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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선박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노동자 53명이 R78.7(혈액 내 이상수치의 중금속 소견) 진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금속 집단 노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와 일터안전교육활동지원센타는 2월 25일 오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는 즉각 작업중지 명령과 작업환경 개선 명령을 발동하라”고 촉구했다.
“350명 중 53명 R78.7”…납·황산·안티몬 취급 사업장
노조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 온산에 위치한 DN오토모티브 1·2공장은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생산직 노동자 350명 중 53명이 혈중 중금속 이상 소견(R78.7)을 받았다. 해당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유해물질’인 황산, 납, 안티몬 및 그 무기화합물을 다량 취급하며, 이는 특별관리 대상에 해당한다.
노조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특수건강진단 결과표 115명을 분석한 결과, 약 99명(86%)의 노동자가 혈중 납 농도 1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5㎍/㎗ 이상 노동자가 22명, 20~25㎍/㎗ 구간이 41명에 달했다. 노조는 “환경부가 발표한 국민 평균 혈중 납 농도 1.44㎍/㎗와 비교하면 최대 27배에 이르는 수치”라며 “일터에서 중금속을 축적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수건강진단 앞두고 킬레이션 주사 투여”
노조는 회사가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며 킬레이션 주사를 투여해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려 했다고 주장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건강검진 1~2개월 전 다수 노동자에게 1~4회에 걸쳐 주사를 맞게 했으며, 사전 혈액검사에서 30㎍/㎗ 이하로 낮아질 경우에만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는 특수건강진단 제도를 무력화하고 노동부 감독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의학적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절차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10㎍/㎗ 기준…한국은 40㎍/㎗ 허용”
노조는 미국의 산업안전 기준을 언급하며 국내 기준 강화를 요구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과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는 노동자 혈중 납 농도를 10㎍/㎗ 이하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작업전환, 노출원 제거, 환경개선 등의 조치를 취한다.
반면 한국은 40㎍/㎗까지 허용하고 있어 국제 기준에 비해 완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안전한 납 노출 수준은 없다”며 “고용노동부는 국제적 흐름에 맞춰 혈중 납 기준을 10㎍/㎗ 이하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각 작업중지 명령하라”
노조는 DN오토모티브 온산 1·2공장을 ‘사고 상황’으로 규정하며, 산업안전보건규칙 제438조(사고 시의 대피 등)에 따라 즉각적인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2차 축전지 제조업체 전수 감독 △특수건강진단 결과 전수조사 △건강진단 왜곡 의혹 수사 △사업주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다.
회사에 대해서는 △노조 지정 의료기관 정밀진단 △국소배기·집진설비 전면 교체 △특수건강진단·작업환경측정기관 노조 추천 방식 변경 △작업복 세탁 및 샤워시간 보장 △정상적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작업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전면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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