1673년 여주로 이장했다.

 

조선왕조 500년 속 세종이나 효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나라(왕)가 백성에 의지한 것은 사실일 테지만 진정으로 근본으로 삼았을지는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1948년 정부수립 이후 대통령실의 기록물이 헌법이 표현하는 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에 기초해 작성된 것인지 역시 아리송하다. 여전히 손바닥에 ‘왕(王)’을 쓰고 선거를 치르고, 인사권, 법률공포거부권, 사면권 등을 남용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효종왕릉을 나와 '가티길'(*세종대왕릉 주차장과 효종대왕릉  주차장 사이 둘레길로 '같이'와 '길' 즉 같이 가는길을 의미함) 을 걷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2025.2.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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