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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새벽배송 노동자가 또다시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12일 오전 10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의 진상규명과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지난 10일 새벽 2시 10분경 제주시 오라2동 도로에서 쿠팡 협력업체 소속 30대 택배노동자 A씨가 몰던 트럭이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제주에서 쿠팡의 새벽배송이 시작된 지 10개월 만에 발생한 이번 사망사고는 ‘죽음의 배송’을 멈춰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다시금 거세게 만들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과로와 야간노동으로 인한 졸음운전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켜야만 돌아가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본부는 또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숨진 고 장덕준 노동자, 지난해 5월 과로와 압박 속에서 세상을 떠난 고 정슬기 노동자, 같은 해 사망한 50대 노동자 B씨 모두 장시간 야간노동으로 산재가 인정됐다”며 “쿠팡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새벽배송의 핵심인 분류·상차·배송 과정이 모두 야간에 이뤄지고 있으며, 규제 없는 야간노동은 결국 과로사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조차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며 “기업의 이윤과 소비자의 편의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보다 앞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이번 사고에 책임 있는 자세로 노동실태를 전면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동환경 개선과 유족 생계 보장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쿠팡 새벽배송과 물류센터의 장시간 야간노동 실태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남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장은 “33살의 젊은 쿠팡 노동자는 매일 새벽, 피곤한 몸으로 고객의 문 앞까지 물건을 날랐지만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쿠팡은 또다시 개인의 불운으로 돌리겠지만,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과로 시스템이 만든 사회적 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벽배송은 그 자체로 노동자의 생명을 갉아먹는 구조다. 속도 경쟁에 떠밀려 쉬지도 못하고 안전이 무시되는 현실에서 또 한 명이 쓰러졌다”며 “노동자들이 무사히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들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를 방문해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서한을 공식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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