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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을 둘러싼 소송이 대법원에서 7년째 계류 중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11월 12일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이 개정된 지금 더 이상 판결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대법원의 조속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사내하청지회의 단체교섭 청구 소송은 원청 현대중공업이 실질적 사용자로서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결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의무를 져야 한다는 주장에 기반한다. 하지만 원청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는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며 10여 년 넘게 교섭을 거부해왔다.
노조법 2·3조 개정, 원청 사용자성 명확히
지난 8월 24일, 20년에 걸친 노동자 투쟁 끝에 노조법 2조·3조가 개정됐다. 내년 3월 10일 시행될 개정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고 명시했다.
이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명확히 하는 법적 근거로, 현재 대법원이 심리 중인 현대중공업 단체교섭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이제 대법원은 개정된 노조법의 정신에 따라 원청 교섭의 법적 근거를 재확인해야 한다”며 “수십만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헌법상 노동3권이 달린 중대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 7년째, 이제는 멈출 때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본가들에게 지난 7년은 이윤을 쌓은 시간이었겠지만, 하청노동자에겐 감시·징계·해고의 연속이었다”며 “하청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치고 죽어도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이제는 정의로운 판결로 억눌린 시간이 끝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일 사내하청지회 비상대책위원장도 “HD현대중공업에는 정규직보다 많은 1만 9천 명의 하청·이주노동자가 있다. 그들이야말로 HD현대의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원청이 임금, 복지, 안전까지 통제하면서 교섭조차 거부하는 현실은 헌법정신에 반한다. 대법원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청교섭 현실화, 노동3권 실현의 출발”
현대중공업 원청은 하청업체 출퇴근, 근무시간, 물량, 특근 여부까지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사내하청지회는 이러한 구조를 “노동조건을 총괄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 체계”로 규정하며 원청교섭이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이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를 인정한 사례도 하청노동자의 원청교섭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중공업은 교섭을 거부한 채 법적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은 조속히 판결하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권을 즉각 인정하라.
▶현대중공업은 실질적 사용자로서 단체교섭에 나서라.
▶원청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불법 다단계 하청구조를 중단하라.
▶비정규직,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도 노동자로 인정하라.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이 판결은 단지 현대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노동운동 전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라며 “노조법 2·3조 개정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대법원의 신속하고 정의로운 결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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